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자가 피규어 거래 플랫폼이 되는 아스톱
Tom입니다.
테리는 쇼핑을 하러 갔고,
저는 아키하바라로 향합니다.
출장지인 아스톱으로 향하기 위해..
저도 아키하바라는 4년만에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전자제품 구경하느라
항상 들리곤 했는데 결혼 후에는
더 이상 빅 카메라도 안 가지더라고요.
아스톱은 사실 2개가 있는데...
지도에 나오는 곳은 라디오회관 점으로,
규모가 더 작습니다.
(저도 모르고 여길 감..ㅠㅠ)
기왕이면 규모가 더 큰 곳을 가시라는 뜻에서,
다른 위치를 알려드립니다.
아키하바라는 예전 전자상가들이
가득한 동네였으나...
일본 전자업체들이 하나둘 무너지면서;
하드웨어 판매 대신 소프트웨어 판매로
업종 전환이 급격하게 이루어졌습니다.
게임, 애니메이션, 프라모델 등등...
최근에는 피규어, 트레이딩 카드 등
오타쿠들이 탐닉하는 제품들을 파는 곳이 많습니다.
(특히 트레이딩 카드의 경우,
아무래도 부피가 작고 고가의 제품들이
종종 있어서 예전보다 많아졌더군요)
그리고 아키하바라에는 그 유명한
일본 아이돌 그룹 AKB48 카페와 샵이 있죠....
(눈치 빠르신 분들이라면 AKB가 뭔지 바로 아실 듯)
이걸 신호탄으로 아키하바라는
더더욱 오타쿠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JR아키하바라역을 나와서 50m 정도 가면
라디오회관이 있는데, 이 건물 2층에
작은 아스톱이 있습니다.
정말 레포트의 설명 그대로.....
박스 안에 피규어들만 가득합니다.
자세히 보니 피규어뿐만이 아닌,
기타 장난감 및 마케팅용 마네키네코도
들어있고... 가지각색으로 꾸며놨네요.
왼쪽 상단의 QR 코드를 이용하면
다음과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해당 쇼케이스에 어떤 아이템이 있는지 보입니다.
그리고 만약 QR 코드 대신에,
아스톱 홈페이지에서 쇼케이스를 보았다면,
이 쇼케이스가 매장에서 어디에 있는지도
확인이 가능합니다.
(단, 온라인에서 구매는 불가)
아래와 같이 매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쇼케이스에 뭐가 들었는지와,
(오너가 스티커로 붙여놓았다면)
가격 확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제가 체크한 쇼케이스는
F-26인데, 이 지도로 F가 어디 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피규어 대신에 이렇게 인형이나,
심지어 옛날 게임 팩을 넣어 놓은
쇼케이스도 있습니다.
제가 소싯적에 하던 게임들도 있네요...
쇼케이스 가격은 크기/층마다 다른데,
3층 > 4층 > 2층 > 1층 순입니다.
아무래도 눈에 잘 들어오는 데가
가격이 비싸겠죠...
그리고 통상 케이스와 하프 케이스가 있는데,
하프 케이스는 절반의 크기에 절반의 가격입니다.
또한 이건 통상적인 가격이고,
케이스 위치(매장 바깥쪽/안쪽)에 따라
가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링크)
아까 위의 지도에 케이스 색깔들이 다른데,
이게 케이스 가격 표시입니다.
사실 굉장히 놀랐던 건 외국인 손님들이
의외로 정말 많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중국인)
신용카드도 척척 받고, 한자로 안내도 되어 있고..
구매하는 법도 굉장히 쉽게 설명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일본답게 19금 구역도.......
그런데 19금이 아니더라도,
사실 수위가 참 애매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처음부터 여기는 굉장히 흥미롭게
지켜봤던 곳이고... 가서도 재미있었습니다.
(피규어 때문이 아니라..;;)
점포 하나 빌려서 상자만을 갖다놓고,
박스를 임대해서 중간 수수료를 챙기는 형태는
사실 G마켓 등 온라인 마켓이 오프라인 마켓으로
전이된 형태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QR 코드와 매장 지도를 업로드하고,
온라인에 박스에 뭐가 들었는지 공유하는 건
거의 '구매만 할 수 없는 온라인 마켓' 수준입니다.
입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스톱 홈피에서 상품 색인으로 검색도 되고,
인스타/페이스북으로 홍보도 열심히 해 주고...
외국인 유치도 활발히 하고..
아스톱만큼 효율적인 플랫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중고 매장에 팔면 제값을 못 받을 것 같고,
그렇다고 본인이 매장을 차릴 수도 없으니..)
그리고 자기가 직접 쇼케이스를 꾸미고 전시하는 거, 이것도 얼마나 그들에게 재밌는 경험일까요?
물건 사러 나온 입장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스톱에서 주로 취급하는 '피규어'라는 상품이
의외로 파손이 잘 되는 물품이다보니..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거래가 흔합니다.
그리고 작은 흠집 하나가
가격 폭락을 가져올 수도 있고요.
그래서 오히려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사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거리낌없이 나옵니다.
또한 이러한 수집 제품들은 재밌는 게,
충동적 구매도 많고.. 그저 실물을 쳐다보기만 해도
즐거운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음반 콜렉터였기 때문에 잘 압니다..;;)
사실 쇼핑하러 나오는 게 하나의 구경이자 취미거든요.
마지막으로 '아키하바라'라는 지역적 특성이,
워낙 오타쿠 문화가 발달한 곳이고
기타 취미활동(...)을 즐기기 좋은 곳이라..
오프라인 쇼핑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던 것도 사실이고요.
'퇴사준비생의 도쿄' 설명 그대로,
온라인에서 구매가 불가능하게끔 만들어
오프라인으로 고객들이 찾아오게 하면서
(+ 고객들이 별 반발도 없는 업종)
입점한 판매자들의 상품 노출 빈도도 높이고..
어떻게 보면 이런 비즈니스 모델은
오히려 패션 등의 분야에서도 통할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플랫폼의 새로운 희망이랄까요?
어떻게 보면 제가 지난 번에 소개했던
'이토야'와 비슷한 케이스이긴 합니다.
고급/희귀 상품들도 찾아볼 수 있고...
(쇼케이스를 쓰려면 단가 높은 물건을 팔아야겠죠)
쇼핑 컨시어지 대신 웹사이트나 QR코드로
고객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전 글인 이토야 소개)
https://brunch.co.kr/@tomnterri/212
아무튼, 사실 '퇴사준비생의 도쿄'에서
가장 흥미있어보였고, 실제로 가장 흥미있었던
가게인 아스톱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