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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릿(GRIT)이 몰려온다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by 김주환

글 순서

1. 창직의 능력 배양을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

2. 비인지능력, 성취를 위한 마음근력

3. 전두엽, 마음근력의 기반 - 전두엽과 편도체의 밀당

4. 당신의 뇌를 바꾸는 법 - 뇌의 가소성

5. 마음근력의 세가지 구성 요소 -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

6. 그릿(GRIT)이 몰려온다 -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7.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법 - 긍정적 정서의 힘


작가소개: http://1boon.kakao.com/bookclub/whatreadingnow11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며칠 전 중앙일보 일면 톱기사는 미국의 대형 로펌에서 인공지능변호사를 채용했다는 뉴스였다.

조지아텍에서의 한 수업에서는 한학기동안 인공지능이 조교로서 수강생들과 계속 이멜 등을 주고 받으면서 수업에 도움을 주었는데, 어느 누구도 질 왓슨이라는 이름의 조교가 인공지능이라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했다.

미국방부는 트라우마를 겪는 병사가 인공지능 심리상담사에게 더 속 깊은 이야기를 털어놓았으며, 치료 효과와 만족도도 더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인공지능은 현실이 되었다. 아직 널리 퍼지지 않았지만 곧 급속히 확산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우선적으로 급속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능력 중 "인지능력"과 관계된 부분일 것이다. 논리력, 계산력, 전략적 판단력 등의 역량은 인공지능이 더 잘하게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다음 세대의 학생들에게 여전히 "국어, 영어, 수학"을 주요 과목을 가르치는 것은 카이스트의 김대식 교수 말처럼 "불도저가 밀려오고 있는데 여전히 삽질하는 방법을 열심히 가르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제 미래 교육의 핵심 목표는 인지능력에서 비인지능력으로 바뀌어야만 한다. 이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교육의 개혁은 지금 당장 필요하다.

최근 교원 및 교육전문직 2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인식조사에서는 미래사회 학생들이 갖춰야할 주요 능력으로 공감능력, 도덕성, 소통능력, 문제해결력, 창의성, 시민의식, 협동능력 등이 꼽히기도 했다 (관련 기사).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식이나 기술이라기보다는 기본적 성취역량이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자기조절력, 타인을 설득하고 리더십을 발휘하고 협업을 할 수 있는 대인관계력, 스스로 내재동기와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기동기력 등의 마음근력을 길러주어야만 한다.

비인지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곧 인성을 길러준다는 말과도 같다. 마음근력이 강화될 수록 더 도덕적인 인간이 되기 때문이다.


계속 쏟아져나오는 "GRIT" 책들

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수년전부터 비인지능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비인지능력과 마음근력을 성취의 원동력으로 강조하는 책들이 계속 출간되고 있다. 덕분에 2013년에 내가 출간한 그릿(GRIT) 책은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세계 최초로 "GRIT"이라는 제목을 단 비인지능력에 관한 책이 되고 말았다.

2015년부터 같은 제목의 책이 계속 출간되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내가 책을 출간할 당시 책 제목을 "비인지능력" 혹은 "마음근력"으로 하려고 고민하다가 왠지 너무 딱딱한 느낌이 들어서 약자로 "GRIT"이라고 정했다. 물론 아마존이나 구글 등을 모두 다 검색해보았으나 당시에는 "GRIT"이라는 제목의 책은 존재하지 않았다. 소설이나 영화 제목이 있었을 뿐이었다.


2013년 11월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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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에 출간한 "GRIT" 책에서 나는 "자기조절력"과 "자기동기력"을 주로 강조했다. 제목 "GRIT"은 "Growth mindset, Resilience, Intrinsic motivation, Tenacity" 네 단어의 앞글자를 각각 딴 것이었다.

(참고로, 2011년에 출간한 "회복탄력성"에서는 "자기조절력"과 "대인관계력"을 강조했다.)


그런데 2015년 1월에 폴 스톨츠라는 작가가 GRIT이라는 제목으로 비인지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을 냈다.

그런데 그의 "GRIT"은 "Growth, Resilience, Instinct, Tenacity"로 내 책의 제목과 매우 유사하다. 과연 우연일까 싶을 정도로 유사하다. 네 단어중 무려 세개나 중복되고 있으니.

제목은 매우 유사하지만, 책 내용은 많이 다르므로 내 책 내용을 참고하거나 한 것 같지는 않다. 스톨츠 책의 표지에는 그가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의 작가임을 내세우고 있다.


2015년 1월 출간


2달 뒤인 2015년 3월에 또 다른 작가들이 GRIT이라는 제목을 각각 출간했다. 모두 다 비인지능력의 중요성을 다룬 것이다.

2015년 3월 출간


로리 서드브링크의 "GRIT"은 리더에게 필요한 요소로 "Generosity 아량, Respect 존중, Integrity 성실, and Truth 진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전혀 다른 비인지능력의 요소들로 역시 같은 제목 "GRIT"을 만들어 냈으니 신기할 따름이다.

그런데 아량과 존중은 대인관계력의 요소들이고, 성실과 진정성은 자기조절력과 관련이 깊다. 자기조절력이 높은 사람들은 뛰어난 도덕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서드브링크의 그릿은 대인관계력과 자기조절력이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물론 그의 그릿 개념에는 자기동기력이 누락되어 있다.


2015년 3월 출간


2015년 9월에도 또 다른 작가들에 의해서 "그릿을 통해 위대해지기"라는 책이 나왔다. 역시 비인지능력과 마음근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2015년 9월 출간


2016년에 들어서도 "GRIT"이라는 제목의 책은 계속 출간되고 있다. 조 맥키의 "GRIT"은 "Guts, Resilience, Intuition, Tenacity"로 내 책이나 폴 스톨츠의 책 제목과 매우 유사하다. 역시 비인지능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성장 Build"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2016년 3월 출간


2016년 3월에 출간된 펜실베니아 대학 심리학과의 안젤라 덕워쓰 교수의 책 "GRIT"은 약어가 아니라 일반명사로서의 "grit"이다. 이 "grit"은 그의 테드 강연으로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바 있다.

간혹 "grit"이라는 단어를 "기개"라 번역하기도 하는데 동의하기 어렵다. "기개"라는 말은 "씩씩한 기상과 굳은 절개"라는 뜻이므로 이는 "high-sprit"에 더 가깝기 때문이다. 영어 단어 "grit"은 차라리 "투지" 혹은 "집념"이라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덕워쓰가 말하는 영어 단어 "grit"은 주로 자기조절력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약어로서의 GRIT은 비인지능력을 이루는 세가지 마음근력(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을 모두 다 포괄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2016년 3월 출간


그릿(GRIT)과 집념(grit)

그릿(GRIT)은 인간 능력의 성장(Growth)이 대인관계력 (Relatedness=사회성), 자기동기력 (Intrinsic motivation=내재동기), 자기조절력 (Tenacity=끈기)를 통해서 얻어질 수 있다는 뜻을 함축한다.

이 네 단어의 앞글자를 딴 것이 곧 "GRIT"이다.

(2013년 GRIT 책을 낼 당시의 "R"은 "resilience"였으나, 그릿이라는 단어를 통해 마음 근력 세가지를 모두 다 함축하기 위해서 나는 최근 "R"을 "relatedness"로 바꿨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새 책에서는 GRIT의 의미에 대해 위와 같이 설명하려 한다.)


세가지 마음근력을 의미하는 "GRIT"은 영어 일반 명사인 "grit"과는 뜻이 다르다. 영어 단어 "grit"은 명사로는 모래, 자갈이라는 뜻이고, 동사로는 어금니를 꽉 깨물다, 절치부심하다, 와신상담하다는 뜻이다. 즉 어금니에서 뿌드득 모랫 소리가 나도록 이를 꽉 문다는 뜻이고, 끝까지 마음 먹은 일을 해내는 집념이나 끈기를 의미한다.

1960년대 서부 영화 중에 존 웨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True Grit"이라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2010년에 맷 데이먼 주연으로 리바이벌 되기도 했다. 이 영화 역시 살해당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포기하지 않고 집념을 발휘하는 10대 소녀의 이야기다.

우리에게 익숙한 무협지의 주인공들 역시 모두 이러한 "그릿"의 소유자다. 수십년간 산 속에서 무예를 갈고 닦아서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끝내 부모나 사부의 복수를 해내는 집념과 끈기가 바로 영어단어로서의 "grit"이다.


점차 확산되는 마음근력에 관한 관심

미국에서 뿐만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마음근력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각급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통해 마음근력 훈련을 조금씩 도입하고 있으며, 기업에서도 마음근력 향상 훈련에 대해 점차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특히 영업 부문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일수록 영업 사원들의 마음근력 향상에 관심이 높다.

실제로 보험회사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보니 마음근력의 척도인 그릿점수가 높을수록 영업실적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과학적인 야구를 표방하고 선수들의 인성을 강조하는 NC다이노스는 2014년에 1군, 2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마음근력강화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실전에 나서면 너무 긴장해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들의 마음근력을 강화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야구선수 역시 편도체의 과도한 활성화를 억제하고 전두엽의 강화시키는 훈련을 하게되면 뛰어난 성취를 보이게 된다.

2015년 NC다이노스는 예상을 뛰넘는 우수한 성적 (정규리그 2위)을 거두었다.


인성과 성취역량

마음근력 훈련은 사람의 성취역량을 높여줄 뿐만아니라 보다 나은 인성도 갖게 한다. 비인지능력에 관한 연구들은 성취력을 향상시켜주는 요인과 보다 나은 인성을 갖게 하는 요인이 동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인간성이 좋아야 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이다.

좋은 인성의 요소라 불리우는 존중, 배려, 공감, 책임감, 정직, 성실성 등은 모두 대인관계력이나 자기조절력이라는 마음 근력이 발휘하는 덕목들이다.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은 자기조절력이 높은 것이고,

자기주도적으로 열정을 갖고 일하는 사람은 자기동기력이 높은 것이며,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예의를 갖추는 사람은 대인관계력이 높은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취역량인성은 성공적인 사회생활이나 창직 혹은 창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인지능력을 빠르게 대체해갈 미래에는 더욱 더 그러하다.


글 순서

1. 창직의 능력 배양을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

2. 비인지능력, 성취를 위한 마음근력

3. 전두엽, 마음근력의 기반 - 전두엽과 편도체의 밀당

4. 당신의 뇌를 바꾸는 법 - 뇌의 가소성

5. 마음근력의 세가지 구성 요소 -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

6. 그릿(GRIT)이 몰려온다 -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7.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법 - 긍정적 정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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