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다이어트 (3) : 간식을 끊고 ‘드디어’ 운동에 발을 들이다
두 번째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난번처럼 10kg씩 뺄 엄두는 나지 않았다. 도전할 마음이 생기는 작은 목표부터 세워보자는 생각에 일단 ‘80kg대에서 벗어나는 것’부터 목표로 두었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고 갑자기 생활 패턴을 전부 뒤집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우선 뭐부터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간식만 끊어도 3kg은 빠진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 차근차근 시작하자. 간식부터 줄이기로 했다.
이전에는 카페에서 달달한 음료나 디저트를 자주 먹었다. 특히 난 딸기가 들어간 것들을 좋아해서 카페별로 딸기라떼, 딸기스무디, 딸기요거트스무디, 딸기케이크 등을 도장 깨기 하듯 꼭 먹어봤다. 초코·치즈케이크나 티라미수, 쿠키와 각종 빵 등은 물론이다. 심지어 언젠가 스타벅스에서 연유가 들어간 커피를 신 메뉴로 냈는데 바닐라 라떼보다 훨씬 달았기에 한동안 내 최애음료였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결심한 이상 그것들과는 한동안 작별해야 했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이후 카페를 가면 무조건 아메리카노만 마셨다. 아니면 콜드브루를 마셨고, 카페인이 부담스러울 땐 당류가 안 들어간 차 종류로 대체했다. 다만 나는 원래 아메리카노도 곧잘 마셨기에 이 정도는 아쉽긴 해도 어렵진 않았다. 보통 아메리카노가 달달한 음료보다 싸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돈을 아끼는 효과도 있었다. 평소 먹는 끼니에는 아직 손댈 용기가 부족해 이렇게 부수적인 것부터 바꾼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1차 다이어트 때는 운동을 안 했기 때문에 요요 현상에 취약했던 만큼, 이번에는 기초대사량을 늘려 안정적으로 살을 빼고 유지하고 싶었다. 운동하는 건 정말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만큼 나는 절박했다. ‘그래, 이거라도 해야 사람답게 살지. 이것조차 안 하려고 하면 앞으로 더 힘든 일들은 어떻게 견디겠어.’ 이게 가장 솔직한 마음이었다.
‘운동’ 하니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헬스장이었다. 하지만 운동을 위해 헬스장에 가기는 싫었다. 평소에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내가 갑자기 비싼 돈을 내고 헬스장에 간들 비용이 아깝지 않을 만큼 운동을 충분히 많이 할 수 있을까? 오히려 헬스장에서 하루 1시간씩 운동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체력조차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초심자인 내가 억지로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한다 쳐도 꾸준히 루틴을 유지할 자신도 없었고, 중간에 흐지부지 돼서 돈 내고도 헬스장 안 갔다며 본전 생각에 얽매이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대신 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운동을 조금씩 해보기로 했다. 근데 무슨 운동을 하지? 운동의 종류와 효과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다. ‘홈트’도 워낙 보편적이어서 그런지 집에서 맨몸으로 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이 있었다. 하지만 홈트도 정도가 제각각이라 장소만 집일 뿐 강도는 헬스장 못지않은 경우도 많았다. 정보의 홍수 속에 머리가 복잡해진 나는 일단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첫째, 근력운동 중심으로 한다.
둘째, 운동 부위는 상·하체 골고루 되도록 한다.
첫 번째 기준은 내 피부 상태 때문이었다. 원래도 근력보다 심폐지구력이 안 좋은 편이기도 했지만, 당시 내 피부 컨디션이 최악이었기 때문이다. 교생 실습과 졸업논문 작성을 동시에 하면서 수면 시간이 줄고 스트레스가 쌓이니 면역력이 엄청 떨어졌고, 거기에 마침 아토피에 최악인 ‘덥고 습한’ 여름이 찾아온 것이다. 안 그래도 가만히 있어도 괴로운 상태인데 오랫동안 땀 흘리며 해야 하는 유산소 운동까지 했다간 도저히 못 버틸 것 같았다. 그래서 최소한의 시간 동안에만 꾹 참고 끝낼 수 있는, 그러면서도 기초대사량을 늘린다는 목적에 더 적합한 근력운동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이왕 근력운동을 한다면 상·하체를 골고루 해야 할 것 같았다. 헬스장 자주 다니는 형님들도 부위별로 나눠서 밸런스를 챙기지 않는가. 그래서 세운 것이 두 번째 기준이었다. 이에 맞춰 여러 가지 운동 중 상체는 푸쉬업(팔굽혀펴기)을, 하체는 스쿼트를 하기로 했다. 그리고 뱃살이 가장 신경 쓰였기 때문에 복근 운동도 하기로 했다― 복근 운동을 한다고 뱃살만 먼저 빠지는 게 아니란 사실은 조금 나중에 알았다. 그래도 복근과 코어 근육이 발달하면 여러모로 좋지 않은가.
이렇게 나만의 기준을 세워 조촐하게 운동을 시작했다. 푸쉬업 정자세 영상을 보며 횟수가 적더라도 정자세 기준으로 조금씩 늘려나갔고, 스쿼트도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횟수를 정해 시작했다. 복근운동은 유튜브를 이것저것 따라해 보다가 ‘땅끄부부’ 채널을 알게 되었고, 여기에 정착해 내가 해볼 만한 짧은 영상부터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하는 것’이었다. 처음에 바짝 열 내다가 금방 지쳐서 그만두면 말짱 도루묵이니 내가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계속 할 수 있는 선을 잡아 루틴을 유지하자는 생각이 먼저였다. 물론 내 맘대로 정한 기준이기에 전문적인 PT를 받는 사람에 비해서는 운동 효과가 덜하겠지만, 어차피 나는 아마추어 다이어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