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세상이 참 궁금했다. 친구들과 동네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매일이 즐거웠다. 새로운 장소, 낯선 경험. 그 모든 게 나를 설레게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달라졌다.
무언가를 경험하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 순간을 누구와 나누느냐였다. 예전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요즘은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음식을 부모님이랑 같이 먹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 생각은 다음 번엔 부모님과 함께 오겠다는 계획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나만의 만족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기쁨이 더 크게 다가온다.
오랜만에 친구와 갔던 카페를 지나칠 때면 그 친구의 웃음소리가 떠오른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연락을 하게 된다. 예전엔 이런 순간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순간들이 참 소중하다. 함께 보낸 시간이 내 삶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것 같다.
살다 보니, 내 삶의 우선순위도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예전에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만 집중했다. 하지만 지금은, 곁에 있는 사람들과 나누는 순간들이 가장 큰 기쁨이 된다.
삶은 거창한 성취나 특별한 이벤트로만 채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스쳐 지나갔던 순간들, 소소한 대화 속에 진짜 삶의 본질이 숨겨져 있었다. 나는 그 본질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더 많은 걸 바라기보다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오래 기억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