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움 (2)

by 양양

초등학교를 다니던 때의 나는 달리기가 느린 아이였다.

달릴 때 뒤뚱뒤뚱거린다며

남자아이들이 놀리기도 했다.


운동회 날, 나는 잔뜩 긴장한 채로 뒤뚱거리며

전속력으로 뛰었고

믿을 수 없게도 난 5명 중 1등을 했다.

엄마는 기뻐하며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찍고,

1등 도장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바꿨다.


하지만 난 알고 있었다.

그 1등은 내가 잘 뛰어서가 아니라,

함께 뛰던 여자 아이들이 앞머리 날리는 게 싫어

열심히 뛰지 않아서임을.

나는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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