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를 성공하려면 해야 할 일
2. 자는 것을 기록하라.
수면은 다이어트에 중요한 요소 이기도하거니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않으면 아무리 식단 조절과 운동을 하더라도 몸의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먹는 것이 에너지의 보충이라면 운동은 에너지 및 근육을 포함한 육체의 소비이고 수면은 소비된 육체와 정신의 회복을 의미한다. 회복되지 않은 몸과 정신으로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게 되면 건강을 오히려 해칠뿐더러 다이어트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수면의 양의 중요성을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게다. 늘 잠이 부족한 사람은 살이 찌게 되어 있다. 그리고 많은 잠을 잔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 수면시간에 일어나는 일들을 아래에 열거하겠지만 항상 적정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면의 규칙성도 중요하다. 매일 같은 시간에 잠들고 같은 시간에 깨어나기는 사실 무척이나 어렵지만, 적정 수면시간인 7시간을 맞추기 위해 앞뒤로 30분 정도 여유를 두고 잠을 자려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나는 야간에 일을 했기 때문에 낮 동안 자야 했는데 낮에 자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항상 정해진 시간에 잠들려고 노력했고 정해진 수면시간까지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계속 연습했었다.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수면은 총 4단계로 구분된다고 한다. 깊은 수면, 얕은 수면, REM 수면, 그리고 깨어있는 단계가 그것들이다.
깊은 수면 동안 호흡, 심박수, 뇌파는 가장 낮아지고 이때 신체의 충전과 회복의 과정을 거치는데 이 과정이 짧으면 자고 일어나더라도 피곤하게 된다. 표준 범위는 총 수면시간의 10~12% 정도라고 한다.
얕은 수면은 수면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데 깨어 있을 때부터 잠들 때까지가 포함되고 몸이 움직이거나 쉽게 잠에서 깰 수 있는 상태이다.
REM 수면은 Rapid Eye Movement, 즉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의 수면인데, 이때 근육은 이완되고 맥박과 호흡은 빨라지며 생생한 꿈을 꾸기도 한다. 대부분의 렘 수면은 전체 수면의 후반부에 일어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면 양이 줄어들 수도 있고 잠에서 깨어난 뒤 꿈이 생생하게 기억날 수도 있다. 전체 수면의 19~27% 정도가 표준 범위라고 한다.
수면 중 완전히 깨어 있거나 잠을 자는 도중 잠깐 뒤척거리는 시간이 깨어 있는 상태인데, 불면을 제외하고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하며 전체 수면의 0~9% 정도가 표준 범위이다.
여기서 표준 범위라 함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4시간 이상의 잠을 잤을 때의 이야기이다.
이토록 중요한 수면을 어떻게 기록해야 할까.
아주 기초적인 것이겠지만, 언제 잤는지, 언제 일어났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우선이다. 위에서 언급한 수면의 규칙성과 수면시간을 측정하기 위함이다. 그렇다면 나의 수면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정말 잘 자고 있기는 한 건지, 나는 깊은 수면, REM 수면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 수면의 상태가 궁금해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현대 과학이다. 그렇다고 해서 뇌파 측정이나 심박측정 센서를 가슴에 머리에 달고 잘 수는 없는 노릇이다(의학드라마를 찍는 것도 아니고). 약간의 투자가 필요하지만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를 이용하면 쉽게 수면상태를 측정할 수 있고, 앱에도 기록이 남는다. 잘 때 밴드나 워치를 끼고 자는 것이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겠지만 몇 번 끼고 자면 그것도 버릇이 되어 나쁘지 않다. 밴드는 통상 배터리가 최소 1주일 이상 가기 때문에 잘 때 착용해도 별 무리가 없지만 워치의 경우 보통 24시간이 지나면 배터리가 방전되기 때문에 수면시간에 착용할 경우 다른 시간 (샤워, 업무 등)에 충전을 해 줄 필요는 있다. 나는 지난 3월까지 샤오미 밴드를 쓰다가 분실하는 바람에 갤럭시 워치 4로 어쩔 수 없이 갈아 탄 경우인데, 밴드는 2~5만 원, 워치는 20만 원대 안팎이다. (갤럭시 워치는 타사 폰과 잘 연동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LG폰에서 보급형 갤럭시로 갈아 탄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들만의 리그...)
스마트밴드나 스마트워치가 수면을 체크하는 원리는 크게 2가지이다. 몸이 수면상태로 누웠는지 뒤척이는지 신체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가속도 센서가 그 하나인데, 가속도 센서는 호흡과 같은 미세한 움직임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수면상태, 수면의 질 등을 파악하는데 쓰인다. 다른 하나는 심박센서인데 심박 지수, 심박변화, 심박 편차 등을 측정하여 가속도 센서와 함께 전체적인 수면 단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한다. 이외에 혈중 산소포화도 측정을 할 수 있는 센서가 있다면 혈중 산소를 측정하여 정상수치 (95~100%)를 벗어날 경우의 수면 중 무호흡 또는 호흡장애도 체크하는 기능을 한다. 코골이 감지 기능은 사실 밴드나 워치와는 별로 관계가 없다. 코골이 감지 기능이 있다고 해서 그걸 켜 놓으면 폰을 통해 코골이를 녹음하여 분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앱스토어에서 '코골이'라고 검색해 보면 폰으로만 작동하는 수십 가지의 앱을 보여주기도 한다.
수면 기록의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오늘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날짜) 나는 사실 잠을 충분히 자질 못했다. 7시간을 목표로 하여 잠을 잤어야 하는데, 새벽 3시 20분경에 잠이 들었고, 아침 8시 30분경에 잠이 깬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수면의 질은 어떠했을까.
생각보다 높은 점수가 나왔다. 81점.
5시간 10분을 잤다고 하지만 수면 중 깬 시간이 30분을 제외하면 4시간 40분 정도를 수면상태에 있었다는 것인데, 의외로 21%의 깊은 잠을 잤고, 상대적으로 얕은 잠이 적었을 뿐, 렘 수면과 함께 표준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 높은 점수로 나온 듯하다. (맨 아래쪽 수면 중 혈중 산소 90% 미만 1분 40초 동안 나는 뭘 했을까)
내 나이대의 평균 점수는 49점이라고 한다 (아차, 나이가 노출되어 버렸다. ㅡ.ㅡ;;) 수면시간이 조금 짧았을 뿐 수면의 주기, 깨는 정도, 깊은 수면, 렘 수면 등의 질이 좋아 신체적 정신적 회복이 높았던 덕에 81점이라는 결과가 나온 모양이다.
잠을 많이 자면 점수는 더 높아질 수 있을까?
바로 하루 전 일요일의 수면 상태이다. 비슷한 시간대에 잤지만 거의 정오가 다 되어 일어나, 8시간 15분의 수면을 취했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수면의 질은 아까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68점이다. 많은 잠을 잤음에도 점수가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잦은 수면 중 깸 때문이기도 하고, 깊은 수면이 적어서인 때문이기도 하다. 얕은 수면과 렘수면은 표준 범위 안에 들지만 깨거나 깊이 잠들지 못한 것이 긴 잠에도 불구하고 질이 (상대적으로) 낮은 잠을 잤다고 말해 준다. 수면 중 혈중 산소는 어떠한가. 무려 9분 2초 동안 나는 피에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호흡 장애 시간이 있었음을 말한다.
위 두 사례들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는 중에도 많은 칼로리 소모가 있었다는 것이다. 신체적 정신적 회복을 위해서도 많은 열량이 필요하다. 흔히 다이어트를 한다고 적게 먹으면 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신체적 정신적 소모와 회복에 필요한 열량만큼은 꼭 먹어야 비로소 건강한 다이어트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축적되는 data에서, 다이어트를 위해 그리고 건강을 위해 내가 얼마나 자야 하고 어떻게 자야 하는지를 일깨워 주는 정보를 얻었다는 의미에서 '잠을 기록'하는 의미를 두고자 한다. 그리고 실행해야 한다. 다이어트를 위해, 그리고 성공했다면 성공한 다이어트를 유지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