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아온 평일,

by Jane Anne


사람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곳은 어디일까?
식자재를 파는 마트와 약국과 병원, 각종 생활필수품(화장품, 목욕용품, 세제, 화장지 등) 파는 가게, 주유소와 카센터, 통신사 그리고 애완용품을 파는 가게 등만 문을 열었다.


지난겨울부터 약 4개월 반 동안 사람들은 그동안 자연스러웠던 것들을 못 하게 되었다. 많은 식당과 카페도 문을 닫았다. 필요한 의류와 신발은 마트의 한 코너에서 샀다. 선택의 폭이 줄어드니 삶이 간단해졌다.


이번 주 월요일 그러니까 4일 전에 모든 가게가 문을 열었다. 사람들이 지어놓고서도 이용을 못한 채 덩그러니 남겨졌던 깜깜한 쇼핑몰이 오랜만에 환하게 불이 켜졌고 사람들의 목소리와 경쾌한 발소리들로 북적북적했다. 삶의 부가적인 것들을 보는 즐거움이 이렇게 클지 몰랐다. 옷가게와 액세서리 신발가게 인테리어 가게 등의 쇼윈도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으로 마음이 들뜬다. 1시간만 허락해줬던 쇼핑몰의 무료주차시간은 배로 늘어났고, 오랜만의 개장 소식에 들뜬 사람들은 주차할 곳을 못 찾아 몇 번씩 그 주위를 돌아야만 했다.


그 많은 사람이 그동안 어디에 있었던지, 자연이 아닌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놓는 사람들로 인해 거리는 활기차다. 그 속에 나와 친구도 있었다. 아무것도 안 해도 기운이 솟아오른다. 마음의 기쁨 목청이 트여, 만 큰 소리로 수다를 떨게 만든다. 지나가던 아주머니 웃으며 맛있게 먹으라고 덕담까지 해준다.


사람들은 광장의 벤치에 앉아 커피 한 모금을 깊이 음미한다. 여럿이기도 하고 혼자이기도 하다. 이곳저곳 문 연 카페에서 사 온 커피는 다시 예전의 환상으로 데려다준다. 아직 조금 차가운 공기지만 괜찮다. 대화가 온기를 띤다. 여름에도 오직 뜨거운 커피만 마실 수 있었던 이 곳에서 아이스큐브가 들어간 커피를, 그것도 맛있는 카페에서 살 수 있다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우리 발 밑으로 비둘기가 멋쩍은 듯 다가온다. 비둘기도 사람들이 그리웠나 보다. 한동안 사람들이 오질 못했으니까. 이 비둘기들도 풍족했던 삶에서 갑자기 변해버린 상황에 많이 굶주렸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나도 오랜만에 케이크와 아이스커피를 사고 사람을 마주 대했으니, 내 즐거움을 금세 비둘기에게 양보하기 싫다.
그런데, 그 비둘기 옆으로 앙증맞은 참새 여러 마리가 내려앉아 걸어오고 있다. 도망가지도 않고 작은 얼굴을 들어 우리를 요리보고 조리 보는 데 먹을 걸 달라는 눈치다.


비둘기는 사람들을 보니 예전 기억을 떠올렸을 거고, 참새들은 갑자기 왜 이렇게 변했나? 작은 몸짓이 귀엽고 신기하면서도 의문이 든다.
세상이 예전 하고는 많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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