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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 Oct 20. 2023

여행으로 2주간 쉬기, 다시 진심을 다해 수영 배우기

여름휴가로 오랫동안 수영강습에 나가지 못했다. 여행을 하는 동안 마음 한구석이 영 불편하다. 2주 수업을 빼먹고 나는 과연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것인가? 여행을 가기 전에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라 한다. 선생님의 말씀에 용기를 얻어 그나마 편하게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강습8주차, 킥팝없이 자유형과 배영을 구사하다


여행을 다녀와서 첫날! 다른 회원들에게 지금 진도에 대해 물었다. 우려하던 사태가 벌어졌다. 지금은 킥판 없이 자유형과 배영을 한다고.. 아니 킥판 없이?? 잘 따라 갈 수 있을 지 걱정이다. 자연스럽게 나는 1번 주자에서 중반 이후 순서로 빠졌다.


[ 배영 ]

- 두팔을 위로 뻗고 두 손을 포갠 상태로 뒤로 누우며 물에 뜬다 

- 발차기를 하며 자세가 안정되면 팔을 내려 차려자세룰 한다

- 발차기 그리고 배영 팔돌리기를 하며 전진한다


킥판이 없다는 사실에 당황스럽지만 어떻게 되겠지란 생각으로 그냥 회원들 자세를 따라해 본다. 엉망인 자세지만 그래도 물에 뜨긴한다. 다른 회원들과는 다르게(?) 물이 내 얼굴위로 많이 철썩댄다. 자세가 엉망인가 보다. 물을 엄청 먹는다.


오랫만에 와서 힘들어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쌤은 중간중간 자세에 대한 피드백을 별도로 주신다. 감사하게도^^ 배영자세에서 허리와 엉덩이가 너무 아래로 내려가 있다고 한다. 허리를 올려주라고 하신다. 전신이 일자(즉 유선형)가 되는게 관건인 듯. 내가 머리를 너무 뒤로 젖히는 것 같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엉덩이가 가라앉나보다. 처음에 배영 배울 때, 고개를 약간 끌어당기라고 한게 기억난다.


올림픽수영장에서 신기초반에서 시작해서 주5회 수영을 하기 시작하고 거의 2달이 되어간다. 어슬프긴 하지만 그래도 킥판없이도 배영과 자유형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다. 감동이다. 점점 수영이 재미있어 진다. 이제 수업에서도 새로운 것을 가르쳐주기 보다는 반복을 시킨다. 특히 배영과 자유형을 번갈아 연습한다. 레인에서 서서 갈때는 배영, 올때는 자유형으로 수영한다.


배영이 은근 재밌다. 처음 배우는데다 오랜 기간 결석을 해서 자세는 엉망이지만, 그래도 몸이 떠서 가니까 재미가 붙는다. 어제 선생님이 지적해 주신 걸 상기하고, 턱을 몸에 살짝 당기니 몸이 더 잘 뜨는 느낌이다. 넘실대는 물을 많이(?) 먹긴 하지만 자유형보다 호흡도 쉽다. 


수업 초반에 1.2m 깊이에서 연습을 하다가 후반부엔 2m 깊이로도 들어간다. 은근 나는 깊은 것은 좋아하는 것 같다. 수영이 더 잘 되는 느낌이. 살아남아야 하니 보다 절박하게 수영을 하게 되는 듯^^


하루는 선생님 허리가 아프셔서 병원에 가셨다며 임시 선생님이 오셨다. 오늘 오신 선생님은 지금까지 배운걸 점검해 볼 수 있도록 수업을 진행해 주신다. 가끔 임시 선생님이 오시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 신기초 강습 내용 점검 ]

- 킥판 잡고 발차기와 음파

- 킥판 잡고 발차기, 팔돌리기, 음파

- 킥판 잡고 사이드 발차기

- 킥판 잡고 자유형 기본자세(왼팔 돌리고 오른팔 돌리며 음파)


아무래도 킥판을 잡으면 몸에 힘이 들어간다. 그리고 발차기와 호흡을 하는데 체력이 더 많이 소모되는 느낌이다. 요며칠 킥판 없이 수영할 땐(자세는 엉망이었지만..) 몸이 가볍다 느꼈는데, 오늘 킥판을 잡고 하니까 몸이 다시 무거워지고 호흡이 엄청 힘들고 숨가프다.


선생님이 자유형 호흡할 때 시선이 너무 뒤를 향한다고 지적해주신다. 아.. 이제서야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생각해 보니 나는 호흡하기 위해 얼굴을 들어올릴때 정수리를 숙이면서 약간 뒤쪽으로 시선을 가게 얼굴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하하... 이렇게 배운 적도 없는데... 


누군가가 지적해주기 전까지 잘못된 동작을 반복하는 것 같다. 최대한 시선이 뒤쪽이 아닌 오른쪽으로 가도록 의식한다. 왠지 숨쉬기가 전보다 편해지는 느낌이다. 하루에 조금씩 이런 깨달음이 쌓이면 점점 수영 실력이 늘것이라 기대한다. 그래서 수업에 빠지지 말고 자주 나와야 하는데... 


강습 9주차, 자유형 스타트 자세를 배워보자


8월의 강습 마지막 날이다. 오늘은 마지막이라 쉬엄쉬엄한다. 마지막으로 배운 것은 자유형 스타트 자세다.


[ 자유형 스타트 자세1 : 깊은 물속에서 바닥 차고 나아가기 ]

- 두손을 위로 뻗고 수직으로 물속으로 내려가기

- 바닥을 차면서 유선형으로 손을 뻗어 앞으로 나아가기

- 발차기하면서 안정된 자세가 되면 자유형 팔돌리기


[ 자유형 스타트 자세2 : 깊은 물속에서 벽면 치고 나아가기 ]

- 수직으로 풍덩 물속으로 들어가며(차려 자세에서 손바닥은 앞으로 향한 상태로 유지)

- 다리는 뒤로 뻗고, 손바닥을 이용해 물을 앞으로 밀어주면

- 몸이 뒤로 감

- 이때 발이 벽면에 다으면 치고 나가기


드디어 9월이다. 2달간의 신기초반을 마무리하고, 드디어 나도 이제 '초급'반이 되었다. 설렌다. 올림픽 수영장은 매년 3월과 9월에 선생님 교체가 있다고 한다. 9월 강습부터는 새로운 선생님과 수업을 진행한다. 홈페이지에서 우리반 선생님을 미리 확인하고 왔다. 여선생님이시다. 열정이 넘치시는 분 같다. 


역시 선생님은 다양하게 만나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신기초반 선생님도 무척 잘 가르치시긴 했는데, 또 다른 면에서 이번 선생님도 잘 만난 것 같다. 특히 이번 선생님은 여선생님이라 그런지 꼼꼼하시다. 9월달이 기대가 된다. 


[ 자유형 점검 ]

- 킥판 잡고 왼쪽팔 돌리기

- 킥판 잡고 오른쪽 팔 돌리기

- 킥판 없이 왼쪽 오른쪽 팔돌리며 자유형

- 팔은 머리랑 멀어지면 절대 안됨

- 팔을 돌릴때 광배근이 땡겨야 함 


자유형 점검을 하는데 어쩜 이렇게 일목요연할 수가!! 쪽집게 과외 받는 느낌^^ 


그리고 마지막에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신 두가지! 정말 이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광배근이라.. 근육 이야기만 나오면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광배근 땡기는 느낌은 누구보다 잘 알지.. ㅋㅋㅋ 집에서도 거울 앞에서 자세를 연습한다. 왠~~~~지 이번 선생님한테 제대로 수영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슬슬 자세교정이 필요한 시기가 온 듯하다

아주 기본적인 자세로 자유형과 배영은 할 수 있다. 재미도 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가끔 선생님께서 시키는 드릴들이 너무 어렵다. 속으로 투덜거리며 설렁설렁 수업에 임할 때도 있다. '아.. 나는 이게 너무 안되는데, 이런 건 안시켰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니, 내가 잘 할 수 있는 것들만 열심히 하고, 못하는 건 계속 못하는 상태로 머무른다. 새로운 걸 가르쳐 주면 살짝 짜증이 나기도... 허... 학생의 상태가 불량해졌다.


예를 들어 특히 나에게 힘든 자세는 사이드 킥이다. 왜 나는 사이드 킥이 안될까? 예전에 봤던 유튜브 영상들을 다시 찾아본다. 영상을 유심히 보다가 한가지 힌트를 얻었다. 영상에서는 시선이 거의 천장쪽을 향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시선이 옆을 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 "사이드" 킥이니까... ㅋㅋㅋ 킥이 "사이드"인데 난 얼굴까지 사이드로 해야 한다고 무의식 중에 생각했단 것 같다. 


뭔지 모를 '수영'에 대한 새로운 목마름을 느끼는 시기가 온 것 같다. 헉헉대면서 25m를 자유형이나 배영으로 갔다가 오는 아주 기초적인 수준말고 좀더 풍요롭게 수영을 즐기고 싶다. 어떤 자세로도 자유롭게 물 속으로 유영할 수 있는... 이런걸 원하면서도 사이드킥 하나에 절절매는 내가 못마땅하다. 이렇게 새로운 고민은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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