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6월 17일 화요일
어젯밤, 한참 뒤척이다가 문득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어요. 그저 마음 한편이 공허해서,
누군가의 따뜻한 목소리가 간절히 그리워진 밤이었을 뿐이었죠.
그래서 조심스럽게 전화를 걸었어요.
밤이 깊었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깨어계셨고, 제 목소리를 듣자마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셨습니다.
"왜 이렇게 늦게 전화했니? 뭔 일 있는 거 아니야?"
예상했던 어머니의 첫마디였지만, 이상하게도 그 잔소리가 마음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주었어요.
어릴 적엔 그토록 견디기 힘들었던 어머니의 걱정 섞인 목소리가,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피난처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밥은 잘 챙겨 먹고 있니? 요즘 많이 바쁘다며, 몸은 괜찮고? 혼자 사니까 걱정이 태산이야."
한때는 이런 질문들이 간섭으로 느껴졌었죠.
내 일상을 속속들이 알고 싶어 하시는 어머니가 부담스럽기까지 했고요.
하지만 지금은 알겠어요. 그 모든 말들 뒤에 숨어있던 진짜 의미를.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네가 무사하기를, 행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머니만의 서툰 사랑의 언어였던 거예요.
통화를 마치고 나니, 가슴 한편이 뭉클해졌습니다.
사랑이라는 건 참 신기한 감정인 것 같아요.
어릴 때는 그저 주어지는 것으로만 여겼는데, 이제는 그 무게와 깊이를 조금씩 이해하게 되더라고요.
부모님의 사랑은 완벽하지 않았어요. 때로는 서툴렀고, 때로는 상처가 되기도 했죠.
하지만 그 모든 불완전함 속에도 변하지 않는 진심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되었어요.
관계라는 건 참 복잡하고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언어로 사랑을 표현하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 사랑을 이해해나가죠.
어린 시절 이해하지 못했던 부모님의 표현들이, 시간이 지나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순간들.
그때는 왜 몰랐을까 싶지만, 어쩌면 그 시간들이 모두 필요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상처받고, 오해하고, 그리고 천천히 이해해가는 모든 과정들이요.
어머니와의 통화를 마치고 누우면서 생각했어요.
나는 과연 누군가에게 어떤 사랑의 언어를 건네고 있을까?
내 사랑은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되고 있을까?
혹시 나도 서툰 방식으로나마 누군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사랑한다는 것은 완벽한 언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서툰 표현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때로는 말이 아닌 침묵으로,
때로는 걱정이라는 이름의 잔소리로,
때로는 멀리서나마 지켜보는 시선으로.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의 다양한 얼굴들일 테니까요.
당신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나요?
말로는 다 표현되지 않지만,
마음만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랑을 주고받는 소중한 누군가가요.
완벽한 사랑은 없습니다. 하지만 서툴러도 진심인 마음들이 모여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안아 줍니다.
오늘도 그 사랑들을 조용히 느끼며, 당신만의 사랑의 언어를 찾아가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