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정서의 힘
3. 전두엽, 마음근력의 기반 - 전두엽과 편도체의 밀당
5. 마음근력의 세가지 구성 요소 -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
6. 그릿(GRIT)이 몰려온다 -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7.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법 - 긍정적 정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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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효율적으로 풀어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핵심적인 능력이 문제해결력 혹은 창의성이다.
문제해결력(problem solving capcity)이나 창의성(creativity), 혹은 창의적 사고(creative thinking)는 모두 매우 유사한 개념이다. 창의성은 단지 기발하고 독창적인 생각을 해내는 능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러한 것은 상상력이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문제들은 항상 자원(resources)과 함께 주어지게 마련이다. 물적, 인적 자원을 재조직하고, 그러한 자원에 새로운 의미와 기능을 부여함으로써 주어진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는 능력이 곧 문제해결력이고 창의성이다.
촛불문제
심리학자들이나 교육학자들은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측정해볼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개발했는데 그 중 던커 (Duncker, 1945)가 개발한 촛불 문제가 대표적이다.
학생들에게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성냥 한갑과 압정 한 상자, 그리고 양초 하나를 나눠준 다음, 이 초를 교실 벽에 붙여 불을 밝히되, 촛농이 책상 위나 교실 바닥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라는 과제를 준다. 우리는 초를 평평한 바닥 위에 붙여 놓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얼른 풀어 내기란 쉽지 않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아래 그림에 나타나 있다. 답을 보면 쉬워 보이지만,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압정이 담겨 있는 상자를 받침대로 사용하는 “창의성”을 발휘해야만 한다.
던커는 이를 기능적 고정성 (functional fixedness)의 극복이라고 불렀다. 즉 압정이 담겨 있는 압정 상자의 주어진 기능은 “압정 담고 있기”다.
압정 상자의 기능적 고정성을 극복해서, 압정을 쏟아 내고, 빈 압정 상자에 “초 받침대”라는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느냐의 여부가 이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느냐를 결정한다.
밧줄문제
이번에는 또 다른 창의성 측정 방법인 밧줄 문제를 살펴보자.
빈 방에 천장으로부터 늘어뜨려진 밧줄 두개가 있다. 밧줄은 거의 바닥에 닿을 정도로 늘어져 있다.
문제는 이 두 밧줄을 끝을 묶어서 서로 연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의 밧줄을 잡고 다른 밧줄로 가까이 가면 줄이 짧아서 닿지 않는다. 주위를 둘러봐도 방안에는 나무 의자 하나가 있을 뿐이다.
자, 과연 해결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해결 방법은 나무 의자에 있다. 물론 나무 의자에 앉아서 생각을 하거나 아니면 나무 의자를 받침대로 딛고 올라서 봐야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한 것은 의자에 주어진 기능적 고정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의자를 의자로만 보는 것이니까.
해결 방법은 한 밧줄 끝에 의자를 묶어서 마치 추처럼 흔드는 것이다. 밧줄 하나에 의자를 매달아서 흔든다. 그리고는 다른 밧줄을 끌어와서는 의자를 추로 삼아 흔들리는 밧줄이 다가올 때 그것을 잡아서 의자를 풀고 두 밧줄을 묶으면 된다.
역시 여기서도 문제의 핵심은 의자라는 사물의 일반적 기능적 고정성을 넘어서서 그것을 밧줄을 흔들 수 있는 일종의 “무거운 추”로 바라볼 수 있느냐 하는 기능적 고정성 극복의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이 곧 생각의 유연성이다. 유연한 사고는 "틀을 벗어난 사고,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생각, 뒤집어서 생각하기(역발상), 관계없는 영역을 연결지어 생각하기" 등을 가능하게 해준다 (김용학, 2011).
창의성이란 새롭고 황당하기까지한 아이디어를 내는 “상상력”과는 다르다. 창의성이란 곧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이며, 창의성이 높아야 다양한 분야에서 높은 업무 성취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어떤 사물의 기능적 고정성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은 곧 그 사물의 주어진 의미에 얽매이지 않고 창의적으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물 한 컵이 있다. 이 때, 그 컵의 주어진 기능은 “물을 담는 것”이다. 그러나 물을 따라 버리면 그 컵은 연필꽂이로 사용할 수도 있고 혹은 밑에 구멍을 뚫어서는 자그마한 화분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기능적 고정성의 극복이란 결국 사물의 주어진 의미를 던져버리고 능동적으로 자기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이러한 적극적이고도 진취적인 삶의 태도가 곧 우리 삶의 있어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의 근본이다.
창직을 할 수 있으려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기능적 고정성의 극복력을 바탕으로 한 창의적 문제해결력이야말로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지난 수십 년간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심리학자와 교육학자들은 수많은 시도를 했다. 그러나 대부분 실패했다. 창의성은 어떠한 지식이나 기술을 습득한다고 해서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도 유일한 방법은 긍정적 정서를 유발시키는 것 뿐이다.
긍정적 정서의 유발은 문제해결력이나 판단력을 관장하는 전두엽의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반면 스트레스나 짜증, 분노, 공포 등의 부정적 정서는 편도체를 활성화시키고 이는 전두엽의 기능을 현저하게 약화시킨다. 이는 스스로의 감정 조절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순간일수록 부정적 정서를 가라 앉히고 긍정적 정서를 스스로 유발하여 자신의 기분 상태를 신나고 즐겁게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높은 수준의 문제해결력을 발휘한다. 정서조절능력이 곧 문제해결력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이 높은 사람들은 스스로의 감정과 주의력과 행동을 잘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감정조절은 분노나 짜증 등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필요할 때면 언제나 긍정적인 감정을 스스로 불러 일으켜서 신나고도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능력도 의미한다.
감정조절력은 부정적 감정을 잘 다스리는 능력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필요한 때에 긍정적 감정을 스스로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더욱 더 중요하다.
코넬 대학의 심리학자 앨리스 아이센 교수팀은 지난 30 여년간 동안 수 많은 연구를 통해 긍정적 정서가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현저하게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아이센 교수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서 한 그룹에게는 5분동안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를 보여주었다 (Isen, Daubman & Nowicki, 1987).
학생들은 깔깔대며 웃으면서 즐겁게 영화를 봤다.
다른 그룹에게는 별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하지만 논리적 사고를 자극하는) 수학적 내용에 관한 영화를 보여주었다. 그리고는 이들에게 각각 10분을 주고 던커의 촛불 문제를 풀어 보게 했다. 과연 어느 그룹이 더 잘 풀었을까?
결과는 놀라웠다. 깔깔대며 즐겁게 코미디 영화를 본 그룹은 75%가 10분내에 이 문제를 풀었다. 그러나 논리적 사고를 자극하는 수학에 관한 영화를 본 그룹은 단 20%만이 문제를 풀었다.
물론 두 학생 그룹 사이에 지능이나 학력 수준에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잠시 웃었다는 사실 (즉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었다는 사실)이 이러한 큰 차이를 가져왔던 것이다.
또 다른 실험에서 아이센 교수 팀은 사탕을 나눠주어 긍정적 정서를 유발하기도 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감사의 표시라고 하면서 자그마한 싸구려 캔디 몇 개를 주어도 참가자들은 기분이 좋아졌고 그렇게 약간이나마 좋아진 기분이 가져오는 효과는 확실했다.
사탕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촛불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종류의 창의성 테스트 문제도 더 잘 풀었다. 위에서 살펴본 밧줄 문제 역시 사탕을 받아서 기분 좋아진 사람들이 훨씬 더 잘 해결했다.
사실 긍정적 정서가 여러 가지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인다는 사실은 아이센 교수의 실험 이전부터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다. 로쉬 (Rosch, 1975)의 연상실험에 따르면, 쿠키나 쥬스와 같은 자그마한 선물을 받거나 5분간 코미디 영화를 봐서 긍정적 정서가 유발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확장된 연상능력을 보였다.
예컨대 주어진 단어들을 다른 범주의 개념과 연계시키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자동차, 버스, 트럭 등의 단어가 주어졌을 때 이를 운송수단 (vehicle)이라는 개념과 연관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엘리베이터, 낙타, 발 등의 단어가 주어졌을 때 이를 운송수단이라는 단어와 같은 범주에 포함시키기는 쉽지 않다.
즉 개념적으로 먼 단어들을 연결시키는 확장된 연상 작용 (remote word association)에는 상당한 정도의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 하며, 위에서 살펴본 것과 같은 기능적 고정성의 극복에서 요구되는 것과 같은 “고정관념의 파괴”가 필요하다.
그런데 다른 조건이 동일하다면, 쥬스나 과자를 받거나 코미디 영화를 보고 기분이 좋아진 학생들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확장된 연상작용 능력을 보였던 것이다 (Isen et al., 1985).
지금까지 살펴본 대부분의 연구들의 실험대상자는 주로 학생들이다. 긍정적 정서가 다양한 창의적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자, 긍정적 정서의 이러한 효과가 어린 학생들에게만 국한된 현상일지도 모른다는 비판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 아이센 교수는 비슷한 실험을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하기에 이른다. 그것도 사회적으로 신뢰도가 가장 높은 전문직종 중에 하나인 대형병원의 내과 의사들을 상대로 긍정적 정서가 의사들의 진단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해 본 것이다.
미국의 대형종합 병원인 헨리 포드 호스피탈에 있는 내과의사 44명을 상대로 한 연구 결과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Estrada, Isen, Young, 1994).
감사의 표시로 자그마한 사탕 한봉지씩을 받은 의사들은 가상 환자 케이스를 진단해내는 과정으로 이루어진 문제해결력 테스트 문제에서 아무 것도 받지 않은 의사들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도 유의미했다.
이들 역시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사탕을 받기만 했을뿐 문제를 풀기전에 먹었던 것은 아니다. 자그마한 사탕 한 봉지를 받아서 그저 약간 좋아진 기분이 의사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 능력도 유의미하게 높였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더 놀라운 사실은, 사탕을 받은 의사들은 자신의 직업만족도와 관련해서 인간적인 동기 (의사가 되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보람있다 등등)를 외재적 동기 (의사는 월급을 많이 받는다 등)보다 더 중요한 요인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정서는 사람을 보다 “좋은”사람으로 만들고 다른 사람에게 봉사하려는 열린 마음을 지닌다는 것이 다시 한번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아이센 교수팀은 수년 뒤 다시 한번 더 내과의사들을 상대로 실험을 했다 (Estrada, Isen, Young, 1997). 이번에는 사탕 한 봉지를 받아 유발된 긍정적 정서가 의사의 본연의 업무 수행 능력에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의사들을 사탕을 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무작위로 나눈 후, 간질환의 복잡한 환자의 케이스들을 주고 진단을 내리도록 했다.
이번에도 사탕을 받은 의사들이 훨씬 더 높은 수준의 문제해결 능력을 보였다. 물론 사탕을 받은 의사들은 사탕을 먹지는 않았다. 다만 감사의 표지라며 주어진 투명한 작은 비닐봉지에 예쁘게 리본으로 포장된 사탕봉지를 받기만 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더 높은 창의성을 보였고, 더 빨리 관련 정보들을 통합했으며, 초기에 내린 잘못된 진단에 대해 스스로의 입장을 신속히 바꾸는 유연성을 보였다.
그들은 사탕을 받지 않은 통제집단 보다 간질환과 관련된 단서를 더 일찍 발견해냈고 틀에 박힌 생각에서도 더 자유로웠다.
한마디로 긍정적 감정을 경험한 의사들은 통합된 정보를 더 일찍 도출해냈으며 생각의 제한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싸구려 사탕 몇 알에 의해 유발된 자그마한 긍정적 정서의 효과는 놀라웠다. 의사들은 더 폭넓은 사유와 더 많은 정보를 고려하여 보다 더 정확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처럼 긍정적 정서는 일반적인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전문직에 종사자의 구체적인 업무의 수행능력까지 향상시킨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더욱 더 놀라운 것은 사탕을 받았던 의사들은 자신의 직업에 대해 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명감마저 높게 나타났다. 자그마한 사탕 한 봉지에 의해 촉발된 긍정적 감정의 효과는 이처럼 엄청났다.
이 밖에도 아이센 교수팀은 여러 연구를 통해 긍정적 정서가 협상능력이나 의사결정과정에서의 능력 등을 향상시키고 내재동기도 유발한다는 사실도 밝혀 내었다.
긍정적 정서는 일시적으로 유발된 아주 자그마한 것이라도 (예컨대 예상치못하게 사탕을 선물 받았다든지, 5분간 코미디 프로를 시청했다든지, 감사한일에 대해 생각했다든지) 인지능력을 뚜렷하게 향상시킨다.
많은 연구들이 이러한 긍정적 정서는 사고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Isen, Shalker, Clark, & Karp, 1978; Nasby & Yando, 1982; Teasdale & Fogarty, 1979),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향상시키고(Estrada, Isen, & Young, 1994; Greene & Noice, 1988; Isen, Daubman, & Nowicki, 1987; Isen, Johnson, Mertz, & Robinson, 1985),
집중력과 기억력을 증가시켜 인지능력의 전반적인 향상을 가져온다는 것을 밝혀냈다(Aspinwall & Taylor, 1997; Camevale & Isen, 1986; George & Brief, 1996).
긍정적 정서가 어떻게 이렇게 놀라운 일을 하는가에 대해서 처음에는 많은 추측만이 있었을 뿐 뚜렷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그러다가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 이것이 도파민의 효과라는 이론이 제시되었으며 (Ashby, Isen, & Turken, 1999), 많은 학자들이 이에 동의하고 있다.
긍정적 정서는 뇌의 도파민 레벨을 일시적으로 향상시킨다. 도파민 레벨이 높아졌다고 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나, 기분이 좋아지면 도파민이 많이 분비되고 이는 뇌의 다양한 영역을 활성화 시키며 이에 따라 인지능력이 향상된다.
도파민에 대해 신경세포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전자를 지닌 사람들이 외향적이고도 쾌활한 성격을 지녔음을 밝혀낸 연구도 있다 (Depue & lacono, 1989; Depue, Luciana, Arbisi, Collins, & Leon, 1994). 긍정적 정서를 향상시키는 훈련을 하게되면 도파민 분비에 따른 긍정적 정보처리의 시스템이 보다 활발히 작용하게 되어 마치 선천적으로 쾌활하고도 행복한 성격을 지닌 사람의 뇌에 가까와지게 된다.
긍정적 정서는 자기조절능력 뿐만아니라 대인관계력도 향상시켜준다.
대인관계력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과 타인을 얼마나 동일시 하는가 하는 공감력과 타인과 나 사이의 간극을 극복해내려는 적극적인 태도에 달려있다. 관계성이란 결국 확장된 자아 (expanded-self)의 문제다.
긍정적 정서는 확장된 자아 개념을 유발시킴으로써 다른 사람들과 나 자신을 동일시 하게 한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보다 더 긍정적으로 보게 해준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긍정적 정서가 높아지면 자아확장력이 높아지고 한마디로 더 좋은 사람이 된다.
봉사나 선행을 베풀 가능성도 더 높아지고, 더 친절해지고, 배려하고, 존중하게 되며, 관계 맺기에 적극적이 된다. 이러한 성향의 사람들은 주변사람들로부터 신뢰와 호감을 얻게되며, 따라서 높은 수준의 설득력과 리더십을 발휘하게 된다.
창의성과 문제해결력, 그리고 대인관계력의 향상을 가져오는 긍정적 정서의 유발 능력은 창직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반드시 길러줘야 할 기초체력이다.
긍정적 정서는 창의성의 증가와 업무수행능력의 향상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보다 폭 넓은 사유와 마음을 갖게 해준다는 것도 밝혀졌다.
긍정적 정서의 효과에 관한 많은 연구를 진행한 아이센 교수팀은 긍정적 정서가 사회 범주화에 미치는 영향도 살펴보았다 (Isen, Niedenthal & Cantor, 1992).
연구자들은 64명의 피험자를 무작위로 2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그 중 한 집단에게만 마찬가지로 예쁘게 포장된 사탕을 나눠 줌으로써 긍정적 정서를 유발시켰다. 그리고 컴퓨터 모니터에 제시된 사람들이 긍정적이고 좋은 범주에 속하는지 아니면 상대적으로 부정적이고 약한 범주에 속하는지를 판단하게 하였다.
컴퓨터 화면에는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와 성격적 특징을 지닌 사람들의 사진이 등장하였다.
그 결과, 긍정적 정서가 유발된 피험자들은 가난한 사람, 노인, 청소부 등 사회적인 약자들에 대해서 좋은 사람들 범주 안에 속한다고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즉 긍정적 정서가 향상되면 다른 사람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며, 부정적인 편견이나 고정관념은 약화된다. 반대로 부정적인 감정은 심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가져온다.
스스로 불행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더 평가절하하고, 편견에 사로잡혀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긍정적인 감정은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는 사실이 실증적으로 밝혀진 것이다. 당신 주변에 혹시 이상하고, 나쁘고, 사악하고, 부정적인 사람이 유난히 느끼는가? 그렇다면 그것은 당신 자신의 부정적 감정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으니, 스스로를 한번 돌이켜 볼 일이다.
뿐만 아니라 긍정적 정서는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진취성과 도전성도 키워준다. 예컨대 부정적인 정서가 많은 사람은 늘 하던 일만 하고, 먹던 것만을 먹으려는 반면, 긍정적인 정서가 많은 사람은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행복한 사람은 그래서 좀 더 도전적이고, 진취적이고,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행복하고 긍정적인 사람에게 늘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오는 이유다.
또 다른 실험 결과를 보자. 긍정적 정서가 유발되면 사람들은 특정한 제품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훨씬 높은 수준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Kahn & Isen, 1993).
실험참가자들 일부에게 긍정적 정서를 유발시킨후 널리 알려진 크래커 브랜드와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아마도 맛이 없을 것이라 보여지는)를 여럿 제시하고는 크래커 스낵을 자동판매기에서 구입한다면 어떠한 브랜드들을 선택할 것인지를 물었다.
그 결과,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브랜드를 선택하는 비율은 긍정적인 정서가 유발된 사람들에게서 훨씬 더 높았다. 즉 긍정적 정서는 일상적인 환경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호기심과 적극성을 향상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긍정적인 정서가 일상적 업무에 있어서 새롭고 독특한 것에 대한 선호도를 증진시키며, 또한 창의적이고도 흥미로운 것을 추구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끊임없이 호기심을 갖고 계속 새로운 것에 도전해야만 하는 창직 희망자들은 따라서 반드시 긍정적 정서 향상 훈련을 해야 한다.
긍정적 정서가 이처럼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 향상등 개인적 능력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의 측면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연구 결과들은 경영과 조직의 차원에서도 많은 변화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연구 결과가 현실에 반영된 대표적인 사례가 구글이다.
1998년 무명의 두 명의 대학생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회사를 차렸을 당시 이미 검색엔진 시장은 야후(Yahoo), 알타비스타(Altaviata), 익사이트(Excite) 등이 많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 중이었다. 이들 젊은이는 새로운 회사를 차릴 의도도 능력도 없었기 때문에 자신의 새로운 검색엔진기술을 당시의 거대 검색엔진회사인 알타비스타나 익사이트 등에 팔아 넘기려고 했다.
그러나 어느 회사도 이들의 새로운 기술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당시 사람들의 생각은 검색 기술은 대동소이한 것이고 효과적인 마케팅과 홍보만이 치열한 검색엔진 시장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자신의 기술을 아무도 사주지 않자 브린과 페이지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들 스스로 회사를 차릴 수 밖에 없었다. 아무도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 역경과 위기가 이들에게는 오히려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그 때 만약 모든 일이 브린과 페이지가 원하는대로 풀렸다면, 오늘날의 구글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자신들의 역경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었던 그들의 회복탄력성이야마로 오늘날의 구글의 원동력인 셈이다.
창업자인 브린과 페이지는 구글이 이렇게 기적에 가까운 성장을 이뤄낸 것은 직원들의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 덕분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다. 그러한 믿음은 전세계 구글사의 사무실 환경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브린과 페이지는 ‘즐겁지 않으면 창의력이 나오지 않는다’는 앨리스 아이센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펀(fun) 경영을 실천해 간다.
사무실을 네온사인으로 현란하게 치장한다거나 온갖 기괴한 장난감으로 가득채워 사원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 긍정적 정서가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증진시켜준다는 앨리스 아이센의 연구 결과가 그대로 반영된 현장인 셈이다.
전세계 많은 구글 사무실을 보면 마치 놀이터와 장난감 가게를 연상시킨다.
전세계의 구글사의 구내식당은 모두 무료다. 제공되는 음식은 어떤 구내식당보다도 고급스럽다. 마치 호텔 뷔페 같은 진수성찬이 매일같이 기다리고 있다.
포켓볼과 미니축구 등 다양한 놀이기구가 완비되어 있고 안마 의자에다 게임기도 있다.
빠른 시간내에 세계 최고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곧 직원들에 창의성이며, 창의성은 긍정적 정서와 부정적 감정 (스트레스 등)의 최소화에 의해서 달성된다는 것을 구글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구글의 혁신적인 많은 성과들은 실제로 펀(fun)문화 속에서 탄생했다.
축구하며 놀다가, 식당에서 같이 떠들석하게 식사하다가 튀어나오는 좋은 아이디어들이 그대로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실현되는 점이 구글의 강점이다. 이러한 구글의 펀(fun)경영은 창의성을 생명으로하는 IT 기업이나 각종 디자인 관련 회사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아이센 교수팀 이외에도 많은 학자들이 긍정적 정서가 개인의 다양한 능력을 키워준다는 연구를 속속 발표하였다. 수백편에 이르는 긍정적 정서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긍정적 정서와 행복감을 갖게되면 그 생각의 폭은 넓어지고, 깊어지고, 빨라지며, 창의적으로 되고 상상력도 풍부해진다.
따라서 자신이 지닌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킬 줄 알아야 한다. 중요한 순간에 긍정적 정서를 스스로 유발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뛰어난 업무수행능력과 원만한 대인관계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은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아니다. 한 개인의 지능과 성취도와는 별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직장, 사회, 학교 생활에서의 성공 여부는 중요한 일이 닥쳤을 때 스스로 얼만큼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켜 신나게 일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일수록 감정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중요한 순간에 스스로에게 “사탕”을 주어서 긍정적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습관화된 사람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중요한 과제를 맡게 되었을 때, 왠지 스스스로 신바람이 나고 긍정적 감정과 적극적 도전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놀라운 성취를 이룬다.
이러한 감정조절 능력이 바로 마음근력의 핵심이며 창직을 위해 꼭 필요한 역량이다.
성공적이고도 행복한 직장 생활을 위해서는 뛰어난 업무수행능력뿐만 아니라 원만한 대인관계도 꼭 필요하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인간관계도 좋다.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사람은 업무성취능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일을 더 잘 하기위해서나 더 좋은 인간관계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것이 긍정적인 감정이다.
아이센 교수는 긍정적 감정은 판단력과 유연성, 창의성을 관할하는 뇌 부위의 도파민 시스템을 활성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유연성은 문제해결 능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원만한 인간관계 역시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들의 불행감과 스트레스는 주로 인간관계에서 온다. 상사나 동료 직원들과의 갈등은 회사를 그만두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일이 힘들다거나 보수가 적어서 그만 두는 경우는 드물다.
보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내가 먼저 행복해져야 하고 긍정적 감정으로 충만해져야 한다.
창직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중요한 일이 발생했을 때 스스로 긍정적 정서를 불러 일으키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중요한 시험이 다가왔을 때, 커다란 프레젠테이션을 해야할 때, 결정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을 때, 매우 중요한 업무를 수행해야할 때--스스로 신바람이 나고, 강한 행복감과 함께 말할 수 없는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사람.
이런 사람이 뛰어난 업무성취능력을 발휘하게 마련이다.
이런 사람이 바로 마음 근력이 강한 사람이다.
결국 세상은 그들의 것이다
(이상의 내용은 주로 김주환, 2011, 회복탄력성, 106-120쪽을 참조하였음.)
3. 전두엽, 마음근력의 기반 - 전두엽과 편도체의 밀당
5. 마음근력의 세가지 구성 요소 -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
6. 그릿(GRIT)이 몰려온다 -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7.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법 - 긍정적 정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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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환. (2011). 회복탄력성. 서울: 위즈덤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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