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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Sep 13. 2020

우리는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총 균 쇠>

이 책을 생각하면 스스로에 대한 우스움과 대견함이 떠오른다. 독서를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마음먹었던 7~8년 전 그때였다. 어떤 책을 읽을지 몰라서 여기저기서 추천을 하는 책을 일단 사거나 빌렸다. 그중에는 이 책 ‘총 균 쇠’도 포함되어 있었다.


책을 좀 읽어야지 했던 사람이라면 ‘총 균 쇠’라는 생소하지만 익숙한 제목을 들어봤을 것이다. 추천 도서 목록에 항상 자리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일단 샀고, 읽으려고 했다.


우선 책이 엄청 두꺼운 편이다. 그리고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갈피를 잡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그러다가 몇 번 흐름을 놓치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읽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 이 책을 거의 1년이 다 되어서야 완독을 하였다. (아마 그땐 2~3권의 책을 동시에 읽었었다, 들고 다닐 수 있는 가벼운 책과 집에서 놓고 보는 두꺼운 책으로) 거의 책을 직접 쓴 기분이었다.


그리고 이 저자에게 경외심을 느꼈다. 바로 이 저자의 다른 책들을 구입했다. ‘문명의 붕괴’, ‘어제까지의 세계’ 이 책들은 이곳 호주에 올 때도 가져온 몇 권 안 되는 책 들 중에 하나이다. 감명 깊어서가 아니라 아직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언젠가 총 균 쇠 읽던 시절을 떠올리면 한 권 한 권 읽기 시작할 예정이다.






이 대단한 작가의 ‘총 균 쇠’라는 책은 우리가 살면서 가질법한 의문이면서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풀어내고자 한다. 바로 ‘왜 지금은 서양 나라/민족/인종이 힘을 가지고 문명의 선두에 있는가?’


알게 모르게 우리는 지독한 사대주의에 빠져있다. (혹시 아니라면 내가 그렇다는 기준으로 이야기하겠다) 뭔가 서양의 것이라면, 서양 사람이 장면에 있으면 그냥 더 있어 보인다고 느낀다. 그냥 흑인종, 황인종, 백인종이 함께 있는 장면을 생각하면 백인종의 것이 뭔가 더 그럴듯해 보인다. 도대체 나(그리고 같은 느낌을 가지는 사람)는 왜 이런 생각을 갖게 된 것일까? 누가 뭐라 해도 서양이 문명과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고 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좀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면 틀을 바꿔서 생각해보자. 요즘 우리에게 동남아 여행이 매우 흔해졌다. 동남아 사람들을 만날 때 우리는 그들과 그들의 문화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들에게서 서양 사람들을 볼 때 느껴지는 감정과 인식이 떠오르는가? 아니면 반대로 우리가 어느 정도는 우월하다고 생각이 드는가?


서양 문명을 바라볼 때와, 동남아 문명을 바라볼 때, 한 치의 위아래 없이 동일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총 균 쇠’를 읽을 필요가 없다. 이 책은 그런 차이에 대해 밝히고자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나는 정말 궁금했다. 그리고 저자는 다양한 학문과 근거들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납득이 되는 설명들이 많다. 고개가 끄덕여지며 이렇기 때문에 그렇겠구나 하는 부분들이 등장한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도 지금까지 개운하지 못한 기분이 든다. ‘먄약에’라는 말로 시작되는 2가지 질문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만약에’

- 만약에 저자가 서양인이 아닌 동양인, 제3세계인이었다면 이 책은 어떻게 쓰였을까?


두 번째 ‘만약에'

- 만약에 지금 문명을 선도하는 쪽이 동양이나 제3세계였다면 이 책은 어떻게 쓰였을까?  


어쩐지 이 책도 지금의 정해진 서양 중심의 프레임 안에서 쓰였기 때문에 이런 논리와 결론을 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많은 생각과 고민을 던져 준다. 명쾌한 해석과 정답을 주는 책만 좋은 책이 아니다. (그런 책이 얼마나 있을까 싶다) 질문과 화두를 던지고 독자와 이 세상이 다 같이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책도 좋은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정말 좋은 책이다.


언젠가 읽어야지 했던 책 리스트 중에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총 균 쇠’를 먼저 읽어보자. 지금 ‘우리는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 강력한 설득력을 가지는 의견을 경청할 수 있을 것이다.





읽었던 그때  순간의 감정과 느낌


‘총 균 쇠’ (제레드 다이아몬드) - 2014 완독


근 1년간 띄엄띄엄 읽은 대단한 책! (책과 나 모두)


인류 인종/나라/지역 간의 우열의 차이를 환경적인 차이에 근거하여 왜 현재 이런 상태인지 다양한 학문적 근거에 따라 이야기하고 있다. 놀라울 따름이다. 이 책은 정말 이 박사님 밖에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다양한 학문에 정통하여 편중되지 않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논리 전개!! 흥미 있는 부분은 중국의 몰락과 한국, 일본 쌍둥이론이었다!



읽고 남는 건 받은 질문과 했던 고민뿐

삐딱한 표지 사진 한 장 없는 서평을 고집스럽게 쓰는 이유






 브런치는 이런 곳입니다.

이 작가와 책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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