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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 Jul 11. 2022

적어도 백세까지 건강하게! 마흔다섯에 바프에 도전하다.

두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주 정상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삶을 사는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다. <백 년을 살아보니>의 저자, 김형석 교수님도 100세가 넘도록 강연을 하시며 왕성한 저작 활동을 하고 계시다. 그리고 <늙지 않는 비밀>에서 읽은 첫 문장은 가히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22세까지 산 장 칼망.. 그는 85세에 펜싱을 배우기 시작했고, 100세가 넘어서도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칼망의 삶은 우리 모두가 원하는 삶을 대변한다.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 말이다.”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나이 들어도 건강한 삶'이 내 인생 화두로 다가왔다.


100세 시대라고 한다. 수명이 길어졌다. 그런데 단지 수명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건강수명’이 중요하다. 골골하면서  자리에 누워서 오랜 시간을 보내다 수명을 다할 것인지, 죽기 직전까지 돌아다니며 의미 있는 활동을 할 것인지. 당연히 나는 후자다. 누구라도 후자를 선택한다. 같은 수명이라도 ‘건강수명’이 중요하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평화주의자이며 "조화로운 삶"을 실천한 스코트 니어링은 100세까지 손수 땔감을 마련하고 노동하며 건강한 자연주의 삶을 살다가, 100세 생일을 맞이하여 더 이상 자신의 쓸모가 없어졌음을 인정하고 스스로 곡기를 끊어 생을 마감한다.


"나는 내가 쓸모가 있는 만큼 오래 살고 싶소. 내가 쓸모 있는 존재일 수 있는 한 계속 살고 싶소. 내가 당신을 위해 나무를 운반할 수조차 없다면, 나는 가는 게 나을 거요."


스코트 니어링만큼의 용기는 아니더라도, 내 수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이 세상에 도움이 되며 온전한 건강을 유지한 채 삶을 살고 싶다. 모든 사람들의 바람이기도 하다.




( 꾸준히 하려면 치우침이 없어야 한다 )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 했던가. 늦게 독서의 재미에 빠져서 책만 읽었다. 몸이 점점 불편해졌다. 눈은 침침하고, 어깨는 경직되고, 허리가 아프다. 몸이 힘들지 않다면 좀 더 책을 읽을 수 있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다 뒤늦게 독서와 운동은 병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평생 읽으려면 건강해야 하고, 건강하려면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이라는 구문이 떠오른다. 아주 단순한 것에 진리가 담겨 있다.


이런 깨달음을 통해 ‘운동’을 편한 마음으로 즐기게 되었다. 책을 통해 정신 건강을 유지하고, 운동을 통해 신체 건강을 유지한다. 이러한 깨달음이 나를 도수치료를 받을 용기를 줬고, 필라테스 수업에 즐겁게 참여하고 PT 받으며 흘리는 땀을 좋아하게 됐다.


러너스 하이라고 들어봤는가? 이 용어는 캘리포니아대 심리학자인 아놀드 J 맨델이 1979년 발표한 정신과학 논문 ‘세컨드 윈드(Second Wind)’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한마디로 30분 이상 달리면 몸이 가벼워지고 머리가 맑아지면서 경쾌한 느낌의 도취감을 경험하는데 이것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 혹은 ‘러닝 하이’(running high)라고 한다. 러너스 하이에 영향을 주는 물질이 엔돌핀이라고 알려져 있다. 엔돌핀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모르핀과 같이 기분을 좋게 하고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고 리듬감이 생기고 피로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힘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엔돌핀은 운동 강도가 높아져 산소가 줄어드는 무산소 상태가 되면 급증하게 된다. 달리기나 마라톤에 중독된 사람들은 러너스 하이를 경험해 본 사람들로 이 행복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나도 공원에서 달리기를 하거나 마이마운틴 경사 걷기를 하다 보면 힘든 구간인데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낄 때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러너스 하이’라는 생각을 했다. 운동중독이란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 이런 기분이라면 운동중독 한번 되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그러나 꼭 '러너스 하이'가 아니더라도 운동을 하고 나면 그렇게 개운하고 상쾌할 수가 없다. 운동 후 샤워하고 나왔을 때 느끼는 그 상쾌함과 건강함으로도 운동중독되어 볼 만한다. 건강한 운동중독 말이다.


운동을 통한 이러한 쾌감과 즐거움은 느껴 본 사람들이 만이 아는 황홀함이다. 책도 읽어본 사람들만이 아는 황홀함이 있다. 독서와 운동이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인생을 살면서 이 둘만 잘 챙겨도 즐거운 인생,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장담한다. 신체적 건강함과 지적 건강함을 함께 챙기는 매우 훌륭한 삶의 방식이다. 몸과 마음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은 나를 안정적인 삶으로 이끈다.




( 늙지 않는 비밀, 텔로미어 효과 )


김형석 교수의 <백 년을 살다 보니>에서는 인간은 75세까지 성장 가능하다고 한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좋아하고 배움을 추구하는 나는 이 말을 듣고 너무 반가웠다. 아직도 나에게는 즐길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로 들렸고 75세까지 새로운 것에 대해 도전하는 용기를 가져도 되겠구나 안도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80세에 개인전을 열고,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되지 않았던가.


<늙지 않는 비밀>이라는 책에서는 건강에 대한 기준을 더 뒤로 밀어낸다. 서문에 소개된 칼망은 85세에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고 100세가 넘어도 건강한 삶을 유지한다. 책의 저자는 노벨 의학상을 받은 분자생물학자 엘리자베스 블랙번과 건강 심리학자인 엘리사 에펠이다. 이 책은 노화에 관한 분자생물학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텔로미어와 텔로머라아제에 관한 이야기. 과학적으로 증명된 인체의 신비, 노화의 비밀을 알게 되는 즐거움에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닫는다. 과학은 모호하고 의문투성이인 인생 질문들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도와주는 사실과 근거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내가 가진 삶에 대한 가치관과 태도, 그리고 믿음을 굳건히 할 수 있다.


여하튼, 이제는 건강수명을 늘리기 위해 왜 운동을 해야 하는지, 왜 긍정적으로 생각해야 하는지, 잠을 푹 자야 하는지,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이것들이 왜 건강수명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이해했으니 실천만 하면 된다.


텔로미어는 그리스어 '텔로스(끝)'와 '메로스(부분)'의 합성어로 6개의 뉴클레오티드(AATCCC, TTAGGG 등)가 수천번 반복 배열된 염색체의 끝단을 말한다. 즉, 염색체 말단의 염기서열 부위를 가리킨다.

방송 <생로병사의 비밀>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손상이나 다른 염색체와의 결합을 방지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텔로미어는 세포가 한 번 분열할 때마다 그 길이가 조금씩 짧아지며, 세포분열이 일정한 횟수를 넘어서면 그 길이가 아주 짧아지면서 해당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죽게 된다. 이는 늙거나 손상된 세포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살하는 이른바 '세포소멸'이라고 불리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이에 텔로미어를 '생명 시계'라 부르기도 한다.  


'텔로머라아제(telomerase)'라는 효소는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막아준다. 건강한 상태란 텔로미어가 세포분열을 계속하는 상태이다. 즉, 텔로미어가 아직 충분히 긴 상태로, 텔로미어의 마모가 덜하고 텔로머라아제가 풍부할 경우 건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 책은 텔로미어를 길게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으로 크게 5가지를 제시한다. 건강한 사고 패턴 가지기, 운동하기, 7시간 이상씩 자기, 건강한 음식 섭취하기, 사회적 결속이 그것이다. 우리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단, 이러한 행동들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알게 됐다는 것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이익이다.


건강한 사고 패턴, 운동, 잠, 음식, 사회적 교류. 이 다섯 가지 중 내가 당장 실천할 것은 무엇인가? 생각한다 그리고 실천한다..




( 죽기 전까지 걷고 싶다면 스쿼트를 하라 )


파워 필라테스라는 수업을 통해 근력 운동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여러 동작중 무엇보다도 파워 플레이트 위에서 하는 스쿼트 동작이 너무 힘들었다. 허벅지에 찌릿찌릿하고 끊기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 그런데 수업을 끝내고 나오는 길에 생각지도 않게 몸이 상쾌하다. 스쿼트가 주는 효과였다. 필라테스 수업을 받으며 점점 몸이 좋아졌고 동시에 '스.쿼.트'를 한번 파헤쳐봐야겠단 생각을 했다.


서점에 가서 스쿼트에 관한 책이 있는지 찾아본다. 내 눈에 딱 들어온 책이 바로 <죽기 전까지 걷고 싶다면 스쿼트를 하라>이다. 역시나, 스쿼트는 건강수명을 보장하는 운동이었다. 우리는 나이 들어서도 건강한 삶을 꿈꾼다. 그냥 수명은 중요하지 않다. 건강수명이 중요하다. 이 건강수명을 갖기 위해서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스쿼트다. 죽기 전까지 걷고 싶다면 스쿼트를 해보자.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튼튼한 하체를 가져야 하고, 이런 튼튼한 하체를 가지기 위해서 스쿼트가 제격이다라는 말씀. 스쿼트를 제대로 해보기로 마음먹었으니, 이왕에 어떤 점에서 좋은지 책의 내용을 눈여겨 읽어본다. 새로운 내용도 알게 된다. 넓적다리 근육량이 많은 사람일수록 뼈의 강도가 높단다. 골다공증에도 좋단다.


"온몸 근육의 60%는 하체에 있으므로 스쿼트를 하는 것으로 효율적인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 그리고 스쿼트를 할 때는 발바닥 발등, 가슴, 목의 근육도 함께 사용한다. 즉, 스쿼트를 하는 것만으로 온몸의 근육을 단련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중요한 근육은 걷거나 뛰는 것만으로는 충분히 작용하지 않는다. 스쿼트처럼 무릎을 90도로 구부려서 체중을 실어 강한 자극을 줌으로써 보다 큰 근육의 변화를 가질 수 있다." <죽기 전까지 걷고 싶다면 스쿼트를 하라>


본격적으로 "스.쿼.트"를 하기로 마음먹고 모닝 루틴에 스쿼트를 넣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따뜻한 물을 마시고, 유산균을 하나 챙겨 먹고 스쿼트 30회를 한다. 자세를 제대로 해야 운동이 된다. 천천히 내려갔다가 낮은 자세에서 멈춘 뒤 다시 일어난다. 제대로 하려면 1회에 10초가 소요된다.

    

10회를 할 때부터 몸에 반응이 온다. 다리가 묵직해진다. 온몸의 땀샘이 반응하는 것이 느껴진다. 등과 가슴, 목과 팔, 허리와 다리 등 몸의 전체 부위에서 열기가 올라온다. 그리고 미세하게 땀들이 삐질삐질 삐져나온다. 열기와 땀. 좋은 느낌이다. 30회까지... 참아야 한다. 드디어 30회. 몸이 개운하다. 간단하게 5분 스쿼트로 오늘 하루도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다.




( 마흔다섯에 바디 프로필을 찍고 평생 고질병인 빈혈을 극복하다 )


운동이 내 삶에 자리를 잡으며 점점 근육 있는 몸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특히 복근과 등근육이 너무 부러웠다. 복근과 등근육, 그리고 단단한 엉덩이 근육을 나도 가져보고 싶었다. 제대로 근육을 만들려면 계기가 필요할 것 같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마흔다섯이라는 나이에 바디 프로필을 찍기로. 장 칼망은 85세에 펜싱을 시작했고 모지스 할머니는 76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에 비하며 45살은 무척이나 젊은 나이다^^


목표는 '건강하게 바디 프로필 찍기'로 정했다. 무리하지 않았다. 2달 반의 기간 동안 주 2회 개인 PT를 받았고, 매일 선생님에게 그날 먹은 식단과 운동을 점검받았다. 그렇게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착실히 식단 관리와 운동을 했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 등근육이 생겨있었고, 배에도 복근이 점점 선명해져 갔다. 신기하고도 짜릿한 경험이었다. 불가능할 것 같았던 바디 프로필을 무사히 찍었다. 평생 가장 어려울 것 같았던 ‘복근 만들기’ 버킷리스트를 성공적으로 해냈다. 평생 가장 건강한 몸과 이쁜 몸매를 가지게 되었다. 남편도 인정한다. 지금껏 자기가 보아온 몸매(?) 중에 지금의 몸매가 가장 이쁘다고...


무엇보다 바디 프로필을 찍고 내가 만족하는 것은 평생 나의 고질병이었던 빈혈을 극복했다는 사실이다. 나는 어릴 적부터 항상 빈혈을 달고 살았다. 16년 전 한국은행에 입사할 때도 채용과정에서 받은 검강검진에서 '빈혈'이 나와 합격이 보류되었다. 전날 남편과 소고기를 열심히 먹은 뒤에 재검을 받아 겨우 통과한 사실을 지금은 웃으며 얘기한다. 그때는 얼마나 조마조마했는지. 하마터면 입행 못할 뻔했다.  


매년 건강검진을 받을 때마다 혈액검사 결과가 나를 불편하게 했다. 항상 적혈구가 모자랐고 혈색소 수치도 낮았다. 지금 찾아보니 백혈구 수치도 간당간당하거나 심하게 낮게 나온 경우도 있었다. 헉... 3.1 (정상은 4.0~10.0) 관련 대상질환으로 '급·만성염증, 빈혈, 각종 백혈병 등'이 있단다. 안다. 매년 같은 결과니.. 그러려니 했다. 소견으로는 항상 '균형 잡힌 식사'와 '재검'이 적힌다. 산부인과 가서 재검도 했지만, 말 그대로 재검... 결과는 똑같이 나왔고 철분제 처방해주면 한동안 먹다 말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세상에!! 바디 프로필을 준비하면서 했던 식단관리, 근육 비대, 운동으로 평생 나의 고질병인 빈혈을 단번에 고쳤다!!


바프 찍기 45일 전쯤(아직 근육이 만들어지기 전)에 건강검진을 받았다. 역시나 혈액검사 결과는 좋지 않다. 특히 백혈구 수치가 너무 안 좋다며 재검을 권한다. 바프를 끝내고 한 달가량 뒤에 혈액검사를 다시 받았다. 조마조마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데, 담당 의사 선생님으로부터 결과 상담 전화가 왔다.

"음.. 두 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ㅋㅋㅋㅋㅋ) 지금은 아주 정상적입니다. 아주 건강한 상태입니다!!"


아직도 선생님의 표현이 잊히지 않는다. "2달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혈액검사 결과의 수치가 내 평생 가장 좋게 나왔다. 백혈구 수치는 5.7(내 평생 5점 대를 넘어 가본 적이 없는데, 보통은 3점~4점대.... 정상 수치는 4.0~10.0), 혈색소도 정상치(이전에는 대부분이 혈색소 부족으로 나왔음..) 적혈구 수도 안정적(이전 결과는 두말하면 잔소리. 항상 모자라거나 간당간당함) 이다.


적어도 100세까지 건강하게!! 나는 앞으로도 주욱 식단 관리, 근육 만들기,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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