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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Jun 28. 2020

잘 되어봤자 나 같은 역사 선생님이야

<근대를 말하다>

고등학교 시절 내 꿈은 역사 선생님이었다.


역사 시간이 매우 기다려졌고 즐거웠으며 역사 선생님으로부터 전해 듣는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가 좋았다. 지겹고 재미없는 수능 공부 중에서도 역사 공부만큼은 나중에 가르칠 학생들을 위한 TIP들을 따로 정리해두며 즐겁게 해 나갔다. 수시 원서를 작성할 때도 내가 졸업한 같은 학교의 ‘역사 교육 학과’의 것으로 준비했다. (심지어 나는 ‘이과’였다)


그러나 교무실에서 담임 선생님과 상담을 하던 중 내 꿈은 사라졌다. 모두가 나를 말렸고 모의고사 점수에 맞춰서 원서를 준비하도록 설득했다. 결정적인 이야기는 바로 내가 좋아했던 ‘역사 선생님’을 통해서였다.


‘잘 되어 봤자 나 같은 역사 선생님이야, 그나마도 많이 필요로 하지 않아'


10대 청소년인 나에게는 나름의 충격이었고 내 준비된 원서는 휴지통으로 사라졌고 점수에 맞춰 대학에 지원하여 합격 후 이렇게 살아오게 되었다.


그리고 ‘역사’는 내 삶의 취미처럼 남아있다. ‘역사’ 관련 콘텐츠에는 늘 눈길이 갔다. 책을 읽다가 좀 쉬어가고 싶으면 ‘역사’ 책/소설 등을 찾았다. 이 책도 그렇게 만났다.






우리에게 ‘근대’는 어떠한가?


왜곡되어 있고 불편함이 똘똘 뭉쳐져 있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대인가?


역사 선생님이 꿈이던 학창 시절의 나에겐 가장 최근의 일인데 왜 이렇게 자료와 분량이 적으며 맥락과 의미가 없는지 궁금한 시대였다. 그렇게 암기를 위한 중요하지 않은 부분으로 머릿속에 남아있었는데 이 책을 만나고 반성하게 되었다. 이 책은 아마도 대부분이 잘 모르고 있던 ‘구한말부터 광복 전까지’의 시대를 다루고 있다.


작가의 필력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때로는 애타게 흘러간다. 어떻게 그 시절을 우리가 견뎌내고 이겨내고 살아왔는지 선조들의 희생과 용기를 엿볼 수 있다.


지금 사는 삶도 만만치 않은데 과거의 그것이 무엇이 중요하겠냐고 한다면 ‘역사’를 다루거나 알 필요가 없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순간순간도 모두 역사가 되는 것을 인정한다면 지금의 우리가 과거의 역사를 통해 살아감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정말 몰랐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한두 명의 역사 교과서에 실린 ‘의로운 사람’들 몇 명이 우리나라를 구하고 이끌어 온 줄 알았다. 그러나 정말 많은 지식인, 지도자들이 온몸과 정성을 다해 모든 것을 희생했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서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개인만을 바라보고 중시하는 개인주의 사회의 신봉자로서, 그저 ‘역사’를 좋아만 하려고 했던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책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다. 사회/정치/국가에 관심이 있든 없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읽어보길 바라는 책이다.





읽었던 그때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낌


‘근대를 말하다(이덕일)’ - 2012 완독


나름 역사를 좋아한다고 하곤 했었는데 가장 가깝고도 어려운 시기였던 구한말 ~ 광복 전의 근대사회는 막연히 시험공부하기 어려운 외울 것만 많은 시기라고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덕일 작가님의 이 책은 아주 의미 있고 재미있게 우리 선조들의 행적을 기술해 놓아서 생전 처음으로 이 시기에 대해 전체 스토리와 그 의미 등을 이해하게 되었다


나라를 위한 그 숭고한 종적을 따라갈 수 있어서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았으며 순간순간 끓어오르곤 했다


이 나라의 선조들에게 감사하며 (... 훼손...) 



읽고 남는 건 받은 질문과 했던 고민뿐

삐딱한 표지 사진 한 장 없는 서평을 고집스럽게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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