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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반짝이던 그 자리

그곳은 매일이 반짝이던 작은 세상이었다.

by 꽃하늘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공기놀이,

사방치기,

숨바꼭질,

두꺼비 흙집 만들기.


공부를 마친 아이들이 서로 질세라

가방을 던지고

그네로, 미끄럼틀로 뛰어간다.


이름은 서로 몰라도

놀이터에서는 모두가 친구가 된다.

흙바닥이 사라진 놀이터에서는

바닥에 그려진 선 위로

사방치기를 한다.


누가 알려준 것도 아닌데

금세 자기들만의 규칙이 생긴다.


납작한 돌멩이를 찾아

조심스레 던지고,

한 발로 뛰며 깔깔 웃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뭐 하고 놀까?”

그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시절이 있었다.


잠자는 시간이 아쉬워

눈을 크게 떠도

누워서 금세 잠이 들던 그때의 우리.

그때의 우리처럼

지금의 아이들도

돌멩이 하나,

나뭇가지 하나,

고무줄 한 개,

그리고 친구 한 명이면 충분하다.


멋진 장난감이 없어도,

흙바닥이어도,

반듯하게 정리된 아파트 바닥이어도

그곳은 하루가 반짝이 작은 세상이 된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뭐 하고 놀까?” 하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눈을 감으면

놀다 지쳐 잠들던 내 어린 날의 모습을

오늘의 아이들 속에서 다시 만난다.


IMG_4319.JPG 나태주 풀꽃문학관, 인생책 몇 권이라는 공간 (공주시)

IMG_4809.jpg 사방치기 선 위를 뛰어넘는 아이들.


저 박수 소리, 어쩐지 오래전 내 웃음과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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