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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Aug 04. 2021

죽어가는 당신은 무엇을 신경 쓰는가?

<신경 끄기의 기술>

초등학교 6년 동안 내 생활기록부에 늘 빠지지 않는 말이 있었다.


'주의가 산만하다’


정말 웃긴 건 최근까지도 나는 이 말이 아주 좋은 말인 줄 알았다. 자기 주위가 산처럼 아주 넓어서 관찰력과 배려심이 좋다는 표현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역시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살아야지 스트레스가 적고 행복해지는 것인가? (이게 오늘의 결론은 절대 아니다!)


이제는 저 평가에 대한 뜻을 제대로 알고 있다. 늘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고 온갖 주위의 것에 신경을 쓰느라 정신없이 군다는 것.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면 얼마나 힘든 학생이었을까? 자기 말도 제대로 안 듣고, 수업 시간에 집중 못 하는 녀석이 좋아 보였을 리가 없다.






여전히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 ‘주의가 산만’한 나를 알게 된 후에는 집중을 위해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한다. 신경과 관심을 가져갈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차단한다. 가장 먼저 ‘스마트폰’이다. 아예 꺼두거나 다른 곳에 처박아두면 좋겠지만 혼자 사는 게 아니라서 급한 전화나 문자메시지는 확인을 해야 한다. 알람 설정을 최소화해두고 SNS 확인도 정해놓은 시간에만 한다. 늘 글도 새벽에 쓰고, 댓글도 새벽에만 확인한다.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습관과 약속은 참 무서운 녀석들이다. 실제로 이렇게 살다 보면 정말 이렇게 살게 된다.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 곳에 신경을 끊게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자신이 신경 쓰고 싶은 곳에 신경을 쓸 수 있게 된다. 내 경우에는 글쓰기, 책 읽기, 영어 공부하기, 운동하기, 기타 연습하기, 아들과 놀기 등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더 중요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우리가 무언가 결심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들은 좀 더 중요하고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에 집중하기 위해서 아닌가? 괜히 스마트폰을 열심히 둘러보고 난 뒤의 허탈함을 우리가 얼마나 자주 겪는가?


만약 ‘아닌데? 그런 건 너무 힘들잖아~ 그냥 그때그때 당기는 대로 편하게 살다가 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앞으로 소개할 ‘굉장한 이 책’과는 맞지 않기 때문에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은 책 제목이 다 한 것 같으면서도, 오해를 불러일으켜서 책의 진가를 깎아먹기도 한다. 이 책을 읽을 무렵 한창 ‘나에게만 집중하자.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막살자!’라는 류의 책들이 난무했었다. 그래서 당연히 이 책도 그런 책이라고 생각하고 어디 보자 하며 집어 들었다. 아니었다. 완전히 다른 책이었다. 기존의 사고방식을 완전히 깨버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잠깐 눈을 감고 생각해보자. 머릿속에 어떤 ‘문제’들을 가지고 있는지 따져보자. 그 ‘문제’들을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해보자. 절대 모두 다 중요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한두 가지여야 한다.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은 문제들’이 꽤 많지 않은가? 그것들은 이제 신경 쓰지 않으면 된다. 아마 어렵겠지만 말이다.


이 책은 말한다. 우리의 삶은 원래 항상 문제를 안고 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는 고통이 따름을 인정해야 한다. 어떤 고통을 겪을 것인지를 선택을 통해 정하고 그 외 쓸데없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말자고 한다. 내 삶에 중요한 것 대해서는 나를 중심으로(타인에 의해서, 타인을 위해서가 아닌) 결정을 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자고 말한다.






결국 수없이 들어왔던 ‘선택과 집중’의 문제로 돌아온 것이다. 어떤 사람도 수많은 것을 모두 신경 쓸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모두에게 주어진 시간은 똑같다. 그리고 서로의 능력은 종이 한 장의 차이도 없다고 나는 믿는다. 또한 모두에게 공평한 것은 ‘죽음’이라고 이 책은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다 죽는다. 우리 모두가. 저런! 우리 인생이 사소한 문제에 벌벌 떨고 기죽는다. 아무것도 아닌 게 우리를 먹어 치운단 말이다.

하루하루 죽어가는 우리는 스스로를 위해 무엇이 하고 싶고, 되고 싶은지 결정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 기꺼이 괴로운 과정을 감수해 낼 것인가를 결심해야 한다. 어차피 다 죽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며 그냥 편하게 결정도 선택도 평생 미루고 막살아도 상관은 없다. 당신의 인생이 딱 그 정도의 가치라면.


하지만 난 그렇게 살지 않겠다. 마음은 쾌활하게, 태도는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가겠다. 내 생각에 동의한다면 이 책을 꼭 읽기를 희망한다.



읽고 남는 건 받은 질문과 했던 고민뿐

삐딱한 표지 사진 한 장 없는 서평을 고집스럽게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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