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보고 나서 두 가지 의문이 생겼다. 하나는 많은 사람이 갖는 의문으로, 그런 허접하기 짝이 없는 교주와 교리에 모든 걸 다 바치는 사람들의 심리가 뭘까 하는 것. 이 다큐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에서 이 문제를 다루었지만 난 아직 이거다 싶은 해답을 얻진 못했다. 그래도 보이스피싱에 넘어갈 뻔한 경험까지 동원해 보면 그 심리를 얼추 짐작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다른 하나는 브레인이 되었건 수족이 되었건 그 허접한 교주를 호위하는 조력자(바람잡이)와 그들에 대한 보상에 관한 것. 특히 재림 예수로까지 떠받드는 그 교주가 실은 가짜이고 그가 하는 말도 실은 쌩구라임을 알면서도 그를 위해 충성스럽게 바람 잡는 자들은 도대체 어떤 보상을 받기에 그런 짓을 할까? 그 보상이 돈이라면 그 돈은 어떻게 조성되었고 어떻게 관리되고 있을까? <나는 신이다>는 성 문제에 집중하느라 이 의문에는 전혀 손을 대지 못했으며, 그 어디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지 않는 듯하다.
교주의 성적 착취나 무지몽매한 우중의 맹신보다 더 중요한 사이비 종교의 문제는 호위집단의 보상(수익) 메커니즘에 있다. 원인도 해결방안도 거기서 찾아야 한다. 그걸 파헤치지 못하면 <나는 신이다>와 같은 다큐 백 개를 만들어도 선정적인 호기심만 자극하고 말 것이다. 조성현 pd의 후속작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