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이랑 Jan 29. 2024

알프레드 아들러를 탐색하다


용산도서관 문헌정보실에 왔다.


타 도서관의 종합자료실에 해당하는 곳이 용산도서관은 문헌정보실이다. 이곳에 알프레드 아들러의 책이 있다. 서가 맨 아래에 꽂혀있는 아들러의 책을 뽑아 햇살 잘 드는 창가에 앉았다.


아들러는 프로이트, 융과 동시대 사람이서 융의 책을 읽으면 아들러의 이름이 나오고, 아들러의 책을 읽으면 융의 이름이 나온다. 융이 프로이트와 견해를 달리하며 결별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아들러 또한 초기 프로이트 학파 소속이었다가 탈퇴했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아들러는 어린이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아들러의 책을 읽다 보면, 어린 시절의 실수나 실패로 열등감을 가졌거나 좌절한 존재가 인정을 받고 보다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월 목표를 설정하고 매진할 때, 아낌없는 응원과 격려를 보내야 한다는 문장을 만나곤 한다.


나 또한 어린이문학을 공부했고, 동화나 그림책을 통해 어린이와 인간에 대한 이해와 탐구를 인생 목표로 살아가는 사람인지라 어린이에 대한 아들러의 말은 나에게도 많은 자극과 영향을 주었다.


특히 가슴에 와닿았던 아들러의 말은 가정환경이나, 학대, 상처, 질병 등으로 인해 용기를 상실한 아이들에 대한 말이었다. 아들러는 용기를 잃은 아이들을 낙담시켜서는 안 되며 “스스로 어려움을 직면하고 삶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이해(《삶의 과학》, p.60)*”시켜 용기를 북돋아주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격려하고 또 격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들러는 과거의 경험이 결코 그 후의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며, 과거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해 방향을 잡아갈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예전에 일본에서 어린이문학을 공부할 때 대학에서 아동발달심리학 등을 공부했지만, 아무리 강의를 듣고 책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 했다. 나중에 도서관에서 읽은 융 아들러의 저서가 인간과 사회를 이해하고, 어린이와 문학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내게는 알프드 아들러의 말을 탐색하는 일은 곧 아이들을 탐색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들러는 말한다.


아이를 이해하는 능력이 없는 사람은 누구든지 어른도 이해할 수가 없다.(《아들러의 실전 심리학》, p.90)**

두말할 필요도 없이 우리는 한때 모두 아이였고, 어린이였고, 청소년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내 아이든, 내 언니나 오빠 동생의 아이건, 친구나 동료의 아이건, 이웃이나 동네의 아이건 주변에 아이를 두고 있다. 그 아이들이 잘 자라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어른들이 보호하고 조력해야 하는데 우리는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어느 교육 제도에서나 똑같이, 아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아이를 평등한 존재로 다루고, 아이에게 수치심을 안기지 않고 아이를 조롱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이다. 아이가 주변 환경에서 나오는 표현들을 단순히 그냥 느끼는 것이 아니라 억압적인 것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개인 심리학에 관한 아들러의 생각》, p.232)***


아이들을 대할 때 엄청난 시간을 들이고, 뭔가 대단한 것을 배워서 하지 않아도, 아들러의 말을 귀담아듣기만 해도 그래도 조금은 낫지 않을까.


(본문 인용 도서 서지)

*알프레드 아들러, 정명진 옮김,《개인 심리학으로 풀어내는 삶의 기술 삶의 과학》, 부글북스, 2014

**알프레드 아들러, 김문성 옮김,《개인심리학의 창시자 아들러의 실전 심리학》, 스마트북, 2015

***알프레드 아들러, 정명진 옮김,《개인 심리학에 관한 아들러의 생각》, 부글북스, 2017

 

이전 09화 정독도서관 가는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