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는 순간, 삶은 다시 굴러간다
자동차를 오래 타려면 관리를 해줘야 한다. 엔진 오일을 갈고, 때로는 기름칠도 해줘야 한다. 자동차는 소모품이니, 오래 굴리려면 주기적인 점검이 필수다.
사람도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우리는 소모품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도 한계는 있다. 하루하루 살아가며 연식이 쌓이듯, 우리 몸과 마음도 닳아간다. 그래서 우리에게도 주기적인 ‘기름칠’이 필요하다. 그 기름칠이란 바로 ‘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쪽잠으로 하루를 버텼다. 무엇을 하느라 그렇게 잠을 줄였냐고 묻는다면, 대단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대단한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에 스스로를 몰아붙였을 뿐이었다. 머릿속은 점점 굳어졌고, 꽉 막힌 도로에 갇힌 기분이었다.
억지로 문장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 날, 백스페이스를 끝없이 누르다가 결국 모든 문장을 통째로 삭제했다. 고장 난 기계를 억지로 돌리면 수명이 줄어들 듯, 몸과 마음도 그렇게 닳아갔다.
그래서 어느 날은 나를 데리고 나와 보기로 했다.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한적한 길을 산책했다. 드라이브를 나가기도 했고, 무엇보다 잠을 푹 자게 했다.
쉼은 그렇게 내게 새롭게 다가왔다. 매일 쪽잠으로 살던 내가 어느 날 8시간을 자고 나니, 머릿속이 마치 정비소에 다녀온 것처럼 개운했다. 잠깐의 쉼이었지만 효과는 대단했다.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저 게으름을 멋있게 포장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쉬어가는 일이야말로 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쉼이 때로는 일보다 더 생산적이라는 것을.
지치고, 답답하고, 마음속이 불편할 때는 잠시 멈추자. 그 멈춤이야말로 내게 꼭 필요한 기름칠이다.
먹고살기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에겐 오히려 그 쉼이 더 필요하다. 하루하루 달리기만 하지 말고,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자. 그게 나를 다시 굴러가게 만드는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