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삶
안녕하세요.
처음에 그냥 지원해 봤던 브런치 작가가 얼떨결에 되었고,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지 무작정 연재를 시작하다가,
연재 중간쯤 되어서야 쓰고 싶은 글이 조금 정리가 되었고,
시즌을 나누어 구성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9화에서 정리를 했는데, 역시 사람이 아는 게 힘인데, 무지했던 저는 9화에서는 연재 종료가 안 되는 걸 몰랐답니다. 하하.
얼떨결에 시작했던 것처럼, 얼떨결에 에필로그를 적어봅니다.
몇 년 전, 아주 인상 깊게 읽은 책이 있다.
'데미안'
청소년 추천 도서로도 많이 언급되었기에 어렸을 때도 읽었겠지만, 성인이 된 후 읽은 데미안은 오히려 청소년이 진가를 알기엔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진정한 소명과 삶의 의의는 오로지 우리의 자아를 찾아내어 그 자아를 남김없이 살아 내는 데 있다.
아직도, 살아온 세월이 꽤나 쌓인 지금도, 어렵다.
새는 알을 뚫고 나오기 위해 싸운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이 알에 대한, 알을 뚫고 나오는 의미에 대한 해석에는 여러 의견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일단 뚫고 나와봐야 한다는 것이고(그것이 분명 긍정적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물을 만나고, 유영하고 수영하며, 나는 아주 느리지만, 하나의 알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계를 맞이했다.
세상을 맞이하는 건 결코 좋기만 한 일은 아니다.
세상은 오직 선하고 행복하지 않다. 악도, 괴로움과 절망도 공기 속에 녹아있다.
물옷을 사느라 뭍옷은 덜 사게 되었다.
수영과 관련된 모든 물건들이 길 가던 내 발을, 앞만 보던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잘한다는 것과는 아예 별개의 이야기이다. 좋아하게 되었고, 사랑하게 되었을 뿐이다.
삶이 수영이고, 수영이 삶이 되었다.
여행도 수영이다. 수영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막상 수영장 안에 들어가면, 몇 바퀴 돌고 나면, 힘이 들어, 점점 쉬는 횟수가 늘어간다.
그럼에도 틈만 나면 물을 찾는다.
이런 삶이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언젠가부터 메말랐던 감정이 촉촉하게 젖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