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관한 생각>
오 드디어 이 책이다! 정말 운이 좋게도 독서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2년에는 내 인생에 빛이 되어준 멋진 책들과 저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생각에 관한 생각’ 제목부터 엄청나지 않은가? 물론 원서의 제목은 <Thinking Fast and Slow>라는 우리나라말로 번역하면 다소 와 닿지 않는 제목이긴 하다. (제목 번역의 센스가 돋보인다!)
이제는 많이 들어봤을 ‘행동경제학’이라는 말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했다. 지금은 관련 학문이 유명해져서 여러 학자들과 책들이 서점에도 많이 나와있다. 이 책은 그 ‘행동경제학’의 탄생을 말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는 2명의 저자가 거의 대부분의 연구를 함께 마쳤지만 이름을 담지 못한 다른 한 명의 저자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래서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는 수여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는 노벨상을 책의 저자인 ‘대니얼 카너먼’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2명의 원저자는 심리학자였다고 한다. 심리학자가 노벨경제학상이라니? 매우 흥미롭지 않은가?
이 책은 우리가 ‘상식’으로 생각해왔던 거의 모든 것을 실험과 사례를 통해 부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인간이 매우 합리적이고, 특히 경제적인 선택 상황에서는 더욱더 효율적인 결정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늘 조언을 할 때, 평가를 할 때, 결정에 대한 설명을 할 때 이런 말을 달고 살지 않는가?
‘이러면 당연히 손해잖아~ 당연히 저렇게 해야지!’
하지만 이 책에서 무수한 실험자들이 손해가 막심한 행동을 무의식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의 결과로 나오는 행동을 우리도 모르는 우리의 생각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하나의 보통 인간일 뿐인 내가 그런 사고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진 못했다. 알고 있는 것과 행하는 것이 다르다더니 정말 그렇다. 그저 이따금 ‘아 이런 생각과 결정이 비합리적이지만 자주 일어나고 있구나’ 정도로 인식을 하게 되었을 뿐이다. 이 책은 매우 재밌고 스스로를 이해하게 해 준다. 인간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도 이해하게 된다.
경제적인 개념도 있기 때문에 어떤 경제활동을 할 때 활용하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상상해보자 ‘비합리적인’ 인간이 ‘비합리적인’ 다른 인간을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을 짜는 아이러니한 광경을)
새로운 학문의 영역을 알게 해 주었고 덕분에 시야가 많이 넓어졌다. 관련 책들도 그 이후로 재밌게 읽고 있다. 이 책은 남녀노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읽어야 할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처음 들어보았거나 미루어 두었던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해 보자.
‘누군가는 비합리적인 나를 이해하고 있다’
스스로를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면 조금 불편하고 불안해지지 않는가? (책 두께에 겁먹을 필요가 전혀 없다, 재미있는 사례들로 가득 차 있는 책이다)
‘생각에 관한 생각 (대니얼 카너먼)’ - 2012 완독
시스템 1, 시스템 2라는 혁신적인 Idea, 개념을 가지고 인간의 사고방식을 설명하는 다양한 시도가 경이롭고 신기하다. 행동경제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을 맛볼 수 있었고, 인간은 생각하는 것만큼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깨달았다. 여러 노력을 통해 휴리스틱과 편향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해봐야겠다. 어렵겠지만!
삐딱한 표지 사진 한 장 없는 서평을 고집스럽게 쓰는 이유
하루라도 쓰지 않으면 허전하고 답답하다. 하얀 바탕에 검은 글자를 채우는 새벽을 좋아한다. 고요하지만 굳센 글의 힘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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