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i 1억 명 돌파: 단일 문화는 죽었다

Augmented CES2026 (4)

CES2026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현장의 생동감과 체감은 글이나 말로 온전히 전달할 수 없다.
하지만 정보의 밀도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장보다 온라인 자료가 더 풍부하고 다양하다. 전체를 조망하려 한다면 오히려 온라인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여러 자료를 모아 해석하고 의미를 더했다. 과거의 발자취를 찾아 현재 자료에 맥락을 덧붙였다. 이른바 'Augmented CES2026 for Creative Industry'다. 현장에 가지 않은 이들만이 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이 아닐까.

총 10여 편으로 나누어 정리할 예정이다. 1월 29일 저녁에는 오프라인 모임을 열 계획이다. 최종 PPT 파일은 현장 참여자들에게 공유하겠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제일 아래 구글폼에 기입해 주시길)


영상 시장에서 그나마 시장을 만들고 주목을 끌고 있는 건 Netflix와 tubi 정도다. 유료방송시장이 전성기 대비 45% 수준에서 어느 정도 바닥이 형성되는 분위기고, 콘텐츠 진영은 새로운 영상 플랫폼 시대에 아직 초최적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유료방송이 무너진 그곳에서 성과를 보이는 곳이 OTT 진영에서는 넷플릭스고, FAST 진영에서는 tubi다. (tubi를 FAST 진영의 대장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긴 하지만)


CES2026에서도 어김없이 tubi가 세션에 등장했다. 이번에는 C Space Studio다. 제프 루카스(Jeff Lucas, tubi CRO)는 호기 있게 "단일 문화(Monoculture)의 종말"을 선언했다. 자신감이다. 어둡잖은 신참내기들이나 내뱉을만한 언명이다. 그는 대중이 모두 같은 콘텐츠를 소비하던 시대가 저물었고, 그 자리에 개인의 세분화된 취향을 깊이 파고드는 '팬덤(Fandom)' 중심의 전략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Mass 시장이었던 TV도 팬덤 중심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It's all about talking about free. It's all about talking about we provide them with fandoms.


CES2026 C Space Studio의 호스트인 제임스 코테키(James Koteki)는 tubi가 단순한 무료 콘텐츠 플랫폼을 넘어 실제 수익(Revenue)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어떻게 안착했는지를 물었다. 또한 제프 루카스가 무대에 들고 나온 토끼 인형 '투부부'(Tububu)를 화두로 던지며, 단순한 마스코트를 넘어 tubi의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물리적인 상징으로 확장된 배경도 물었다. AI 기술이 실제 콘텐츠 발견 과정에 미치는 영향과 광고주들이 궁금해할 '수익과 현실이 만나는 지점(Where revenue meets the road)'에 대해서도 물었다.


MAU 1억 명이라는 성과를 들고 나온 제프 루카스는 쉽지 않은 질문에 시공일관 당당하게 발언을 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는 OTT와 유료방송이 도달하지 못하는 독자층이 있고, 이를 tubi가 파고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위 기존 미디어가 접근 불가능한 독자적인 시청자층이 있고, 이들이 바로 tubi의 가입자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1억 명의 월간 활성 사용자(MAU)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이들 tubi의 1억 명이 90%는 방송에서, 80%는 케이블에서, 70%는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찾을 수 없는 사용자들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주 시청자층이 18~34세 청년층이라고 밝힌 대목이다. tubi의 핵심 시청자인 이들은 다양한 인종과 배경을 가진 다문화 그룹일 뿐만 아니라, 케이블 TV를 끊었거나(Cord-Cutters) 아예 가입해 본 적이 없는 '코드 네버(Cord-Nevers)' 세대다. 또한 무료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상위 25% 시청자의 평균 소득이 15만 달러(약 2억 원)를 상회한다는 데이터를 제시하며, tubi가 단순한 저가형 미디어가 아닌 구매력 높은 소비자가 모인 필수 광고 플랫폼임을 역설했다. 만약 루카스의 말이 맞다면 이는 전체 인구 구성분포 대비 tubi가 효과적인 광고 매체로 포지셔닝을 할 수 있게 된다.


We have 300,000 pieces of content... We allow for anyone to come on and go as deep as they want to go


이 대목에서 루카스는 '토끼굴(Rabbit Hole)'이란 단어와 "단일 문화는 죽었다(The monoculture is dead)"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세대가 변했다. 과거처럼 대중이 하나의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SF, 공포, 판타지 등 각자의 취향에 맞는 '팬덤'을 찾아 깊이 몰입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James Lucas가 tububu를 소개하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tubi는 자신들만의 관심사에 맞는 충분한 콘텐츠를 제공할 만큼 충분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단순히 30만 개 이상의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면 이용자 개인의 차별화된 선호를 충분히 만족시킬 만큼의 콘텐츠 양이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루카스는 tubi를 토끼굴에 비유했다.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 바로 tubi가 만든 투부부란 마스코트다.


tubi의 성공은 단순히 무료 서비스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에게 각자의 팬덤을 찾아주는 '취향 발견의 장'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어김없이 등장한 것이 AI였다. 초개인화된 콘텐츠는 자칫 사용자에게 '선택의 역설'로 인한 피로감을 줄 수 있기에, 머신러닝(ML)과 AI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tubi의 AI는 단순한 인기 순위 추천을 넘어, 시청자가 현재 무엇을 보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어떤 새로운 장르가 그들에게 반향을 일으킬지를 예측하여 연결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가 길을 잃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탐험할 수 있게 하는 핵심 기술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다음은 수익모델이다. 여기서 루카스는 '사용자 경험 중심의 광고'란 표현과 '인스턴트 커머스'(Instant Commerce)란 용어를 선보였다. 루카스는 tubi가 통상적인 FAST(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 서비스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실제 시청 형태는 96%가 주문형 비디오(VOD)로 이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을 보면 tubi 서비스가 Live보다 VOD 서비스가 주력임을 알 수 있다.


VOD 시청 환경에서 시청자는 시청 흐름이 끊기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tubi는 시간당 광고 시간을 4분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영상을 멈출 때 나타나는 '일시정지 광고(Pause Ads)'와 화면 내에서 상품 구매로 바로 연결되는 '인스턴트 커머스(Instant Commerce)' 기능을 도입해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시청 경험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광고주에게는 높은 주목도와 구매 전환을 제공하는 tubi만의 차별화된 수익화 전략이라고 소개하면서 말이다.




이번 CES 2026 발표 내용을 과거의 행보 및 업계 데이터와 비교 분석하면 tubi의 진화 과정을 조금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일단 2020년 FOX가 인수한 tubi는 25년에 비로소 1억 명 MAU와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FAST 서비스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본문에 나온 것처럼 FAST도 가지고 있는 무료 영상 서비스 사업자로 이해하는 것이 보다 적확하다.


2023년 당시 tubi는 NFL 광고로 세 편을 선보였다. 그중 '인터페이스 중단(Interface Interruption)' 광고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실제 NFL 중계 화면이 송출되다가 갑자기 누군가 리모컨을 잘못 눌러 tubi 앱을 실행하는 듯한 '가짜 인터페이스'를 연출했는데, 이로 인해 수많은 시청자가 "내가 리모컨을 깔고 앉았나?" 착각하며 큰 소동이 벌어졌다. 덕분에 tubi는 확실한 인지도를 얻었다. 그 뒤 급격하게 가입자가 늘고, 이에 따라 광고 수익도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


Super Bowl 중에 이런 광고가 나왔다고 상상해 보시길


인터럽션 광고 외에 tubi rabbit과 토끼굴이 등장하는 광고 역시 이때 등장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유래한 토끼굴은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 어려운 이상하고 신비로운 세계나 정보의 늪으로 깊숙이 빠져드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때부터 tubi는 스스로 취향과 팬덤 기반의 서비스로 정체성을 삼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 이 세션에서 루카스가 들고 나온 tububu는 23년부터 발전시킨 토끼와 토끼굴을 조금 더 세련되게 마스코트화 한 것이라고 보면 될 듯싶다. 즉, tubi는 단순한 '무료' 가치를 넘어, 사용자가 30만 개의 콘텐츠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아 깊이 몰입하게 돕는 '개인화된 팬덤 플랫폼'으로 포지셔닝을 완전히 전환했다.


2023년 Super Bowl 광고, tubi rabbit이 처음 등장한다. 지금의 tububu와는 달리 기괴하다


이러한 전략은 실질적인 성장으로 이어졌다. 2024~2025년경 약 9,700만 명 수준이던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이번 발표를 통해 상징적인 숫자인 1억 명(100 Million)을 공식 돌파했다. 특히 넷플릭스 등 유료 OTT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유료 방송 경험이 전무한 '코드 네버(Cord-Nevers)' 세대와 고소득층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25년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NFL 생중계를 tubi가 진행하면서 tubi에 대한 세상의 시각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았다.


리더십과 미래 전망 Snapchat과 Viacom을 거치며 숏폼과 레거시 미디어를 모두 경험한 제프 루카스의 리더십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는 소셜 미디어 특유의 커뮤니티성을 긴 호흡의 영상 콘텐츠에 접목시켜, tubi를 단순한 '무료 영화 사이트'에서 'AI 기술과 결합된 차세대 개인화 미디어'로 진화시켰다.


이 대목은 설명이 좀 필요하다. 방송은 '온 가족이 거실에 모여 똑깥은 인기 드라마를 보는' 것이라고 한다면, 스냅챗과 같은 소셜 미디어는 각자 자기 방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특정 해시태그, 밈, 관심사만 깊이 파고드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 속에서 자연스럽게 커뮤니티성이 발생한다. 특정 공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 정도의 의미다.


이를 tubi에 적용하면 영화나 드라마 같은 '긴 호흡의 영상(Long-form)'을 서비스하지만, 운영 방식은 소셜 미디어처럼 "호러 매니아", "B급 무비 팬", "애니메이션 덕후" 등 세분화된 취향 그룹(커뮤니티)이 각자의 '토끼굴'에서 놀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전략을 썼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달리 이야기하면 호러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 호러 영화를 보려면 tubi에 가면 돼 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커뮤니티성이다. 그럼 질문은 남는다. 그만큼 충분한 콘텐츠가 있느냐는 것인데, 제임스 루카스는 이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을 하고 있다. 최신은 아니지만 말이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가 선언한 'Monoculture is dead(단일 문화는 죽었다)'는 메시지는 향후 미디어 시장이 보편적 대중성을 좇는 모델에서 벗어나, 철저히 개인화된 '팬덤 비즈니스'로 재편될 것임을 예고하는 중요한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과연 tubi의 성장이 CP인 채널사업자들에게는 어떤 이익으로 작용하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서로 다른 기호를 가진 사람들의 팬덤에 소구 한다는 것은, 팬덤 기반이 만들어지지 않은 CP는 수익 구조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취향의 집결체로서 플랫폼 사업자인 tubi의 수익성은 개선되겠지만, 파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CP는 다른 셈법이 필요하다.



오프 세미나 참여 신청서는 여기서 (https://forms.gle/c5iNbKvBEZzRAoL56)

Augmented CES 2026 for Creative & Entertainment Industry
1) AI는 창작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2) 리테일 사업자가 광고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다
3) 탈(脫) 알고리즘 시대: Z세대는 '토끼굴'로 숨어든다
4) tubi 1억명 돌파, 단일 문화는 죽었다.
5) 데이터는 팩트지만 진실은 아니다
6) 구독료 따위는 잊어라,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당신의 지갑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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