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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혜정 Nov 17. 2024

마감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우선순위에 집중한다

번외 편

*지난 2주일 여동안 현생 원고 작업을 하느라 브런치에 소홀했습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마감 이야기를 번외 편으로 준비했습니다. 


마감은 늘 함께 온다. 우르르 몰려온다. 이때 중요한 건 우선순위와 스피드. 한 번에 여러 개의 원고를 쓸 순 없으니 차례차례 순서대로 쳐내야 한다. 미리 정해둔  공식대로. 


'마감이 없는 글은 쓰이지 않는다', 이건 하나의 명제와도 같습니다. 저만 그런 게 아닙니다. 오래전 모 매체의 청탁으로 한동안 유명 작가님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 마감이 없으면 글이 잘 안 써진다고 하시더라고요. 뭐, 원고뿐이겠습니까. 기한이 없는 모든 일은 한정 없이 미루어지는 게 인지상정이죠. 그래서 맘먹고(게으른 저 자신을 잘 알기에!) 브런치의 연재 제도를 활용해보려 하였으나, 갑자기 일이 몰려오자 브런치 마감이 현생보다 앞설 순 없다는 것만 확인하고 말았습니다.ㅠ.ㅠ




브런치에 글을 올리지 못한 지난 2주간, 총 3개 프로젝트의 글을 마감했는데요, 하필 3개 마감이 전부 겹쳐 큰 곤란을 겪었습니다. 하루에 원고 3개를 동시에 마감한 적도 있어요.ㅠ.ㅠ 이럴 땐 머릿속이 정신없이 뒤엉켜 거의 패닉 증세에 빠지곤 하는데요,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바로 우선순위에 집중하는 겁니다. 어떤 걸 먼저 해야 할지, 일의 중요도와 마감 일정에 따라 순서를 정하는 거죠. 물론 이 작업도 쉽진 않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격과 클라이언트의 성향, 마감이 급한 정도를 꼼꼼히 따져 봐야 하니까요. 


그럼, 이번에 작업했던 3개 프로젝트의 우선순위 결정법을 공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각 프로젝트의 성격을 간단하게 정리해 볼 텐데요, 첫 번째 A는 매달 진행 중인 사내 뉴스레터 원고입니다. 난도는 '중상'. 다달이 월급처럼 원고비를 받고 있는 중요도 '상'의 프로젝트입니다. 두 번째 B는 단발성 취재 원고입니다. 난도는 '중하'. 원고량이 많아 작업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원고비는 조촐한(?) 중요도 '하'의 프로젝트입니다. 세 번째 C는 단발성 카피 작업입니다. 난도는 '중'. 원고량이 적어 작업하긴 편하지만, 교정교열 작업을 포함한 프로젝트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게 단점입니다. 단, 원고비가 많은 편이라 중요도는 '중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작업 순서는 중요도에 따라 결정하는 게 기본입니다. 하지만 변수는 늘 존재해요. 어느 프로젝트가 가장 다급한지에 따라 순서가 달라지니까요. 예를 들어 중요도가 '하'라고 해도 당장 오늘 마감을 못할 경우 클라이언트의 전체 일정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 프로젝트를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다행히도 이번 마감 때 가장 중요도가 낮았던 B는 원고 4편을 마감해야 하는 터라 시간 차 공격이 가능했습니다. 급한 원고임에는 분명하지만 한꺼번에 4편을 다 마감하진 않아도 됐던 거죠. 그래서 본의 아니게 3개 프로젝트가 겹쳤던 날에는 마감 일정이 굉장히 빠듯했음에도 가장 후순위로 밀리는 불운(?)을 맞이했습니다. 


중요도를 나누는 조건은 간단합니다. ①고정적인 일인지, 단발성 일인지, ②단기 잡인지, 장기 잡인지, ③원고비가 많은지, 적은지, 이렇게 3가지 기준으로 나누니까요. 그중 가장 중요한 조건은 ①번입니다. 고정적인 일은 회사원이 월급 받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회사원이 일을 하는 이유가 뭐겠습니까? 자기 계발, 성취감 같은 이유도 물론 있겠지만, 첫 번째 이유는 월급을 받기 위해서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프리랜서도 월급(?), 즉 고정적인 일에 목숨(?)을 걸 수밖에요.


그 외 나머지 일의 중요도는 다 비슷한 수준입니다. 다만, 제가 유독 선호하는 조건이 있긴 해요. 단발성의 단기 잡인데 원고비가 많은 경우입니다. 뭐 흔치 않은 경우이긴 한데, 2~3달 '빡세게' 일하고 상당한 액수의 원고비를 수령하는 일이 간혹 있어요. 물론 그 기간 동안 다른 일의 2~3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해야 하지만, 과정은 힘들어도 결과는 달콤합니다.

 



이렇게 각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날짜와 시간대별로 집중해야 할 프로젝트를 지정한 후, 원고 쓰기에 돌입하면 보다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합니다. 차례차례 순서대로, 미리 정해둔 공식을 따라가기. 쉽진 않지만 꽤나 유용한 방법입니다. 


아, 그리고 이 모든 방법보다 더 중요한 건 흔들리는 멘털을 부여잡는 겁니다. 전 회피 유형이라 이럴 때 어디로든 도망가고 싶어지거든요.ㅠ.ㅠ 일이 아무리 많아도, 시간이 아무리 부족해도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인드. 어떻게 보면 마감의 핵심은 여기에 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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