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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Joon Mar 25. 2022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게 전부일까?

<동이귀괴물집> & <검은사전>

고대 인간은 신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즐겨 듣던 팟캐스트를 통해 알게 된 한 학자의 주장이다. 황당무계할 수 있는 이론이지만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설명했기에 푹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다. 쉽게 말해서 지금의 신내림, 접신, 환청 등 기이한 체험이 먼 과거에는 일상이었다고 한다. 모두가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신’의 생각을 즉각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변화와 계기로 점점 그것을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사라져 갔다. 처음에는 여전히 들을 수 있는 소수가 왕이나 사제와 같은 권력을 가진 위치에 서게 되었고, 나중에는 모두가 들을 수 없게 되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겼다. 바로 '기도’를 통해 신의 목소리를 갈구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항상 쉽게 들렸던 것이 사라지고 나니 간절하게 바라는 행위가 탄생한 것이다. 그러면서 또 탄생한 개념이 바로 ‘천사’와 ‘악마’였다. 신과 직접 소통할 수 없으니 중간에 이를 돕는 존재와 이를 방해하는 존재가 생겨난 것이다. 그럴듯한 이야기는 흥미롭게 다가왔다.


위 주장의 진실 여부와 무관하게 내가 알고 있는 것 외의 세계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 여전히 공포영화는 무서워 하지만 그 무서워하는 만큼 있을 수 있다고 느낀다. 인간이라는 존재 외에 이 세상을 채우는 존재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그 다른 존재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여러 이야기 속에 꾸준히 등장해왔다. 역사 속의 인간이 아닌 수많은 존재인 요괴, 괴물, 유령, 귀신, 천사, 악마 등이 그러했다. 직접 본적도 들은 적도 느껴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어쩐지 정말로 존재할 것만 같다. 세상에 우리 인간 말고도 동물, 식물 등이 존재하듯이 자연스럽게.


우린 신에 열광하는 만큼이나 반대의 요괴니 악마니 하는 존재에 관심이 많다. 이렇게나 넘치는 이야기를 나누고 믿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존재'하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보이고 잡히지 않아도 누군가 인정하면 존재하는 거니까. (좋아하는 연예인이 그렇듯이. 직접 만나보신 ?) 평범하고 상식적이지 않아서 더욱 매력을 느낀다.  번쯤은 그렇게  다르게 살아보는 게 낫지 않을 싶기도 하다.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도록.


  전에 이런  ‘특이한(?)’ 생각을 지인에게 들키고 말았는지 재미있는 책을 추천받았다. 정확히는 만들어지고 있는 책이었다. 텀블벅을 통해 펀딩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요괴 대한 책이었다. 그야말로 완전  스타일이었다.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결제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받아볼  있었고 정식 제목은 <동이귀괴물집>이었다. 받자마자  읽었다. 내용의 충실, 깊이 이런 무거운 판단을  떠나서 이런 책이 있음에 즐거웠다. 이어지는 작가의 ‘서양 악마 대한 펀딩도 연달아서 결제했다. <검은사전>이라는 이름의 책도 받아볼  있었다.   책은 호주에 가져오는 10 남짓되는  리스트에 속하는 영광을 얻었다.


 책은 시중에서 구할  는데 혹시나 해서 검색을 해봤다. 인기가 높아져서 정식 출판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감이 맞았는지 진짜 (?)으로 나와있었다. 이름은 ‘한국요괴도감으로 바뀌어서 출판되어 있었다. 업그레이드 버전인 ‘동양요괴도감 추가로 출판되어 있었다. 후속작 ‘검은사전 그만큼의 인기는 얻지 못했던  같다. 찾아보면서  책들에 대한 나름 마니아, 전문가분들의 평을 엿볼  있었다. 이러니 저러니 말들이 많이 있었다. 부족하다느니, 특별한 내용이 없다느니, 그림이 허접하다느니 등의 악평도 있었다. 엄청난 경험과 지식이 있는 분들의 평가니 객관적으로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내게   책은 충분히 신선하고 유용한 책이다. 만약 평가하신 그분들이  훌륭한 책을 만들어주시면 한걸음에 달려가서  사서 보겠다. (그럴 일이 있다면)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 한없이 부족하다고 해도  행동한 사람 편이다. 그리고 행동을 했기에 부족하지 않다고 믿는다.


현실에서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다. 현실만 살아가다 보면 지치는 것도 사실이다. 가끔 우리가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것이 있지 않은지 돌아보자. 귀를 기울이다 보면 혹시 또 모른다. 예전에 들리던 다른 존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읽고 남는 건 받은 질문과 했던 고민뿐

삐딱한 표지 사진 한 장 없는 서평을 고집스럽게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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