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 반짝이는 눈빛을 한 청년들 앞에서, 무언가 중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러다 한 청년이 손을 들어 질문을 던졌다.
“하고 싶은 꿈이 있는데요, 나이가 걸려서 도전하기가 두려워요. 만약 실패한다면 그 충격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고민을 몇 년째 하고 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피식 웃음이 났다. 한때 나 역시 망설임 속에서 답을 찾지 못해 오래 서성였으니까. 그러고 보니, 어쩌면 우리 삶 자체가 수많은 ‘할까, 말까’로 가득 차 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우리는 순간순간 무언가를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 속에서만이 경험이 만들어진다.
고등학교 시절에도 나는 늘 책을 손에 쥐고 살았다. 수능 준비로 바빴던 고3 때조차 책을 놓지 않았으니 말이다. 독서상까지 받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늘 책 속에서 길을 찾고 싶었고, 글이 그토록 좋았다. 그러나 정작 “내가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안정된 길을 걸으며도 그 물음은 여전했다. 매일 아침 문득 떠오르곤 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아무리 고민해도 결정을 미루기만 한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타인의 경험만으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무언가가, 내 직접적인 경험 속에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는 ‘아, 나도 한번 해보자’는 작은 결심을 하나하나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 청년에게 이렇게 답했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두려운 건 당연해요. 하지만 반대로, 성공할 가능성은 왜 고려하지 않는 걸까요? 실패든 성공이든 내 발걸음이 낸 자취 속에 뭔가가 남는다면, 그건 값진 경험 아닐까요?”
망설임이 들 때는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걸어보는 것. 때로는 작은 한 걸음이 예상치 못한 곳에 이르게 할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시도할 용기를 내기 어려울 때가 있겠지만, 그 경험을 통해 발견한 나만의 답은 분명 내 앞날을 조금씩 밝혀줄 것이다.
신세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