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 6 - 침묵의 점거
형광등은 여전히 켜져 있었지만, 그 아래의 교실은 어둠에 잠긴 것 같았다.
이든이 먼저 일어섰다. 그의 눈빛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그건 결심도 아니고 용기도 아니었다.
무언가가 끝났다는 감정.
이든: 이제, 우리가 움직일 차례야.
그의 한 마디에, 민재가 따라 일어섰고 지후와 아림, 그리고 이름 모를 몇몇 아이들도 조용히 책상을 밀고 자리에서 나섰다.
그들은 말없이 교실을 나섰다. 복도를 걷는 발걸음은 일정했고, 눈은 앞만 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빛은 어떤 권위도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 눈빛이었다.
첫 번째로 지나친 교실에서, 학생들이 놀란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담임은 제지하려다 말을 잃었다.
담임: 이든… 지금 뭐 하는 거야? 이든! 이든!!
이든은 고개조차 돌리지 않았다.
그는 그저 걸었고, 그를 따르는 무리도 조용히 걷기만 했다.
그리고 곧, 또 다른 교실의 문이 열렸다.
그곳에서도 두세 명의 학생이 따라나왔다. 이름 없는 감정의 공명이었다.
그들은 2층 전체를 지나, 계단을 따라 3층으로 올라갔다. 그곳엔 교무실이 있었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 방송실 문을 밀었다.
방송실 안에 있던 방송부 선배가 당황하며 물었다.
방송부장: 뭐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이든이 단 한 마디를 했다.
이든: 지금부터는, 우리가 말할 거야. 이어폰이 빠지고, 마이크가 연결됐다. 그 순간, 전교에 이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든 (방송): 이건 경고가 아니야. 지금부터 우리는 감정을 말할 자격을 요구하지 않아. 우린 이미 너무 오래 참아왔고, 더 이상 지시받지 않아.
이제 우리가 말하고, 우리가 정할 거야.
방송실 창밖.
군단은 3학년 복도를 가득 채웠다.
몇몇 선생님이 제지하려다 멈췄다.
그 눈빛에,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이 아이들은 지금, 대화로 멈출 수 없다.”는 인식.
교무실 문 앞에 도달했을 때, 문이 잠겨 있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화를 내지 않았다.
그저, 이든이 문고리에 손을 얹었다. 그 순간, 안에서 문이 열렸다.
교감이 얼굴을 내밀었다.
교감: 이든 학생… 지금 이게 무슨 짓이야. 돌아가.
이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천천히 한 발 앞으로 내디뎠고, 그를 따르던 아이들이 교감의 양옆으로 천천히 둘러섰다.
교무실 안의 교사들은 모두 일어났지만,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 순간, 한 아이가 책상을 밀었다.
쾅—
서류 더미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위에 떨어진 건, ‘학생생활기록부’였다.
누군가 조용히 말했다.
학생1: 이건 우리 얘기야. 근데 왜, 우리가 쓸 수 없는 건데?
순간적으로 정적이 감돌았다.
그러고는, 누군가가 복도 끝에서 문을 더 열었다. 이제 학교 전체가 군단의 움직임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학교는 조용히 점령되고 있었다.
그 누구도 다치지 않았지만, 모든 권위가 무너지고 있었다.
그리고 교무실 정면 벽에 걸린 교훈 액자
‘인내와 성실’이라는 문구가 달린 그것이, 갑작스런 진동에 툭—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