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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수 Oct 21. 2023

수영이 편해지는 그날이 나에게도 올까

유형 팔꺽기가 참 어렵다는 사실을 직접 배워보고 깨달았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물 밖에서 거울 보며 했던 동작 연습이 별로 실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물 속 느낌을 떠올리며 연습해야 한다. 나는 지금 물 속이다 생각하며.... 아... 팔꺽기 어렵다....


옛날 생각이 난다. 처음으로 수영을 시작하고 개인레슨 5회차에 선생님한테 물었었지. 

'선생님! 수영 잘하시는 분 들 보면, 자유형 팔돌리기 할때 팔꿈치가 굽어지던데, 살짝 꺾어서 들어올리면 안되나요? 그게 더 편해보이던데..' 선생님께서 얼마나 속으로 황당하셨을까.. 사람은 모르면 용감해지는 법.


선생님도 인정하셨다. "팔꺽기가 어려워요..." 이제 안다. 팔꺽기는 어렵다.


강습 13주차, 사이트 킥 연습, 체력 올리기


선생님은 사이드킥을 반복해서 시킨다. 확실이 자유형 팔꺽기를 하려면 어깨 회전, 즉 롤링이 되어야 하는데, 

사이드킥은 롤링 동작을 보다 수월하게 해 주는 것 같다. 사이드킥이 죽어라 안되고 힘들었는데, 이제 좀 된다.


[ 사이드 긱과 팔꺽기 연습 ]

- 왼쪽 사이드 킥

- 오른쪽 사이드 킥

- 왼쪽 팔꺽기 하며 호흡

- 오른쪽 팔꺽기 하며 호흡

- 팔꺽기하며 자유형


[ 2m 깊이에서 연습 ]

- 25m 쉬지 않고 팔꺽기 하며 자유형 x 3회 : 총 75m 자유형

- 25m는 배영 발차기


수업 시간 첫 10분만 체력이 좋고, 나머진 골골한다. 2미터 깊이를 포함한 중간 25m 지점에서 스타트를 하는데 중간에 일어설 수가 없기에 끝까지 가야 한다. 한번은 갔다가 왔는데, 두번째부터는 너무 힘들어서 자유형으로 갔다가 올 때는 그냥 물 밖으로 나가 걸어온다. 힝 힘들다....


오늘 다시 한번 느낀 건, 체력이 필요하다는 것!! 체력을 끌어올리지 않으면 수영이 편해 지지 않을 것이다. 

이제 체력 키우기를 해야겠다. 그리고 체력을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편한 호흡도 계속 연습해야겠다.


수영이 편해지는 날이 나에게도 올까?


카페글을 보다가 우연히 보게 된 문구에 꽂혔다. 

"수영은 나에게 고요함과 평온함 그 자체이다"


수영이 "고요"와 "평온함"이라고? 지금 나로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내용이다. 난 25m도 못가서 헉헉대며 불타는 고구마가 되는데... 


PT 쌤이 아시는 분 중에 거의 국대급 수영선수가 계신데, 그 분의 말에 따르면 수영이 너무도 편한 운동이라 

살이 1도 안빠진다고 했단다. 여기서 핵심은 수영이 너무 "편한" 운동이라는 것. 


어느 정도까지 해야 수영이 편하고, 고요함과 평온함을 줄 수 있을까? 이번주말 내내 수영에 대해서는 이 생각 뿐이다. 


나의 "헉헉대는 수영"과 누군가의 "고요하고 평온한 수영"을 비교해 본다.

수영이 편해지는 날은 나에겐 한참 남은 듯 하다. A상태에서 B상태로 언젠가는 넘어가겠지.


다음번에 "물잡기"에 대한 영상을 찾와보고 익혀야겠다. 그동안 팔돌리기를 하면서 너무 생각없이 한 것 같다. 물잡기를 잘 해야 속도가 날텐데, 물을 밀어내는 느낌을 아직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강습 14주차, 지구력 훈련, 깊은 수심에서 수영하기


10월달이 시작되었다. 올림픽 공원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운지 4개월차다. 월초에는 신규로 들어온 회원들이 있기에 진도를 나가지 않고 기본 훈련 위주로 강습을 진행한다.


[ 사이드 긱과 팔꺽기 연습 ]

- 왼쪽 사이드 킥

- 오른쫏 사이드 킥

- 왼쪽 팔꺽기 하며 호흡

- 오른쪽 팔꺽기 하며 호흡


[ 지구력 훈련 ]

- 25m 자유형, 25m 자유형(단, 15미터는 2m 깊이), 25m 자유형, 25m 배영


선생님은 수영장의 50m 긴 레인을 이용해서 계속 돌리려 하신다. 힘든데....


선생님의 요구는, 1. 자유형으로 중간 25m까지 갔다가 쉬기 -> 2. 다시 레인 끝까지 자유형으로 가기(마지막 15m는 2m깊이...) -> 3. 돌아서 중간 25m까지 자유형으로 오기(마찬가지로 처음 15m가 2m 깊이..) -> 4. 레인 끝가지, 즉 첫 출발지점까지 배영으로 오기


아직 자유형 팔꺽기가 몸에 익지 않은 상태에서 25m도 한번도 벅찬데 반복해서 수영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팔꺽기를 배우기 전에는 2m 깊이에서 수영하는걸 좋아했는데 팔꺽기 자세가 안나오니 이제는 2m에 들어가는게 무섭다. 


자세도 자세지만 아무래도 점점 올라오는 두려움을 극복해야겠는데.. 수영 마스터를 위한 NEXT STEP을 고민할 시기가 온 것 같다. 


강습 15주차, 자유형은 우아하고 아름답게


임시선생님이 오셨다. 진도는 나가지 않고 자유형 훈련을 했다. 선생님의 말씀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다음이다.

"자유형은 우아하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나는 언제쯤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유형을 할 수 있을까^^


넷번째 날에는 평형 발차기를 배운다. 

[ 평형 발차기 ]* 4동작으로 구성

1. 발바닥 위로 향한 채 무릎 굽혀 다리를 엉덩이로 당겨오기 

2. (발목 각도 유지한 책) 다리 벌리기 

3. (발목 각도 유지한 채) 무릎 펴서 다리 뻗기 

4. 다리 모으며 물끌어오고 발목은 포인하기 그리고 3초간 자세 유지 


평형 발차기를 처음으로 배웠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설렌다. 요즘 자유형 자세가 안나와서 지쳐있었는데.. 다시 수영의 재미를 느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평영 발차기는 4동작으로 이루어져있단다. 그런데 첫 동작에서 무릎을 굽히는 순간 하체가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역시 새로운 자세는 쉬운 게 없구나... 하하하... 


수영 중간 점검, 정체기가 온 것 같다


수영 정체기가 온 것 같다. 9월 초 코로나 걸린 이후부터인 듯하다. 코로나에서 회복한 뒤, 다시 기대를 갖고 수영을 시작했지만, 체력을 회복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러는 사이 점점 수영 실력이 후퇴하는 걸 느꼈다. 


그래도 중간에 그만두고 싶지는 않아서 정체기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봤다. 개인레슨을 추가로 등록했다. 다시 의욕이 생겼다. 개인레슨과 단체수업을 번갈아 이용하는 방법이 수영 정체기를 극복하는 나만의 방법이 된 것 같다. 단체강습에서 받을 수 없는 밀착 레슨을 받으니 무척 만족스러웠다. 단체강습 주 3일씩 가고, 개인 레슨 1번씩 받는 식으로 계속하면 될 것 같았다.


그런데 다시 고민이 시작된다. 딸과 함께 한 호캉스에서 딸의 말이 계속 떠나질 않는다. 

"엄마 수영 못해" ㅋㅋ

어릴적에 수영을 배운 딸아이는 수영장에 들어가자마자 우아하게 접영을 하는데, 정작 나는 초보 발차기를 하면서 자유형을 하고 나서 엄청 숨차하며 헉헉댄다. (동네 수영선수 출신 언니의 말이 떠오른다. "수영은 어릴 때 배워야해. 애들 어깨가 얼마나 유연하게 잘 돌아가. 어른되면 어깨가 굳어서 잘 안돼...." 수영을 시작한 내 나이 마흔 중반... ^^;;;; )


초심으로 돌아가본다. 나는 왜 수영을 배우려고 하는가.... 나의 첫 수영 기록에서 썼지만, 나의 로망은 "호텔에 묵으며 호텔 수영장에서 우아하게 레인을 돌며 20~30분 짧게 수영하고 나오는 모습의 할머니 되기"이다. 


문득 지금 내가 배우고 있는 방식은 나의 목표(로망)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자유형 -> 배형 -> 평형 -> 접영 순서로 모든 수영 영법을 단기간에 마스터하려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우아하게(ㅋㅋ) 30분 정도 느긋하게 레인을 돌며 수영하고 나오는 모습일 뿐!


처음에 가졌던 목표를 떠올리다가 문득 방식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나는 자유형으로 25m 레인을 한번 돌아오는게 편하지 않다. 우선 이것부터 편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나에게 필요한 연습


25m 가서 헉헉대기 않기 → 자유형으로 25m를 편하게 가기 → 자유형으로 25m를 편하게 갔다가 돌아오기 → 자유형으로 25m 왕복을 두번 편하게 하기 → 세번 → 네번.... 


지금 단계에서는 레슨만 해서는 이 훈련이 되지 않을 것 같고, 자유수영을 하며 스스로 감을 익혀보기로 한다. 이런 다짐을 하며 자유수영을 추가로 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자유형으로 25m 딱 5번만 돌고 오자는 생각이다. 반복하다 보면 조금씩 자세나 호흡 그리고 발차기가 나아지지 않을까 작은 기대를 하며...  


자유수영은 처음이니 크게 욕심내지 말자라는 생각으로 수영을 했다. 아마 몇번 안하고 또 힘들어서 그냥 집에 갈 수도 있다. 그런데 왠걸... 좀 재미있다. 자유형만 반복해서 하니까..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낀다. 

  

    발차기를 안하려고 노력해 본다. 그냥 무심한 듯 툭 툭 털어주는 느낌으로 발차기를 해 본다. 생각보다 몸이 가라앉지 않는다. 발차기를 조금만 하니까 숨이 덜 가쁘다. 오호~ 이런 느낌이구나! 강습을 받을 때는 어떻게든 뒷사람에게 쳐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며 수영하니까 내 자세를 편하게 느끼지 못했는데, 자유롭게 수영을 하니까 이런게 되는구나  

  

    호흡도 양을 조절해가며 다양하게 해 본다. 들숨과 날숨의 max치를 평소보다 작게 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호흡이 편해지고, 호흡이 편해져야 체력 소모가 적고 숨차지 않는다. 왠지 점점 숨이 덜 차는 것 같다.   

 

    팔꺽기 할때, 광배근을 밀어주는 느낌을 느꼈다!! 그리고 광배근을 밀어주면서 손을 수면으로 밀어주면 뻗기! 한번 제대로 느낀 것 같다.  


딱 5번 돌았다. 총 250m다(나름 열심히 힘들게 한건데... 정말 얼마 안되는군 ㅋㅋ ). 25m 수영하고 쉬고, 다시 수영하고 쉬고를 반복했다. 자유수영을 하며 딱 이만큼씩만 해보자! 그리고 이게 편해지면 조금씩 횟수를 늘려가기로 한다.


오늘 올림픽수영장 11월달 강습을 환불 받고 왔다(자동이체라..). 당분간은 개인 레슨과 자유수영만 해보려고 한다. 자유형이 매우 편해질 때, 다시 단체 레슨으로 복귀 할 예정이다^^ 


아자아자!!! 수영을 마스터.. 아니 우아하게 자유형을 하는 그 순간까지 화이팅!!!

이전 09화 수영의 최대 난관, 자유형 팔꺽기와 편한 호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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