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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당신의 뇌를 바꾸는 법 - 뇌의 가소성

마음근력 강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by 김주환

글 순서

1. 창직의 능력 배양을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

2. 비인지능력, 성취를 위한 마음근력

3. 전두엽, 마음근력의 기반 - 전두엽과 편도체의 밀당

4. 당신의 뇌를 바꾸는 법 - 뇌의 가소성

5. 마음근력의 세가지 구성 요소 -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

6. 그릿(GRIT)이 몰려온다 -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7.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법 - 긍정적 정서의 힘


작가소개: http://1boon.kakao.com/bookclub/whatreadingnow11



뒤집힌 이미지에 적응하는 뇌

20세기 초 1차 대전 이후부터 심리학자들은 위 아래가 뒤집힌, 혹은 좌우가 바뀐 이미지를 사람들이 어떻게 지각하는가를 꾸준히 연구해왔다.

특히 에리스만이라는 스위스 심리학자는 사람에게 이미지가 거꾸로 보이는 고글을 씌워주는 연구로 유명하다.


1939년부터 에리스만은 제자 코흘러에게 이미지가 거꾸로 보이는 고글을 하루 종일 착용하게 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미지가 거꾸로 보이는 고글을 착용하면 맨 처음에는 어지럽고 혼란스럽지만 수일 내에 곧 익숙해지기 시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심지어!! 열흘 뒤에는 자전거를 타거나 스키도 탈 수 있게 되었다 (Schuler, 2016).


에리스만의 뒤집힌 이미지를 보여주는 고글과 그것을 착용하고 스키를 타는 코흘러


뇌의 가소성

현대 뇌과학은 이러한 일이 가능한 것은 뇌의 “가소성(neuroplasticity)”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인간의 뇌가 마치 말랑말랑한 찰흙이나 플라스틱처럼 변형 가능하다는 개념이다.

인간의 뇌는 딱딱한 컴퓨터와 같은 기계가 아니다. 뇌의 특정 부위가 담당하는 부위는 대체적으로 정해있기는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것은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뇌의 각 부위의 기능이나 역할 혹은 작동 방식은 체계적이고도 반복적인 자극을 주게되면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다.

새로운 자극이 뇌에 반복해서 들어오면 그러한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서 뇌의 시냅스 연결구조에 변화가 생긴다. 이것이 바로 "습관"의 본질이며 훈련의 효과다.


예를 들어, 갑자기 사고로 눈을 다쳐 시력을 잃게되면 시각정보가 더 이상 후두엽에 있는 시각중추에 오지 않게 된다. 즉 시각정보처리를 담당하던 뇌 부위는 할 일 없이 놀게 된다.

뇌는 매우 효율적인 기관이다. 이렇게 그냥 노는 부위를 놔 두지 않는다.

수개월이 지나면 원래 시각정보를 다루던 뇌부위는 점차 청각정보나 공간정보 등을 담당하기 시작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영상의학과의 박해정 교수는 후천적으로 시력을 잃은 맹인의 시각피질은 청각 신호를 처리하도록 재조직되었음을 발견하였다.

원래 보는 것을 담당했던 뇌의 일부가 시각정보처리의 일이 없어지자 청각정보처리를 하게끔 스스로를 변화시켰던 것이다.


뇌의 가소성에 대해서는 노먼 노이지의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뇌” (The Brain that Changes Itself)라는 책에 많은 사례가 자세히 언급되어 있다.

특히, 노이지에 따르면 “나는 이미 나이가 많이 들어서 머리가 굳어졌는데...”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우리의 머리는 평생 굳어지지 않는다.

늙어 죽을 때까지 우리의 뇌는 계속 변화한다.

뇌세포는 새로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도 잘못된 속설이다.

뇌세포는 80세가 넘어서도 계속 만들어진다.

뇌에 관한한 “변화시키기엔 나이가 너무 들었다”는 것은 모두 잘못된 부정적 생각이다.

뇌는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즉 어떠한 자극을 반복적으로 주느냐에 따라서 그 작동방식이 달라진다.


비인지능력과 문제해결력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전두엽이 강화되도록 반복해서 자극을 주게되면 실제로 마음 근력이 강해진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사람도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선천적인 음치도 꾸준한 훈련을 통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마음 근력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얼마든지 향상될 수 있다.

더욱이 이러한 변화는 나이에 상관없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음근력을 강화시키는 훈련은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특정한 활동을 꾸준히 반복하게 되면 뇌의 사용방식이 달라진다. 피아니스트의 뇌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부위가 특별하게 발달한다.

프로 골프 선수와 아마추어 골퍼의 뇌 사용 방식 역시 완전히 다르다. 밀턴 등은 뇌영상 연구를 통해 이를 확연히 보여주었다.

골프 스윙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상상하도록 했더니 핸디 28 이상의 초보자들의 뇌는 변연계를 포함해서 여기저기 온통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프로 선수들의 뇌는 두정엽 부위의 운동중추와 관계된 부위만 살짝 활성화되었다.

프로 선수들의 뇌는 부정적 감정이 거의 유발되지 않는 반면에 초보자들은 온갖 부정적 감정을 유발하고 있었던 것이다.


윗 사진은 초보자의 뇌 모습이며, 아래 사진은 PGA 투어 프로의 뇌 모습


훈련은 뇌를 바꾼다

초보자들은 스윙을 하는 순간에, 공을 치기도 전에, 습관적으로 이미 좌절하고, 두려워하고, 분노하고, 짜증을 내는 것이다.

그러니 편도체는 활성화되고 전두엽의 기능은 저하되어서 골프 수행능력이 엉망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뇌의 이러한 습관적인 사용 방식은 굳게 마음을 고쳐 먹는다고 달라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즉 골프 초보자가 이제 편도체는 가라앉히자고 마음을 먹는다고 해서 바로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뇌의 사용방식을 바꿔야 한다. 뇌의 가소성을 위해서 시냅스의 연결 구조를 바꾸려면 새로운 방식으로 뇌를 사용하는 방법을 꾸준히 훈련하여야 한다.

마음근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전두엽의 연결성을 강화시키기 위해 전두엽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뇌를 반복적으로 계속 사용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마음근력을 강화시킨다는 것은 결국 뇌의 가소성을 이용하여 새로운 습관을 고착화시킨다는 뜻이다.

습관의 종류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특정한 습관을 체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달에서 3달정도 걸린다고 보는 것이 보통이다.

명상의 효과를 뇌영상을 통해 살펴보는 최근 연구들은 피험자들을 보통 8주에서 12주 가량 명상 훈련을 매일 반복해서 시키곤 한다.

마음 근력 훈련 역시 적어도 2달은 지속해야 그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음근력 훈련을 학교 현장에 적용해보다

2014년 여름 방학동안 나는 세종고등학교 1학년 담임 선생님 10분에게 마음근력 훈련방법을 가르쳤다.

개학 후에 매일 아침 조회시간 10분을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감사일기 쓰기, 감사호흡훈련하기 등을 실시하도록 했고, 일주일에 한번씩 강점발견 워크샵이나 존중고백 훈련을 실시하도록 했다.


https://youtu.be/q84tYoB8Fns (유튜브 동영상 자료)



그 결과, 2개월이 지난 뒤 학생들의 마음 근력은 측정 가능할 정도로 향상되었다.

학생들의 표정뿐만아니라 담임선생님들의 표정도 눈에 띄게 밝아져 있었다.

학생 교사 모두 대만족이었다.




글 순서

1. 창직의 능력 배양을 위한 미래교육의 방향

2. 비인지능력, 성취를 위한 마음근력

3. 전두엽, 마음근력의 기반 - 전두엽과 편도체의 밀당

4. 당신의 뇌를 바꾸는 법 - 뇌의 가소성

5. 마음근력의 세가지 구성 요소 -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자기동기력

6. 그릿(GRIT)이 몰려온다 - 인공지능 시대와 비인지능력

7. 문제해결력과 창의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확실한 방법 - 긍정적 정서의 힘


작가소개: http://1boon.kakao.com/bookclub/whatreadingnow11



Schuler, R. K. (2016). Seeing Motion: A History of Visual Perception in Art and Science. Walter de Gruyter GmbH & Co KG.

Doidge, N. (2007). The brain that changes itself: Stories of personal triumph from the frontiers of brain science. Penguin.

Milton, J., Solodkin, A., Hluštík, P., & Small, S. L. (2007). The mind of expert motor performance is cool and focused. Neuroimage, 35(2), 80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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