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생활편의 시설/서비스 4편
4번째 이야기이자 마지막 편이다. (일단은 여기까지)
이번에는 한국에서도 돈을 내고 썼던 도시가스, 물, 전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자라나는 우리의 머리카락을 정리하기 위한 미용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 용도
우리 집은 현재 한국에서와 동일하게 가스로 불을 내어 요리를 한다. (그전에 지냈던 호주 숙소에서는 전기 인덕션이었다.) 전기 인덕션이 너무 화력이 늦고 약해서 불편했었는데 다행히 지금 지내는 곳은 가스 방식이어서 다행이었다. 오븐도 가스 오븐으로 보인다. (아닐 수도 있다) 그리고 따뜻한 물을 데우는데도 가스를 이용하고 있다.
- 가스 회사
이미 지정된 한 군데를 소개받았다. ‘Origin Energy’라는 곳이었는데 엄청나게 큰 대기업 이어서 가스뿐만이 아니라 전기도 다루었고 어마어마해 보였다.
- 신청
영어 장애인으로서 전화보다는 인터넷 홈페이지가 편했다. 열심히 신청을 넣고 기다렸다. 중요한 포인트는 ‘Bottle’이라는 가스통 교환/충전 방식이 아니고 쓰는 만큼 돈을 내는 ‘Metered’ 방식으로 신청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곧 다음 절차로 진행되면서 불편함이 시작되었다.
- 가입/설치
우선 ‘Metered’ 방식이 희귀한 것이었는지, 우리 주소지가 그런 방식이라고 등록이 안되어 있는 것인지 신청에 대한 회신이 ‘Bottle’ 방식으로 왔다. 설명을 다시 해야만 해서 우선 실시간 상담으로 채팅을 시도했다. 다행히 내 의도를 이해한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세일즈 팀으로 전화해서 설명을 하라고 상담원이 말했다. (그럴 거면 왜 나는 그럼 너와 30분 동안 이야기를 했을까? @.@)
세일즈 팀과 결국 통화를 했으나 내가 신청하려는 주소로는 ‘Metered’ 방식으로 등록된 주소가 아니라는 답변을 반복해서 받았다. 타운하우스 단지 매니저가 그렇게 설명했으니 다시 확인을 부탁하고 연락을 요청하고는 통화를 마무리했다. 그러고도 지루하고 내용 전달이 안 되는 이메일을 여러 번 주고받았다. 도대체 이렇게나 내 돈 내고 가스를 쓰는 게 어려운 일이어야 하는지 답답했다.
타운 하우스 입주 날이 되어 키를 매니저에게 받으면서 ‘가스 신청’ 이야기를 하니, 바로 한숨을 쉬면서 ‘하... 여기 또 그러네...’라고 했다. (뭐야 이거 맨날 이러는 거야? ㅡㅜ) 전화 연결해주면 매니저가 직접 설명해 보겠다고 했다. 그래서 영어 전문가도 10분이 넘게 통화를 한 뒤에 이해를 시켰다며 내게 건네주었다. 드디어 (이미 온라인으로 모두 입력했던) 내 개인정보를 다시 불러주고 가입을 한 것처럼 보이는 통화를 마무리했다.
아직 가스가 끊기지 않았고 잘 쓰고 있으니 뭐 그동안의 괴로움을 참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연락이 며칠 뒤에 우편이 왔다. 가입이 되어서 네 어카운트 넘버는 이거 이거라고...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으니...
- 변경
가스 관련 우편물이 한동안 2가지가 왔다. 한 가지는 잘 가입이 되었고 잘 쓰라는 안내 정보들 (청구서는 3달에 한 번이라서 아직 멀었다), 다른 한 가지는 너 가입 안 하고 계속 가스 쓰면 끊길 거라는 독촉 내용... 처음에는 실시간 업데이트가 안 돼있어서 잠깐 겹치는 기간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러고도 2번이나 더 독촉 우편물이 왔다. 가입 안 하고 계속 쓰면 갑자기 가스가 끊겨서 요리도 못하고 따뜻한 물도 못 쓰게 될 거라는 무시무시한 내용이었다.
난 더 이상 이 놈들과 연락을 하기가 싫었고 자신도 없었다. 그래서 영어를 좋아하는 와이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고객센터로 와이프는 연락을 했고 고객센터라는 곳의 특징인 '오랜 기다림 & 짧은 통화’를 겪은 뒤 해결했다!
내 짐작대로 상세 주소가 제대로 입력이 안돼서 오는 오류였다. (가입 정보 : 타운 하우스 홍00 -> 변경 정보 : 타운 하우스 00호 홍00) 인터넷과 전화로 수백 번 입력하고 말했던 정보지만 누락이 되었었나 보다.
이제는 ‘가스’에 대한 어떤 불편함도 놀랍지 않았다. 그저 사용만 하게 해 주면 감사할 따름이었다.
- 비용 (가스비)
그래서 이 놈의 가스비는 얼마가 나오는 걸까? 1년 살아보니 한 달에 50~70불 정도 나온다. (4~6만 원) 이 곳 호주 방식대로 3개월마다 잊어 먹을 즈음에 청구서가 온다. 돈보다도 그저 아직까지 끊기지 않고 잘 쓰고 있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 용도
모든 종류의 전기를 사용하는데 쓰인다. 이곳 호주에서는 특이하게 실내등을 많이 키지 않는 것 같다. 전기세가 비싸서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고, 낮에는 햇빛이 충분하고 밤에는 일찍 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우린 그냥 한국에서 지내는 방식대로 살아보고 있다. 전기세 나오면 그때 생활방식 변경이 필요한지 판단해보기로 했다.
- 전기 회사
2군데를 소개받았다. ‘Origin Energy’와 ‘Alinta Energy’ 가스 신청 경험으로 인해 오리진은 무조건 피해야 했다. 조금 더 싸다는 신흥 회사 알린타로 선택했다. (싸고 더 편리하니 당연하다)
- 신청
역시나 영어 장애인으로서 인터넷으로 신청했다. 직관적이고 간단했다. 그리고 기다렸다.
- 가입/설치/변경
며칠 뒤 가입 완료 우편물을 받았고 어카운트 넘버 등 필요 정보를 전달받았다. 그리고 이메일로 청구서 받는 것으로 변경했다.
- 비용(전기세)
대충 한 달에 100불 정도 나온다. (8만 원) 예상보다 매우 적게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우린 가스비와 합쳐서 다른 집의 전기세와 비교해 봐야 했다. (요리와 따뜻한 물을 가스로 쓰니까)
가스 VS 전기 이용은 극과 극 체험이었다!
- 용도
물이 나오는 모든 곳 - 설거지, 샤워, 목욕 등등
- 수도 회사
정말 다행히도 고민할 필요 없이 타운 하우스에서 자체 관리했다.
- 신청/가입/설치/변경
별도 절차 없이 렌트 계약을 하면 자동으로 되었다.
- 비용(물세, 수도세)
대충 한 달에 50불 정도 나온다. (4만 원)
머리카락이 안 자라면 참 좋겠으나 계속 자라서 정리를 해야 했다. 우리 가족 3명 각각의 미용실 이용 경험을 남겨둔다.
- 예약
공통적인 부분이다. 한국도 유사하다. 예약을 꼭 해야 한다. 전화든 인터넷이든 예약 필수이다. 가끔 예약 없이 들어와도 된다는 ‘블루클럽’이나 ‘남자 만들기’ 같은 미용실도 지나다니다 보면 있긴 하다. 그래도 맘 편히 예약하고 시간 맞춰 가자.
- 아이 커트
아들은 잘랐다기 보단 거의 다듬었다고 봐야겠다. 머리를 기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가까운 동네 상가에 있는 미용실에 예약을 해서 데려갔다. (나도 자를 겸) 호주 현지 미용실이었고 (한인 미용실은 못 찾았다) 다행히 친절하고 실력 있는 미용사 누님들이 계셨고 비용도 한국과 비슷했다. (10~15불) 우리 모두 매우 만족했다. 주변에서 아들 머리를 보고는 어디서 잘랐냐고 많이 물어볼 정도로 괜찮게 정리했다. 아이는 머리를 감겨주진 않았다.
- 남성 커트
나도 여러 번 잘랐다. 처음에는 와이프가 짧은 머리의 모델 사진을 가져갔다. 3명 미용사가 사진을 보며 내 머리를 연구했다. (살면서 늘 듣는 이야기가 머리 자르기 어렵다는 이야기였는데 이곳에서도...)
그 사진처럼은 내 머리카락 스타일상 안될 것 같다고 했다. (아마도 그 모델의 얼굴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더 자세하게 상의할 영어 실력도 부족했고 처음 보는 마당에 이렇다 저렇다 하기도 그랬다. 그래서 그냥 맡겼다. 다행히 꽤 준수하게 잘랐다. 좀 시간은 오래 걸린 편이었다.
커트가 끝나고 나서 샴푸도 해주었다. 한국에서와 비슷한 뒤로 눕는 의자였는데 마사지 기능이 있었다! 와... 정말 편하고 머리를 계속 감고 싶었다. 머리 마사지도 꽤 오래 해주셨다. 이미 머리카락 스타일은 어떻게 돼도 상관없는 상태였다. (아… 일부러 샴푸 할 때 이렇게 혼을 빼놓는 건가...)
여러 가지로 대만족을 하고 첫 번째 커트를 성공했다.
2달 뒤에 다시 찾아갔다. 이번에는 내가 모델인 작년 내 사진으로 앞/뒤/옆 사진을 들고 가서 보여줬다. 열심히 보시더니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갑자기 바리깡 몇 번 쓰냐고 물어보셨다. 엥? 번호가 있냐고 되묻고는 난 모른다고 했다. 괜찮다며 커트가 시작되었다.
결국 예전에 내가 자르던 스타일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사지와 샴푸도 했다. 이건 뭐 더할 나위가 없이 좋은 경험이었다. 살면서 가장 힘든 과정이라는 단골 미용실&미용사를 만들게 된 것이었다. 앞으로도 걱정 없이 머리를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 여성 커트/파마/퍼머/펌
파랑은 오랫동안 미용실을 가지 않았다. 한국에서 마지막으로 정리를 하고 오기도 했고 우선 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정리할 시기가 되어 엄청난 고민에 빠졌다. 아직도 난 들어도 잘 모르는 여러 가지 옵션을 놓고는 며칠 씩 고민을 했다. 때로는 내게 사진을 보여주고는 의견을 묻기도 했다. 나는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답을 해주었다. (그게 살 길이다)
스타일을 어느 정도 결정을 했고 파마를 하기로 정했다. 그런데... 나와 아들이 가는 미용실에서는 파마를 해주지 않았다. ㅡㅠ 다른 미용실을 추천받았고 전화로 예약을 잡았다.
운명의 그 날. 뭔가 아주 오래된 방식으로 한다는 중간 연락을 받았고 모두 마치고 나서 와이프를 모시러 갔다. 그때 한동안 와이프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것으로 그 결과에 대한 설명을 대신한다. 비용은 200불이었으며 다시는 호주 땅에서 파마할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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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로서 아들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나면 자주 듣는 말이 있어요. 어떻게 아빠가 이런 육아 일기를 쓸 수 있냐고요. 부럽고 신기하다고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전혀 관심 없던 전과 달라진 건 사실입니다. 그 변화의 일대기는 제 책 <아빠 육아 업데이트>에 담겨있습니다. 변화를 원하신다면 권해봅니다. 또 누가 변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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