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호. 2
낙엽을 밟으면 새소리가 나요
낙엽이 툭툭 떨어져요
낙엽이 떨어지면
다시 나무에 붙이고 싶어요
그래도 낙엽이 떨어져서
나무가 쓰러질 듯하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온대요
가을이 떨어져요
나. 2
으스러지도록 말라버린 낙엽이
소복이 쌓인 거리를 너와 함께 걷다가
짹짹거리며 날갯짓하는 너를 보고
마음이 요동쳤다
내 귓가에 바스락 부서져버리는 소리가
네 귓가엔 새들의 지저귐이 되니
너는 들음도 아름답구나
쓸모없다 여겨졌을 낙엽을
다시 나무에 달아 쓰러지지 않게 해주고 싶은
너의 선함이
때론 나를 부끄럽게 해
아쉽고 걱정되는 마음이 들더라도
흘러가는 가을을 보낼 줄 아는
다가오 겨울을 기다릴 줄 아는
너의 말들 덕에
나의 만추가 슬프지만은 않아졌다
가을이 거의 다 떨어졌구나
지호는 소토스증후군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인입니다. 지호의 말에 저의 말을 더해 함께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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