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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an 27. 2021

당신은 얼마나 지저분한가?

<메시(MESSY)>

지금 당신의 책상은 어떤 상태인가?


1번) 늘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2번) 너저분하게 짐들이 여기저기 쌓여있다


난 항상 1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정리를 잘 못하는 탓에 아예 물건을 버리고 최소화하는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기까지 한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깔끔한 정리 상태가 일과 공부의 효율을 높여준다’라고 머릿속 깊숙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대로 2번의 경우의 사람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난 내 선입관대로 '제때 자기 물건도 못 찾고 모든 일을 정신없이 허둥지둥하며 제때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그 사람의 물건이나 장소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과 성향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그동안 살아온 내 경험이 크게 틀린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내 생각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살아온 환경은 그저 고만고만한 ‘큰 창조와 혁신이 없는’ 노멀 한 라이프였기 때문이었다. 내가 중요시했던 그런 '정리와 효율'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교육 체계와 직장 생활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문득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있었다.

- 항상 지저분했던 전교 1등의 책상 (공부를 언제 어떻게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던 ‘천재과’ 스타일 친구)

- 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던 회사 선배 (책상은 정말 항상 아주 많이 엉망이었다)

- 창조와 혁신의 아이콘 파랑 (내버려 두면 어지러운 짐들이 1년이든 10년이든 그대로 있을 와이프)


난 이들과 다른 부류의 사람이었다. 늘 새로운 생각과 변화를 꿈꾸지만 내 안에서는 쉽게 그런 것들이 나오지 않았다. 목마름이 있던 내게 ‘지저분한, 엉망인’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호기심을 유발했다. 그리고 그 안에 답이 있었다.






결국 테두리를 깨려면 안정적인 상태를 벗어난 자극과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테두리 안에서 100% 효율을 백날 내보아야 큰 틀을 깰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머리로는 100% 이해가 되지만 실생활에서는 정말 어렵다. 


그냥 내 책상과 자리를 맘 편하게 어지럽고 지저분하게 두는 것도 정말 아직도 어렵지만 새로운 환경과 자극에 나를 던지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난 늘 한 걸음을 내딛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과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주변 사람의 권유, 설득과 혼자만의 치열한 고민.


이런 성향을 아들이 어느 정도 닮은 것도 같아서 속상한 부분도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와이프가 정 반대의 성향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늘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시도하고 꿈을 꾼다. 그리고 이룬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사람이 있다.

- 꿈꾸는 사람(Dreamer) : 새로운 생각으로 목표와 비전을 제안 

- 만드는 사람(Builder) : 이를 이루기 위해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


난 사실 Dreamer를 열심히 꿈꾸지만 내가 천상 Builder임을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내게 기운을 북돋는 사실은 'Dreamer에게 Builder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난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고 그런 것에 자신이 있다. 하지만 잘 알고 있다. 그렇게 해서는 늘 보이는 작은 세계 안에서의 최고가 그 한계라는 것을. 그래서 Bulider인 나는 늘 꿈을 꾸려고 노력한다. Dreamer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따라가 보려고, 이해해보려고.


이 책은 자신이 Builder든 Dreamer든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이다.


자신의 지저분함 어느 정도 인지, 그리고 그것이 내 삶에 어떻게 영향을 끼치는지 직접 알아보자!





읽었던 그때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낌


‘메시(MESSY)’ (팀 하포드) - 2017 완독


제목부터 도발적이었다, 정리/효율이 미덕으로 알고 있고 이에 맞춰 평생을 살아온 나에게 매우 생소하고 반감이 가는 주제였다. 혼돈/혼란이 필요하다니... 정말 재미있는 책이었고 거침없이 읽어 내려갔다.


결국 저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창조는 획일화된 환경에서는 일어나기 어렵다'였다. 관리와 효율을 중시하는 사회에 맞게 살아가고 일하고 있지만, 정말로 큰 성장과 혁신이 일어나려면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혼돈과 다양한 정보, 적절하게 불편한 반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론은 아니었다. '생각의 탄생'에서도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과학과 미술의 다양한 관심에서 나오고, 끊임없이 Safety Zone에서 자신을 떨어뜨려 놓아야 발전한다는 'GRIT'의 이론과도 모두 맞닿아 있다.


그동안 깔끔하게 정리를 해야만 공부든 일이든 잘되고 정해진 곳에 물건을 놓아야만 찾기가 쉽다는 효율과 관리를 위해 내려온 지침이 진리인 양 살아왔었다. 이제는 자신의 발전, 업무의 개선을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자극과 환경하에서 나를 일부러 내몰 필요가 있겠다. 사실 이는 사람 본성이 싫어하는 것이다. 변화가 싫고 편안함이 좋다. 그러면 그냥 그대로 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지속적인 변화와 자극을 통해 성장하는 것을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



읽고 남는 건 받은 질문과 했던 고민뿐

삐딱한 표지 사진 한 장 없는 서평을 고집스럽게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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