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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붓언니 Aug 12. 2019

발리 우붓 요가원 총정리 [1탄]

많이 물어보셔서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제가 경험한 곳만 담아보았습니다.


2011년 경, 한 차례의 대상포진과 또 한 차례의 폐렴으로 회사를 약 2달간 나가지 못했던 때가 있었다.

감사하게도 당시 조직에서는 신입사원이 폭주 기관차 혹은 불나방마냥 미친 듯이 달리다가 잠시 기절한 것으로 이해해주었고, 잘 쉬고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복직한 첫날, 당시 부사장님은 고생했다며 점심으로 건강식을 사주셨었다 ㅠㅠ)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사당역 집 앞에 있는 핫요가 센터를 등록했다.

은인같던 한의사 선생님


그렇게 요가가 시작되었다. 너무 재밌었고, 주말에도 수련이란 것을 하고 싶었다.

그때, 추천받아 찾아간 곳이 지금은 청담에 있는, 당시에는 압구정에 있던 '자이요가'였다.


압구정 시절의 자이요가

포레스트, 지바묵티, 아행가 등 다양한 요가를 자이에서 처음 접하게 되면서 요가에 더욱 빠지게 되었고,

낼 수 있는 모든 시간을 끌어모아 TTC (티쳐 트레이닝 코스)를 듣거나, 국내외 다양한 요가원을 찾아다니며 수련 혹은 워크샵을 듣는 요가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7년 봄, 예고 없이 찾아온, 아마도 번아웃이었을, 그 증상을 온몸으로 맞아 부러졌고,

대책도 없이 퇴사를 한 뒤, 요가 그리고 IT 인이라면 왠지 한 번은 가봐야만 할 것 같은 발리 우붓이라는 곳을 무작정 찾아갔다. (퇴사기는 요기에)


그곳에는 정말 다양한 요가원, 요가 수업, 요가 선생님들이 계셨고, 나처럼 부러져서 넘어온 전 세계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다. 약 60일 정도 있으면서 먹고, 요가하고, 걷고, 요가했다.


그때부터 틈만 나면 발리 비행기 티켓을 찾아보았지만, 11년 동안 이틀 이상 휴가 내고 쉬어본 적이 없는 쫄보라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 채 2년이 지났고...

드디어 지난 7월 중순, 처음으로 1주일간 휴가를 내고 발리 우붓을 다시 찾게 되었다.



2년 전에 수련했었던 모든 요가원들을 하나하나 다시 찾아가려고 노력했다.

1주일은 너무나 짧아 모든 곳을 가지는 못했지만,

이전의 경험 + 그리고 최근의 경험을 섞어, 발리 우붓 요가원 그리고 사적인 마음 담긴 선생님 추천 정보를 정리해 보려고 한다.


나처럼 지쳐 떠나건 아니건, 어떠한 이유건, 발리 우붓에서 요가를 하게 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저는 조만간 또 갑니다! 업데이트 할게요)






1. 만약 시간이 별로 없어 가장 유명한 요가원을 가봐야겠다거나, 한국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양한 요가를 만나보고 싶다거나, 혹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종일 요가할 자신이 있는 분이시라면 요가반


https://www.theyogabarn.com/  (위치는 하노만 스트리트 초입, 유명한 숙소 중 하나인 에비텔 혹은 코코마트라는 큰 마트 바로 옆에 있다.)



비기너 수업부터 상급자 수업까지... 강인한 양요가, 휴식할 수 있는 요가, 기공/쿤달리니와 같이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요가, 사운드 힐링 혹은 shamanic breathwork와 같은 다양한 명상, 영화, 그리고 댄스까지 (월요일 저녁에는 건강한 식단으로 가득한 뷔페도 열린다)


우붓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요가 클래스가 있는 곳으로,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선생님과 수업은 아래와 같다.


(1) GREGORY KAPS : Hatha Yoga, Kirtan, Kundalini, Meditation, Vinyasa Flow, Yoga Nidra 등의 수업을 한다. 기본에 충실한데, 되게 빡센 수업이다. 젠틀하고 재미있다.

나중에 시간의 여유가 생긴다면, 그렉에게 TTC를 꼭 들어보고 싶다. 


(2) Made Murni : Intro to Yoga, Morning Flow, Vinyasa Flow 등의 수업을 한다. 수업 시작할 때 원하는 동작을 물어보고, 즉석에서 해당 동작들을 넣은 시퀀스를 짠다. 누구나 들을 수 있으나, 엄청 빡센 수업이다.

요가반은 하노만 스트리트 중반에 위치한 kafe의 2층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요가반 직원이었던 Murni는 요가 수업을 듣다가, 트레이닝을 거쳐, 수업을 하게 되었는데 (요가반에서 일을 하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해 준다.)

근데, 그 수업이 너무나 끝내주는 것이었다. 그렇게 선생님의 삶이 시작되었고, 그게 약 10여 년 넘는 시간이 되었을 거다. 매년 발리에서 진행하는 발리 스피릿 등의 요가 행사 전체를 진두지휘하는 킹왕짱 멋진 나의 롤모델 선생님.



(3) TANYA KAPS : GREGORY KAPS의 여동생으로 오빠만큼이나 젠틀하면서도 기본에 충실한, 그럼에도 빡센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내내 흘러나오는 음악이 좋다. 스포티파이를 사용한다면, tanya yoga를 검색해서 그녀의 플레이리스트를 들을 수 있다. 

90분 내내 밸런스를 주제로 했던 탄야, 내 팔에 쓰여진 밸런스 타투가 눈에 띄었다며 인사를 해주었다.


(4) WAYAN MARCUS : 화려하고 재미있는 빈야사 수업의 정석! 내가 가장 자주 듣던 수업 중 하나. 2년 만에 찾아뵈었는데도 "지아나~~~" 하면서 먼저 인사해주시던 감사한 마커스.

핸드 스탠드 등 arm balance를 즐기거나 도전해보고 싶다면, 강추 수업!

발리에서 태어나고 자란 선생님인데, 발음이 너무나 깔끔하여 귀에 쏙쏙 들어오는 매력이 있다.

"아 이번 수업이 나에게 너무 어렵더라"라고 하니, "어떤 동작이 너에겐 쉬울 수 있고, 또 어떤 건 아니겠지. 그냥 인생이 다 그래." 라며 꼭 안아주고 가셨다. 이래서 마커스가 좋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유쾌함, 그게 수업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진다.


(5) PAUL TEODO : '음유시인'이라고 표현하면 딱 적합하지 않을까? 요가를 마치고 사바사나를 하고 있으면 통기타를 둥기둥기 쳐준다. 그 시간이 그렇게 좋다.

사실 폴의 수업을 요가반에서 들어보지는 못했다. (2년 전에는 아래에서 소개할 래디언틀리에서 수업했었고, 나는 그때 폴을 처음 만났다.)


(6) 명상 수업 중에서는 'Gong bath'를 추천한다. '징'과 같은 큰 악기를 때리는 건데, 그 파장이 나에게 다가오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공의 에너지로 샤워하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게 에너지가 너무 쎄서 그날은 잠이 안 올 수도 있다. 당시 나의 사운드 명상 선생님이었던 arun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본인도 gong bath 수업 날이면 늦게까지 잠을 자기 어렵다고 했었다.


늦은 밤, 탁 트인 수련장에서 연주를 들으면 무언가가 씻겨져 나가는 느낌이 든다.


(7)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라면 CARLOS ROMERO 가 수업하는 'Thai Massage'를 추천한다. 30분간은 두 분의 선생님이 데모를 보여주고, 나머지 1시간 동안에는 30분씩 서로 번갈아가며 상대방에게 마사지를 해주는 수업이다. 모르는 사람과 해도 좋지만, 기왕이면 나의 에너지와 정성을 30분간 줘도 아깝지 않은 지인과 함께라면 더욱 편하고 좋을 수업

상대방과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기 좋은 수업


(8) 펑펑 울고 싶다면 'shamanic breathwork' : 편하게 자리 잡고 앉으면, levi ('레비' 아니고, '리바이')라는 선생님이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을 틀어준다. 편하게 호흡을 하며 음악과 악기 연주를 듣다 보면... 어디선가 누군가 하나씩 울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면 나도 호흡이 빨라지면서 눈물이 나기 시작;; 약 60여 명이 다 같이 울고 소리치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더 잘 울고, 더 잘 뱉어낼 수 있게 levi 가 돌아다니면서 도와준다.


당시 우붓에서 만난 그리스 출신의 백수 친구는 나에게 "거기에 가면 진짜 크레이지한 애들이 떼로 울고 있는 걸 볼 수 있어!"라고 했는데, 정말 이 말이 딱 맞았고, 나도 엄청난 양의 휴지를 쓰며 울었더랬다.

작정하고 울기 딱 좋은 90분의 수련


울고 나면, 속이 시원하다. 속이 시원해지는 수련이다.

수업이 끝나갈 때 즈음, 다 같이 둘러앉아 손을 잡고 떠오른 키워드를 하나씩 돌아가면서 말한다. 나는 당시에 'freedom'를 말했었다.

2년전까지는 발리부다라는 식당 건물에 이런 A4 가 붙어 있었고, 매일매일 다른 키워드를 뗘 내는 맛이 있었다.


(9) 노래를 좋아한다면... KIRTAN

가만히 누워 악기 소리, 그리고 노랫소리에 집중해본다. 영어도 산스크리트어도 몰라도 된다. 그냥 흥얼흥얼 따라하면 된다.


(10) 마지막으로, 아침잠도 없고 색다른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면 :  QI GONG

어느 날 아침 눈이 너무 일찍 떠진 바람에 기공 수업을 들으러 요가반으로 향했다.


그렇게 처음 들은 ADOLF BROWN의 기공 수업, 그때 나는 펑펑 울었다.

기를 잡고, 흘려보내는 듯한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는데, 내 동작이 아마 이상했었나 보다.

동작을 잘할 수 있게 내 손을 잡고 기를 흘려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왠지 내가 무언가를 잡지도, 또 흘려보내지도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잘 잡고, 잘 흘려보내려고 동작에 집중을 했다. 끝내 무엇을 그렇게 아쉬워하며 울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2년 만에 다시 수업을 들었을 때는, 내 팔에 새겨진 발란스 타투를 보며, 기공 또한 이러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더라.


요가반 홈페이지에서는 기공을 이렇게 설명한다 Qi Gong is a moving meditation practice designed to build, cultivate and direct qi (prana, life force energy) for self-healing, vitality, mental focus and spiritual awareness. The movements are simple to learn, the emphasis is experiencing qi.







2. 1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고, 한 곳에서만 집중적으로 요가하고 싶다면 Radiantly Alive

 

https://www.radiantlyalive.com/ (위치는 하노만 스트리트의 북쪽 끝. 즉 요가반을 등지고 쭉 올라가다 보면 우붓의 우체국이 있을 거다. 그 바로 옆!)

 - 1주일 무제한 티켓이 있다! 이거 하나 사서 쭉 듣는 게 비용 측면으로는 가장 효율적이다. 게다가 2년 전보다 수업이 다양해졌다. 마치 요가반처럼.


재미있는 것은 수업을 등록하면, 돌멩이를 준다. 그리고 수업 중간에 직원이 들어와서 회수해 간다. (저 돌멩이가 그렇게 탐이 난다...)




이곳에서 내가 반한 선생님들은 아래와 같다.


(1) CARLOS TAO : https://www.instagram.com/carlostaomovement/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업하는 선생님이라, 내가 우붓에 있을 때 항상 만날 수는 없다. 만날 수 있다면 럭키!

시간당 몇 만 원씩 하는 워크샵을 챙겨 들었을 정도로, alignment, movement 수업의 최강자다.


래디언틀리에는 다양한 워크샵이 있다.
2번째 우붓여행의 마지막 날, 늦은 밤이었지만 꼭 카를로스에게 인사하고 떠나고 싶어 부랴부랴 메시지를 보내고 찾아갔다.



한국의 요가컨퍼런스에도 왔던 카를로스. 하필 그날 일이 있어 갈 수가 없었다. 그런 나 대신 내 안부를 전해주던 '나의 우붓 시스터즈 중 한 명인 슬기언니'


언니와 나는 카를로스의 모든 수업은 다 챙겨 들을 정도로, 카를로스의 팬이다. (언니는 본인의 아픈 몸을 필라테스로 치유해나가며, 현재 국내외를 오가며 제대로 된 필라테스를 배우고 전파하는 일에 힘쓰고 있다.)

우붓이나 마이애미에서 또 만나요 카를로스

 


(2) JAMES : https://www.instagram.com/james.mattingley/

제임스의 빈야사는 도전적이면서도 유쾌하다. 즉 힘든데 웃으면서 할 수 있다.

내가 제임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공부를 끊임없이 하는 선생님이라는 점. 명상, 감정, 해부학 등등

빈야사뿐만 아니라 Roll and Release 수업은 정말 강추!!!(롤 앤 릴리즈가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클릭클릭)


https://www.youtube.com/watch?v=xYZlL2bJEHE




(3) GEOFF : https://www.instagram.com/geoffbrooks/

제프는 작년에 사고가 났었다. 꽤 다쳤었고, 그래서 한 동안 수업을 못했는데, 드디어 다시 래디언틀리로 컴백했다!!! 호주에서 요가 그리고 서핑을 하던 선생님으로, 수업 때 들으면 맘이 툭~ 하고 풀리는 이야기들을 해준다.

끊임없이 방황하는 내 마음을 달래주는 그런 이야기들.

화려한 서양 스타일의 빈야사 수업을 듣고 싶을 때 딱이다. 그리고 빡세다.

참, 빈야사 중간중간 카팔라바티 호흡을 시킨다. 정말 빡센 수업이다...

(호주영어 리스닝이 특히 더 어려운 나는 사실 알아듣기가 가장 어려운 수업 중 하나이다 ㅋㅋ)

제프는 멋있다



(4) CHRIS FOX : https://www.instagram.com/chrisfoxyoga/

2년 전 요가반 댄스클래스때 만났던 선생님. 지금은 요가반과 래디언틀리 두 곳에서 수업을 한다.

Mobility Beyond, Roll and Release 수업을 들었는데, 두 수업 모두 체계적이고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해준다. 모빌리티 수업 같은 경우는 매트는 필요 없고, 몇 가지 동작을 다 같이 서서 해보고, 또 걸어 다니면서 정렬 그리고 움직임을 느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별거 한 거 없는 거 같은데 꽤 땀이 나는 그런 수업.






요가반 그리고 래디언틀리 회원권


발리 우붓 요가원 총정리 [1탄]은

다양한 수업이 있고, 규모감이 커 가장 유명한 요가원인 '요가반', '래디언틀리 어라이브'를 중점적으로 정리해보았다.


[2탄]에서는 발리니스 선생님들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Ubud yoga house', 'Intuitive flow yoga', 'taksu yoga', 'sang spa 2', 'body works', 'yoga saraswati' 그리고 상대적으로 최근에 생겨 센터의 화려함이 매력적인 'Ubud Yoga Centre'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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