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요가수업 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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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침 루틴
아침 6시 30분. 남편의 출근시간. 아침은 못 챙겨줘도 배웅은 반드시 해준다. 산발돼 엉망진창인 머리를 빗은 후 쪼르르 따라나가 신발을 신는 남편의 목을 껴안고 뺨에 입을 맞춘다. 그리고 손을 흔들며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한다. 문이 닫히고 남편의 모습이 사라지면 다시 방에 돌아와 침대에 눕는다(일이 많고 바쁠 땐 이때부터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약 1시간 동안 취침. 7시 30분 알람이 울리면 다시 일어나 아들을 깨운다. 물론 아들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거의 8시까지 침대에서 미적거린다.ㅠ.ㅠ 하지만 나도 지지 않고 5~10분 단위로 계속 깨운다. 아들이 겨우 일어나 씻으러 들어가면, 그때부터 커피물을 끓이고 식빵을 토스터기에 굽는다. 식빵 한쪽과 커피 한 잔이 내 아침식사다. 책이나 신문기사를 읽으며 아침을 먹고 난 후에는 아들을 차로 학교에 데려다준다. 아들을 교문 앞에 내려주고 난 다음엔 집으로 돌아와 아침 먹은 접시와 컵을 치우고 요가 갈 준비를 서두른다.
요가 수업은 10시다. 가끔 화상회의를 해야 하거나, 급하게 작성해야 할 원고가 있을 땐 빼먹기도 하지만, 가급적 늦더라도 참석하려고 한다. 거북목 증상(약한 목 디스크 증상)이 있는 데다 허리도 안 좋은 상황이라, 몸을 길게 늘이는 스트레칭이 필요해서다.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 보니 목이 안 돌아간다.ㅠ.ㅠ 메일도 써야 하고 원고 검토도 해야 하지만, 일단 요가수업에 참석하기로 한다. 목이 안 돌아가면 다른 작업들도 할 수 없으니까. 다행히 요가수업을 다녀온 후 목 컨디션이 좀 나아졌다.
요가수업의 장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제일 좋은 건 수업이 이루어지는 1시간 동안 휴대폰을 의식하지 않고 내 몸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거다. 몸을 늘리는 다양한 동작과 호흡을 병행하다 보면 급하고 바쁜 일들이 어느 순간 의식에서 멀어지고, 잠시나마 내 몸에 스트레스 청정지대가 형성되는 기분이다. 머리만 맑아지는 게 아니다. 몸도 한계를 넘어서는 경험을 한다. '저런 동작이 가능하겠어? 나는 아무리 해도 안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던 어려운 동작들을 어느 순간 해내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럴 때면 스스로가 몹시 기특해지고, 어딘가 모르게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긍정하게 된달까.
내 몸과 정신과 영혼이 하나가 된듯한 느낌. 그 놀라운 경험을 위해 나는 오늘도 요가수업에 간다. 덤으로 목디스크 증상 개선이나 허리 통증 완화까지 누릴 수 있으니까 일거양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