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직생 꿀팁 9... 상사 편(9)
직장 생활하다 보면 도저히 함께 할 수 없는 상사가 있습니다. 상사 편 8회에서 말한 부하 뒷담화를 하는 상사(https://brunch.co.kr/@twelve1000/294)는 양반입니다. 역량 부족과 막말, 갑질, 부당 지시, 성희롱 등으로 부 전체를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빌런들입니다. 한마디로 같은 하늘 아래 살 수 없는(불구대천), 구제불가 상사입니다. 그런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도망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소극적으로 빌런 상사의 손을 잡고 살 길을 모색하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상사의 악행이 어느 정도 수준일 때 얘기입니다. 도저히 같이 갈 수 없는 수준이라면? 행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탄핵하는 것이죠.
상사를 탄핵한다? 그런 방법을 알려준다? 들어본 적도, 읽어본 적도 없을 겁니다.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걸 봤지만 실제 회사에서 그런 걸 한다고, 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고 실제 종종 있는 일입니다. 부끄러운 과거지만, 이전 '니들이일잘러를알아2...벼락승진의 비결②편'(https://brunch.co.kr/@twelve1000/189)'에서 고백했듯 필자가 실제 겪은 일이기도 합니다.
각설하고, 탄핵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탄핵에 나설 때는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실패하면 가담자들이 살아남기 힘들 수 있습니다. 쿠데타 실패자들이 어떻게 됐고, 탄핵을 하기 위해 야당이 그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는 다 아실 겁니다. 한마디로 목숨, 아니 정치 생명을 걸고 베팅하는 겁니다. 성공하려면 몇 가지 원칙이 필요합니다.
첫째 절대 혼자 움직이면 안 됩니다. 혼자 문제를 제기하면 ‘개인적 감정’으로 치부될 수 있습니다. 최소한 팀원 과반수 이상이 공감해야 합니다. 대통령 탄핵에도 국회의원 정원의 3분 2라는 정족수가 있습니다. 다수 의견이라는 명분이 있어야 리더십 교체의 필요성이 정당화됩니다. 동료들의 생각을 넌지시 물어보고, 분위기를 살피는 것이 우선입니다.
이때 멤버 중 회사 전체적으로 실력과 인품 등으로 신뢰받는 동료가 하나는 끼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서명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말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반대로 평소 문제를 일으키던 구성원이 앞장선다면 정당성은 퇴색됩니다. ‘루저들의 반란’처럼 보이기 쉽습니다.
두 번째는 명분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 사람 너무 싫어요”는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리더십 부재, 지속적인 갈등 조장, 반복되는 갑질 등 구체적인 사유를 정리해야 합니다.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날짜와 상황까지 모두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된 자료는 공식적인 인사 절차가 진행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다음은 여론 형성입니다. 어차피 상사에 대한 인사를 하는 것은 경영진입니다. 경영진이 나서러면 민심이 받쳐줘야 합니다. 부서원 몇 명이 불만을 제기한다는 식이 되면 안 됩니다. 그 경우 자치 견책이나 경고 등 경징계로 끝날 수 있습니다. 해임이나 권고사직 대기발령 등 확실한 조치가 필요하다면 문제를 공론화하기 전 여론을 만드는 작업이 필수입니다. 사내 다양한 통로를 통해 “그 부서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더라” “부서장이 욕을 많이 먹는 거 같아” 등의 여론을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를 공식화할 때는 공개적으로, 공식적으로, 신속하게 하는 게 좋습니다. 상대가 모르는 사이, 연판장을 돌리고 비위 사실을 적은 문서를 사내 게시판이나 이메일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전달해야 합니다. 문서는 가급적 감정이 배제된 객관적인 언어로 작성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뒤처리입니다. 부서장이 축출된 후 부서 내 분위기를 쇄신함과 동시에 새로운 리더와 좋은 관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간의 분란이 부원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 부서장 때문이었다는 게 인정받게 됩니다.
상사의 교체는 조직 문화와 신뢰를 뒤흔드는 일입니다. 그만큼 신중하고 치밀하게 준비돼야 합니다. 자칫 섣불리 나섰다가 조직 전체가 망가지고, 당신을 포함한 조직원 전부가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목숨, 아니 직장생활을 걸고 하는 위험한 베팅이라는 사실, 잊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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