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mented CES2026 (8)
CES2026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현장의 생동감과 체감은 글이나 말로 온전히 전달할 수 없다.
하지만 정보의 밀도라는 관점에서 보면, 현장보다 온라인 자료가 더 풍부하고 다양하다. 전체를 조망하려 한다면 오히려 온라인이 더 적합할 수 있다. 여러 자료를 모아 해석하고 의미를 더했다. 과거의 발자취를 찾아 현재 자료에 맥락을 덧붙였다. 이른바 'Augmented CES2026 for Creative Industry'다. 현장에 가지 않은 이들만이 할 수 있는 나름의 최선이 아닐까.
총 10여 편으로 나누어 정리할 예정이다. 1월 29일 저녁에는 오프라인 모임을 열 계획이다. 최종 PPT 파일은 현장 참여자들에게 공유하겠다. (참석을 희망하시는 분들은 제일 아래 구글폼에 기입해 주시길)
2026년 1월,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조명 아래 열린 CES 2026. 전 세계 기술과 콘텐츠의 미래가 논의되는 이 자리에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Prime Video)의 인터내셔널 부문 부사장(VP) 켈리 데이(Kelly Day)는 스트리밍 전쟁의 승자가 되기 위한 그들만의 독특한 '방정식'을 풀어놓았다.
매년 아마존은 CES에 참석했지만, 대부분은 기술과 콘텐츠의 결합,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AVOD)의 확장 등을 이야기해 왔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달랐다. 원래 켈리 데이는 인터내셔널 비즈니스만 담당했었다. 그러다 2025년 4월부터 인터내셔널 오리지널(제작) 부문까지 총괄하게 되었다. 그녀가 콘텐츠 전반에 걸친 전략을 이야기하게 된 것에는 이런 배경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전 세계 240개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 비디오의 '고객 최우선(Customer First)' 철학을 강조하며, 단순히 미국 콘텐츠를 수출하는 것을 넘어 '현지화를 통한 글로벌 확산(Local for Global)' 전략이 어떻게 스페인(Culpa 시리즈)이나 독일(Maxton Hall)의 로컬 콘텐츠를 전 세계적인 히트작으로 만들었는지 설명했다.
그럼 이 논의를 조금 더 상세하게 들여다 보자.
"We start with the customer first... how do we deliver the best possible selection at a price that people find value in.
아마존 프라임은 글로벌 서비스다. 모든 글로벌 서비스 사업자는 글로벌이란 규모와 로컬 시장의 니즈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글로벌이란 전체 시장에서 통용되지만 로컬 시장에서는 작은 파이를 가지는 콘텐츠와 로컬에서는 큰 파이를 차지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작은 파이를 차지하는 콘텐츠 사이에서 고민을 해야 하기 떄문이다. 최선은 특정 로컬에서 성공을 하고, 덧붙여 글로벌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성공을 거둔다면 최선이 된다. 마치 한국 콘텐츠가 아시아에서,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길 기대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맥락에서 켈리는 의미 심장한 발언을 한다.
"It isn't going to work elsewhere... if it doesn't work for the local customer."
스페인, 브라질, 일본 등 각국 현지 관객이 가장 먼저 만족할 작품을 만들 때, 오히려 소셜 미디어와 팬덤을 타고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때 중요한 워딩이 팬덤이다.
켈리는 최근 몇 년간 '북톡(BookTok)' 등 소셜 트렌드와 결합하여 소설이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가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북톡은 책을 소개하는 틱톡 영상을 말한다. 2020년부터 옛날 책들이 갑자기 흥행을 하는 경우가 생기곤 했다. 이 원인을 찾아보니 대부분 이 북톡에서 기인한 것들이었다. 틱독에서 #BookTok으로 검색하면 손쉽게 찾을 수 있다. 이제는 서점에서도 대놓고 BookTok에서 인기있는 책들을 소개할 정도가 되었다.
BookTok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것은 상징적으로 팬덤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북톡에 소개되었던 작품등이 영상화되는 것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켈리는 바로 이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게임 원작의 Fallout, 소설이 원작인 The Summer I Turned Pretty, 그리고 스페인 소설 원작인 My Fault(Culpa Mia의 삼부작)등의 사례가 그것이다.
Culpa는 스페인 영화다. 1편 Culpa Mía의 성공에 이어, 2025년 10월에 후속작인 Culpa Nuestra가 공개되며 영어권 국가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번에 삼부작인 My fault를 제작중이다. 독일에서 제작한 영 어덜트 시리즈인 Maxton Hall은 2024~2025년에 걸쳐 비영어권 콘텐츠 중 역대급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로컬 콘텐츠의 글로벌화' 전략의 대표 성공 사례가 되었다.
이미 형성된 팬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로컬의 성공이 글로벌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거꾸로 설명하면, 이미 로컬과 글로벌 팬덤을 가지고 있는 원작에 기반해서 영상을 제작하는 것이 콘텐츠 제작의 실패를 줄이는 길이라고 본다는 말이다. 국내에서 이미 팬덤을 가지고 있는 웹툰이나 웹소설 기반의 작품이 늘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해당 웹툰과 웹소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금상첨화인 셈이다.
이런 맥락에서 2026년에는 이사벨 아옌데의 소설 House of Spirits를 원작으로 하는 8부작 미니 시리즈를 방영할 예정이다. 스페인이란 로컬의 이야기지만, 글로벌에서 이미 인지로를 확보한 원작을 통해 로컬과 글로벌 시장을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장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것들 중 하나가 스포츠다. 최근 들어 거의 모든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앞다투어 스포츠 중계권을 긁어모으는 것은 그 팬덤의 깊이만큼 가입자 유치와 유지에 결정적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중계권의 가격이 치솟고 있는 것이 문제일 뿐 스포츠는 확실히 매력적인 콘텐츠라는 것은 분명하다. 아마존 프라임도 미국 내 NFL, NASCAR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챔피언스리그(UCL), 윔블던, 크리켓 등 티어 1(Tier 1) 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켈리는 숨기는 않늗다. 스포츠 팬덤은 비교 불가한 수준의 충성도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관객을 유입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것을 분명히 한다. 로컬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종목이 있다면 이 역시 편입의 대상일 거다.
Fandoms around sports are pretty unparalleled... and have a very unique ability to bring in and engage audiences.
이번 캘리의 대담은 과거와는 현저히 다르다. 2022~2024년 켈리 부임 초기에는 대부분 숫자로 설명했다. 예를 들어 "25개국에서 280개의 로컬 오리지널을 런칭했다"는 식이다. 당시에는 일본, 인도 등 신흥 시장의 구독자 확보(Acquisition)가 주목적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순 제작을 넘어, 성공한 IP의 '프랜차이즈화'에 집중하고 있다. 스페인의 Culpa 시리즈나 LOL(Last One Laughing) 예능 포맷처럼, 하나의 성공한 IP를 여러 나라 버전으로 만들거나 시즌제로 확장하여 검증된 팬덤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콘텐츠 산업이 갈수록 경쟁강도가 높아지고 있고 성공확률이 낮아지고 있으니, 검증된 작품에 집중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포츠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예전에도 스포츠를 언급하기는 했으나, 미국 내 'Thursday Night Football' 독점 중계 등 특정 지역, 특정 종목에 국한된 실험적 투자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NBA 중계권 확보(일부 국가)와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등 글로벌 티어 1 스포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스포츠가 단순 부가 서비스가 아닌, 프라임 멤버십 유지의 핵심 기둥(Pillar)으로 격상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아마존 프라임의 포지션 변화다. 프라임 서비는 부가 혜택의 비디오 서비스 성격이 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타사 OTT(Max, Paramount+ 등)를 품는 '채널(Channels)' 비즈니스가 완전히 자리 잡았다. 켈리 데이는 이를 "포켓 나이프"처럼 다재다능한 툴로 묘사하며, 경쟁사를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품어서 수익을 내는 '슈퍼 앱(Super App)' 전략이다. 넷플릭스 대비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들이 이합집산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강한 쪽에 모이는 현상이지 않을까?
오프 세미나 참여 신청서는 여기서 (https://forms.gle/c5iNbKvBEZzRAoL56)
Augmented CES 2026 for Creative & Entertainment Industry
1) AI는 창작의 도구로 자리 잡았다
2) 리테일 사업자가 광고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다
3) 탈(脫) 알고리즘 시대: Z세대는 '토끼굴'로 숨어든다
4) tubi 1억 명 돌파, 단일 문화는 죽었다.
5) 데이터는 팩트지만 진실은 아니다
6) 구독료 따위는 잊어라,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당신의 지갑을 노린다
7) AI, 기어를 올리다
8)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2026년 전략을 엿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