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세연 Oct 17. 2024

떠나간 사랑

사랑을 놓아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사랑은 한때 모든 것을 녹여버릴 듯 뜨거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온도는 점점 미지근해지고, 감정은 처음처럼 선명하지 않게 흐려진다. 뜨겁게 타오르던 그리움은 어느 날 덧없이 식어가고, 가슴을 쥐고 흔들던 격정은 잔잔한 파도로 변해간다. 그렇게 사랑은 조금씩 희미해진다.


어제까지도 궁금했던 그 사람의 소식이 이제는 더 이상 마음을 움직이지 않는다. 하루 종일 함께했던 추억도 언젠가부터 그저 지나간 일이 된다. 처음엔 낯설었던 감정의 변화가, 어느새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사랑이 더는 나를 당기지 않을 때, 그 사랑은 조용히 아련한 기억으로 물러난다.


아직도 잔잔한 감정이 남아 있다면, 아마도 그 사람을 진심으로 놓아준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 궁금하지 않고, 분노도 아쉬움도 남지 않는다면, 그때야 비로소 진정으로 그 인연을 보낸 것이다. 서로의 모습이 흐릿해질 때, 이제는 놓아줄 준비가 된 것이다.


사랑은 뜨겁게 타오르기도, 조용히 잦아들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랑은 떠나보내는 순간에야 비로소 그 의미가 선명해지기도 한다. 미련과 후회조차 더 이상 자리를 잡지 못할 때, 우리는 비로소 그 사랑을 완전히 떠나보낸 것이다.


그 공간에는 이제 새로운 가능성과 빛이 들어올 차례다. 그렇게 사랑의 한 장을 정리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갈 준비를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