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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욱 May 23. 2024

7화. "캐시 백이 뭐죠?"

@ 2007 워싱턴 시간여행 

 “캐시 백을 원하세요?" 


미국에 온 한국 사람들이 대형 마트나 할인점에서 물건 값을 계산할 때, 특히 직불카드로 계산할 때, 받는 질문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이 간단한 영어에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당황해 한다. 

    

인터넷의 한인 카페에도 관련 질문이 많이 올라온다. 그 중 하나를 보자. 

     

“마트에 갔는데 갈 때마다 캐시 백을 원하느냐고 물어보네요. 모르니까 무조건 NO하고 오는데요, 어떤 의미인가요? 그 마트의 보너스카드도 만들었으니 한국처럼 보너스 적립하는 캐시백은 아닌 것 같고.” 

   

그런데 ‘캐시 백이 뭐냐’고 점원에게 되물어보면 그 순간 점원들도 당황해 하면서 쉽게 설명하지 못한다.   


‘캐시 백’이라는 개념에 대해 한국 사람과 미국 사람의 인식이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 아닐까?     

미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자이언트 스토어 2007년 당시 외경 (출처:위키피디아)

한국에선 ‘캐시 백’이라고 하면 ‘사용한 금액의 일부를 적립한 뒤 이후에 이를 현금처럼 사용하는 제도나 카드’를 으레 떠올린다. 


그러니 앞에 소개한 사람처럼 미국 점원이 ‘캐시 백’을 물어보면 ‘보너스 카드도 만들었는데 또 무슨 캐시 백’이냐며 당황하기 쉽다.  

   

하지만 미국의 ‘캐시 백’ 서비스는 말 그대로 현금 인출 서비스이다. 직불 카드로 물건 값을 계산할 때 상점 측에서 고객 은행 계좌에서 고객이 원하는 액수만큼 돈을 뽑아 주는 시스템이다.   

   

만약 50불 어치의 물건을 산 뒤 캐시 백 50불을 원하면 상점 측에서는 고객 직불 카드에서 1백 불을 계산한 뒤 고객에게 구매한 물건과 함께 현금 50불을 주는 서비스이다. 


미국 상점들에선 보편화된 서비스로 이를테면 계산대가 ‘현금 자동 인출기 (ATM)’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한국에선 쉽게 찾을 수 있는 '현금자동인출기‘를 미국에선 찾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미국의 한 은행 홈페이지엔 ’어디 어디에 가면 현금 자동 인출기가 설치돼 있다’며 안내하는 코너가 따로 있다.      


상점의 계산대가 현금인출기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에 현금인출기가 적은 것인지, 아니면 현금인출기가 적어서 상점 계산대가 그 기능까지 맡은 것인지, 어느 게 먼저이고 어느 게 나중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미국에선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개인 수표를 발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굳이 현금 인출기가 몸의 신경망처럼 곳곳에 퍼져 있지 않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역설적으로 현금인출기 숫자가 (한국보다) 적다보니 현금 인출기계를 관리하는 데에는 ‘규모의 경제’가 적용되지 않나 보다. 


특히 타행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을 경우엔 더 그렇다.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A라는 은행과 거래하고 있는데 C은행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을 경우엔 A은행과 C은행 두 곳 모두에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한 번에 2불씩이니까 타행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찾을 땐 모두 4불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당장 현금을 사용해야 하는데 돈은 없고, 주변에 현금인출기 찾기가 힘들 땐 미국에선 가까운 상점, 우리의 편의점 같은 곳에 가면 해결된다. 


그 곳에서 아주 작은 물건을 하나 사고 ‘캐시백’ 서비스를 받으면 되니까, 현금 인출기 수수료를 물지 않아도 되고.  ///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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