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들이 일잘러를 알아(8)
일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주변이 잘 정비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여기서 주변이라 함은, 물리적인 사무실 근무 환경이나 책상 위아래 등도 있겠지만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소문난 일잘러들을 한번 유심히 관찰해 보라. 주변 사람들이 이상하리만큼 그가 일하는데 박자를 맞춰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때 맞춰 알아서 손을 써주거나, 최소한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을 본다.
물론 주변 사람들이 모두 인품과 실력이 훌륭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렇지 않은데도 그렇게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 저런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 분명히 골치 아파서 금방 뛰쳐 나갈 것 같은데도 태연하게 일을 해내는 재주를 부린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필자의 경험상, 그런 사람들의 공통점은 ‘그릇이 크다’는 점이다. 이런 사람도 맞춰 주고, 저런 사람도 맞춰 줄 정도로 넓은 아량으로 모난 사람들을 위아 더월드 식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그럼 그릇만 크면, 위아랫사람들 비위만 맞추면, 일이 저절로 잘 될까. 아니다.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고 그 사람들을 일 주변으로 제대로 배치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이렇게 도와주고, 저럴 땐 저렇게 도와주도록 주변 사람들을 ‘구워삶아’ 놓는다.
한 가지 예를 들자. 부장이 사고뭉치 후배를 밖으로 내보내려 한다. 부서에 해가 된다는 이유다. 그러나 그 후배는 당신 일은 열심히 잘해준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나. 후배를 잡겠나. 부서 전체를 위해 전출되도록 놔두겠나. 필자가 본 일잘러들을 그런 후배를 어떻게든 붙잡는다. 부장을 설득하든, 임원을 설득하든 자기 옆에 붙들어 둔다.
한 마디로 자기가 일하기 편하게 주변을 정돈하는 것이다. 사실, 그런 능력은 열심히 배워서 습득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타고난다고 봐야 한다. 세상을 자기중심으로, 자기가 일하기 편하게 만들어내는 기막힌 처세술과 능력. 그건 학습으로는 역부족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일잘러들은 절대 힘들게 일하지 않는다. 설렁설렁 일하는 것 같은데 매번 좋은 성과를 낸다. 자기 능력도 능력이지만, 주변의 힘으로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장으로 임원으로 사장으로 승승장구한다. 일을 하는 요령을 아는 것이다. 독자 후배들도 그런 능력을 배우고 익히는데 집중하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