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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행복했다

조금 늦게 오는 것들

by 이주인


행복은 언제나 한발 늦게 찾아온다.


오랜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면

다들 습관처럼 말하곤 한다.


“그때가 좋았지”


대학시절 우리는 학창 시절이 더 재밌었다 하고

돈을 벌기 시작할 때는 그래도

캠퍼스에 머물 때가 좋았다고 말했다.


작년에 나는 1년 전이 좋았고

지금의 나는 작년이 행복했다.


현재는 점점 고달파지고

과거는 갈수록 아름답게 반짝인다.


하지만

친구들과 여름휴가,

무더운 저녁 에어컨 아래서 보는 영화,

잊고 지낸 사람들의 안부 등.


생각해 보면,

순간순간 나는 행복했다.

다만, 그것이 사소하거나 너무 짧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갔을 뿐.


그렇게 생각하면 나는


언제나

꽤나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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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