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꾸준함들에 대해

꾸준히 해내고 있는 것과 꾸준히 실패하고 있는 것

안녕하세요. 플러수렴입니다.




꾸준하다.

쌍기역의 효과 때문일까요.

보다 보면 어딘가 귀엽기도 한 이 단어에는

단단하고 잠재력 있는 힘이 담겨 있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매운 작은 고추 같은 단어랄까요.


어떤 분야에서든, 어느 시점에든

결국 두드러지는 사람들은

'꾸준히' 그 하나를 지속해왔기 마련이니까요.


스레드(Threads)나 브런치에서도

외부요인들과 상관없이

"일단 꾸준히 쓴다"는 메세지를 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작심삼일이더라도 여러 번 반복 또 반복하면서

찍어낸 수많은 점들이

어느 시점에는

'나'를 이루는 선이 되고, 면이 되고, 그림이 되는 것 같아요.


(그 점들이 차곡차곡 쌓이든,

혹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든,

비록 점 하나하나는 불완전하더라도

그 점들의 개수가 임계점에 닿으면 결국 어떤 의미있는 형태를 이루는 듯합니다)



'태도가 곧 능력이다.'

'습관이 곧 나다.'


이런 문구들도 결국은

꾸준함의 힘을 이야기하는 문장이겠죠.



문득,

저를 이해하고 위하려면

제가 어떤 꾸준함을 지니고 있는지부터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그래서 정리해봅니다.




요즘 제가 꾸준히 해내고 있는 것들은요.

- 듀오링고 : 오늘로 연속학습일 517일째입니다. 다이아몬드 리그에서 강등당하지 않기 위해 매주 고군분투 중이에요. 하루 최소 20~30분은 투자하고, 정말 바쁜 날에는 화장실에서라도 3분씩 했던 것 같아요. ‘연속 일수’를 깨고 싶지 않아 버틴 게 어느새 1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 산타토익 : 환급과정을 신청해 토익시험은 치렀지만, 목표 금액까지의 도달을 위해 여전히 매일 1시간 정도씩 문제를 틈틈이 풀고 있어요.

- 엽산 먹기 : 어쩌다 한 번씩 빼먹는 날이 있긴 하지만, 거의 매일 엽산을 챙긴 지 벌써 몇 달째에요.



제가 꾸준히 실패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일찍 잠들기 : “12시 이전에 불끄고 자기.” 몇 년째 다짐하지만 아직도 체화하지 못했습니다. 바쁘지 않아도 12시 전에 눕는 게 참 어려워요. 아마도 그날 하루를 충분히 만족스럽게 보내지 못했기 때문이겠죠.

- 영어 스피킹 연습 : 어떤 책이나 유튜브 채널을 정하고 시작하더라도, 일주일을 넘기기가 어렵습니다. 다시 재개했다가도 하루 이틀. 오픽 시험용이 아닌, 입에 붙는 문장들을 늘리고 싶지만 늘 흐지부지되고 말아요.

- 턱걸이 밴드 없이 해내기 : 10년 전부터 '혼자 힘으로 턱걸이 정자세로 한 개 하기'를 언젠가 해내겠다고 마음먹었지만 여전히 밴드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며칠 하다가 멈추고, 다시 시작했다 멈추기를 반복하면서 그저 그런 수준에서 더 이상 도약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 목소리 연습 : 제 콤플렉스는 다소 미성숙한 목소리예요. 추구하는 이미지는 지적이고 차분한데, 아직 그 간극을 좁히지 못했습니다. 스피치 학원도 다녀보았지만, 여전히 저의 부족한 노력으로 인해 여전히 원래의 목소리와 말투를 그대로 쓰고 있답니다. 말을 오래 하면 목에 무리가 오는 걸 보면 아마도 아직 호흡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듯해요. 신뢰감있는 목소리와 말투를 갖추고 싶습니다.

- 체계적인 가계 재정 관리 시스템 구축 : 어떤 양식이나 툴을 써도 최대 3개월. 꼼꼼히 기록하다 흐지부지된 경험이 여러 번입니다.

- 부모님께 자주 연락하기 : 늘 마음에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합니다. '격일로 부모님께 전화드리기'도 최대 2주 정도가 한계였어요.




적고 보니,

꾸준히 해내고 있는 것보다

꾸준히 실패하는 것들이 훨씬 많네요.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꾸준히 실패했던 것들이

제가 더 오랫동안, 더 원해온 것들이기도 합니다.


꾸준히 실패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그 중심에는 늘 '과도한 욕심'이 있었습니다.

한 번에 너무 많은 걸 이루려다 오히려 그 어느 하나도 꾸준히 이어가지 못했던 거죠.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좁혀지지 못한 채

평행선처럼 이어지다보니

그런 상황속에서 불안은 점점 더 번져가고

마음은 자꾸만 더 조급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저에게 가장 시급한 건, '선택과 집중.'

목표의 개수를 줄이고

그중 일부라도 꾸준히 이어가는 것.

꾸준히 실패하는 것들을 줄이는 출발점은 거기서부터일 거에요.



앞으로는

그저 꾸준히 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게 아니라,

꾸준히 하고 있는 그 행위의 '방향성'이

진짜 나의 이상과 소망에 맞닿아 있는지를 살피며

나의 에너지를 더 나답게 써봐야겠습니다.


꾸준함은 반복의 기술이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나를 향한 의지의 실천이니까요.


꾹,

무언가 — 쓸데없는 곁가지 욕망들을 눌러내는 힘.

그리고 내가 진짜 원하는 것들을

지그시 지속할 수 있는 힘.


앞으로 저의 꾸준함은

그 힘을 바탕으로 쌓아가고 싶습니다.


그렇게 하나하나,

꾸준히 실패하고 있는 것들을

꾸준히 해내고 있는 것들로

바꿔 나가 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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