무작정 잘하고 싶었던 마음
잘하고 싶었다.
시작은 공포증 극복이었는데, 극복이 되고 나니 좋아하게 되었고, 좋아하게 되다 보니 잘하고 싶어졌다.
첫사랑이 실패하는 건, 어른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지만, 서툴어서가 아닐까.
방법을 몰랐던, 물을 사랑하게 된 나는, 무작정 '열심히'만 했고, 결국 일방적인 사랑이 되어 버렸다.
물 위에 편안하게 뜨지도 못하면서,
완전히 편한 마음으로 나를 맡기지도 못하면서,
헤쳐 나아가고 싶은 욕심에 서툴게 대해버렸다.
온 힘을 다했다.
수면을 팍팍 쳤고, 안될수록 발버둥 치며 더 힘을 주었다.
애초에 친해지는, 물을 다루는 방법이 틀려먹었던 것이다.
그러니 물이 나를 호락호락하게 받아줄 리가 있나.
너무 힘을 주면 가라앉는다.
너무 빼면 나아갈 수 없다.
몸이 배우기 전엔 머리로 몰랐고,
머리로 알기 전엔 몸이 부딪혀야 했다.
'운동인데 어떻게 힘을 빼?'
'작용, 반작용... 알아야 해?'
'유선형? 스트림라인? 난 그냥 빨리 나가고 싶은 건데 왜 이렇게 강조하는 거야?'
'오, 힘 빼니 되잖아?'
'물을 잘 잡아보자, 그리고 뒤로 밀 때 힘을 주니 쭉 나간다! 그래, 뒤로 밀어야 내가 앞으로 나가지!'
'온몸을 쭉 펴니까 되네?'
'호흡을 조절하기 위한 핵심은 힘이구나.'
뜨기, 발차기, 팔 돌리기, 호흡, 리커버리(회복, 돌아오기) - 모든 순간에 힘의 리듬과 올바른 방법들이 있었다.
시간이 흐르며 왕초보반의 점점 낯익은 얼굴들이 사라져 갔고, 나는 느리게 깨달아가면서 뒤늦게 조금씩 재미를 쌓아갔다.
물의 특성도 서서히 알게 되었다.
물은 무작정 힘 줄 수록 더 큰 저항을 선사한다.
부드럽게, 물살을 헤치고, 물을 탈 줄 알아야 한다.
그러자 점차 물이 나를 받아주고, 나는 마음이 편해지고, 우리는 비로소 가까워질 수 있었다.
욕심은 끝없이 생겨나지만,
마음을 내려놓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모든 걸 내려놓고 살기엔 우리의 인생은 길고, 소중하다.
너무 어렵지만, 결코 쉽지 않지만,
힘주기와 힘 빼기, 둘 다 내가 컨트롤할 수 있을 만큼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두고,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힘을, 호흡이 무너지지 않게 효율적인 방법으로 헤엄쳐 가야지.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이다.
분명하게 알게 된 것은,
'열심히'와 '잘한다' 사이에는 이해와 배움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사랑한다면,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
그래서 나는 오늘도 수영장에 간다.
물속에서, 그리고 삶 속에서 어디서 힘을 주고 어디서 힘을 뺄지를 배우기 위해.
다음 시즌, 중급반에서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