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만 하기에도 충분한 여행지, 방콕
작년 3월, 다노에 조인하기 전, 주어진 짧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했었다. 지도 없이도 편한 고향 같은 우붓을 또 갈 건지, 혹은 새로운 곳에서 요가 여행을 해볼지.
다노라는 미지의 행성으로 조인하기 전이었기에, 괜히 요가 여행도 미지의 곳으로 가보고 싶었다. (스타트업 입사기는 이 링크에)
모르겠고! 모르는데 가보자! 새로운 인연과 요가를 만나보지 뭐
큰 맥락 없이 '방콕'이 떠올랐고 (치앙마이 요가 여행은 이미 다녀왔고... 구글 맵스에서 bangkok yoga를 검색해보니 꽤 많은 요가원들이 나오길래, 그 인근의 적당한 곳으로 숙소를 잡고 떠났다)
그리고 첫날 후회했다. 하필 첫 수업이 나와 너무 맞지 않았고, 길가에 비둘기가 많았고, 길에 꽉 찬 매연도 싫었다. 그리고 우붓의 쨍함과는 다른 찌는 듯한 더위.
그 와중에 요가원 스케줄도 딱딱 안 짜이고, 길도 복잡하고, 구글맵을 계속 봐야 하고 등등...
우붓 갈 걸. 편하고 익숙한 길,
내가 좋아하는 수업들,
그리고 보고 싶은 친구들
아마도 커리어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둔 때였기에, 이 불편한 상황이 더욱 긴장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낯섦'이라는 키워드가 '두려움'으로 느껴졌던 첫날. 불편함, 익숙함을 깨는, 어쩌면 나를 지치게 만들 수 있는 상황에 괜히 나를 밀어 넣었나? 하는 쓸데없는 후회도 들었고...
불편한 맘을 겨우 부여잡고 '어차피 결정한 거 뭐 어쩌겠나!' 하며,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요가원의 1주일 무제한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숙소와 요가원을 왔다 갔다 하며 수련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오는 첫날의 밤 길가가 낮보다 익숙해졌다. 비둘기는 피하면 되고, 더위는 씻으면 되었다. 방콕이라는 곳에서 또 기억에 남을 요가원, 선생님들, 수련 그 자체, 길가, 음식, 사람들, 경험... 그 모든 게 또 차곡히 쌓일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구글맵으로 찾아두었던 수많은 요가원을 최대한 많이 가보려고 노력했다.
이번 편에서도 내가 직접 수련을 했던 요가원들 중심으로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방콕 요가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건, 방콕으로 여행을 가는 김에 '요가도 한 번 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 분이건... 이 글이 방콕에서의 요가 수련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한국으로 치면 마치 자이요가 느낌이 나는 세련되고 깔끔한 곳
선생님들끼리 서로서로 다른 선생님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좋았으며
특히 남자 선생님 NOTE 수업 강추!!!!
YIN 요가 수업을 여러 번 들었는데, 매번 다 좋았다 (기공 스타일이 섞인 느낌 같아서, 수업 마치고 물어보니, 맞다며, 기공 베이스라며, 설명해주셨다. 인 요가도 기공도 나에게는 익숙한 수업이 아닌데, 역시 재지 말고 고민 말고 이것저것 기회 닿는 대로 경험해보면 그게 얕더라도 다 수련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았다)
3회에 1,500바트 (약 5만 원) / 2주간 3,000바트 상품도 있는데 이것을 사면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어 맘먹고 수련하기에 좋다
flow 1 수업은 기본 빈야사에 가깝고, flow 2 수업은 특정 동작을 집중적으로 연습해서 약간은 하타 느낌이 나기도 한다
elements B 역시 빈야사 스타일인데, 어드벤스트 빈야사 수업이고
Bliss 수업은 최고 어드벤스드 빈야사 수업 같은데 NOTE 선생님이 수업을 한다면 들어볼 만하다. (선생님 에너지가 참 유쾌해서, 난이도가 높아도 수업 자체가 즐겁다)
한국인 선생님도 계셨던 것 같은데, 수업을 들어보지는 못했다
#bliss 수련기
눈뜨자마자 잡생각이 떠올라, 가뜩이나 수업 빡센 이곳에서 제일 난이도가 높은 별 5개짜리 수업을 골라 들었다. 그래야 잡생각에서 좀 멀어질 것 같았다. 90분간 땀이 눈물 나듯 터졌다.
이 힘듦 속에서 릴랙스 하라는 Note 선생님의 말에 나는 또 빵 터졌고 (가끔 수련하다가 웃음이나 눈물이 터지곤 한다;) 같이 수련하던 이 센터의 다른 선생님들도 "이래 놓고 어떻게 릴랙스 하라는 거야!!!"와 같은 말을 하며 털썩 주저앉아 웃으셨다. 분명 태국어였는데, 땀 닦으며 나와 눈이 마주치며, 털썩 주저앉아 웃는 걸 보면... 언어는 달라도 같은 맘이겠지... 싶었다.
수업 이름이 왜 bliss 일까? 싶은 궁금함은 수업을 마치고 더욱 깊어졌다. 암튼, 할수록 어려운 요가 (우선 어딘가 기대어 있어야 할 것 같은 힘듦이 몰려왔다...)
주소
홈페이지나 페이스북이 왕성하지 않아서.. 직접 찾아가야 스케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금은 모바일로 확인 가능한 것 같다)
역시나 이곳도 NOTE 선생님이 있어, 그 수업을 듣게 되었는데, 수련장에 사람이 가득 찼었다. 다른 수강생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전반적인 수업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최초 1회 권을 사면, 1회 무료 이용권을 준다
다시 간다면 제일 먼저 찾아가고 싶은 곳 중 하나다
센터에 도착하자마자 "아... 여기자나, 여기 바이브 너무 좋잖아!!!" 싶었다.
사실, 홈페이지에 정보가 별로 없어서, 시간표만 슬쩍 체크하러 갔는데, 운 좋게도 나의 방콕 최애 티쳐 'note'가 elements, yoga 101, 그리고 여기서도 수업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날은 이미 90분짜리 수련 3개를 한 날이라, 내 허벅지는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었지만,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에 벌써 note의 수업이 그리워졌다. 그래서 90분 저녁 수련을 한 번 더 하고자 등록을 했다.
선생님이 날 보고 빵 터졌다. "아침의 별 다섯 개짜리 bliss 수업으론 부족했냐"며, 근데 자기도 오늘 수업이 4개째라 힘들다며, 서로 막 너무 빡센 하루 아니냐며, 말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무나 개운하고, 벌써 너무 그리운 note 와의 마지막 수련을 마쳤다.
기운이란 게 잘 맞으면 지치지 않나 보다. 그렇게 'note'와 수미쌍관의 수련을 한 하루
http://iyengar-yoga-bangkok.com/
아행가로 검색하면 2개 나오는데 여기만 가봤다
역시나 아행가 전문 센터답다. 각종 도구들이 빼곡하고, 수업의 강인함이 있다
레벨 2 이후부터는 함부로 (?) 못 듣는다. 레벨 1 또는 1/2를 들으면 된다
주민에게만 레벨 1 최초 1회 무료권을 준다 (우리는 여행객이라 돈 내고 들어야 함 ㅜ)
방콕 요가 여행의 마지막 날, 마지막 수련이었는데, 사실 전날 여권을 잃어버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덕에 마지막 날은 하루 종일 경찰서, 대사관, 이민국을 다니느라 정신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임시여권 발급이 무사히 완료되자마자!!! 마지막으로 달려가서 수련했던 곳 (해외에서 여권 잃어버리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는 별도의 브런치로 꼭 기록해두려고 한다. 엉엉)
우리나라에는 아행가 전문센터가 별로 없어서, 해외에 나가면 꼭 찾아다니곤 한다. 아행가 전문센터만의 정제된 바이브가 있달까
역시나 다시 방콕에 간다면 들려보고 싶은 곳
파탄잘리 요가, 사뜨바요가, 시바난다 요가 등 좀 특이한 (?) 그러니까 한국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스타일의 요가가 많다.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기에 좋은 곳
https://www.facebook.com/Rana-Yoga-454786204561980/
아주 강하지 않은 하타 수업이 오전에 있었다. 경험 삼아 한 번 가볼 만한 곳 같다
홈페이지 상과 실제 수업이 좀 다르다. 가깝다면 직접 들려서 확인해봐야 한다
차크라센터 (?)와 같이 뭔가 다른 사업을 하는 곳에서 조그마한 공간을 내어 수업을 하는 것
내가 들은 하타는 2:1 수업이었기에 (실제 공간이 그 정도밖에 안 됨;;) 개인 레슨 받는 기분이었다
아무래도 2:1이라 핸즈온을 잘해줬다. 개인 과외받는 느낌
https://www.facebook.com/lullabyyoga/
Focus와 lullaby.beat 수업을 들었는데, 둘 다 너무 좋았다. 정말 깔끔하고 깊이 있던 수업
다시 간다면 꼭 들리고 싶다
여기는 요가 선생님들도 추천했던 곳이다
T.JEET라는 선생님의 Art of alignment 수업을 들었는데, 진짜 너무 최고였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방콕에서 만난 정렬의 최고봉 선생님
설명도 재밌고 (발가락이 위치해야 할 곳을 세계 지역으로 설명, 제대로 위치하지 않으면, 나라끼리 전쟁이 난다며, 그래서 발가락도 제자리에 위치해야 한다며 ㅋㅋㅋ)
재미있는 와중에, 정렬 기반의 정확하고 꼼꼼한 수련인지라 한 번 듣고 나면 땀이 엄청나다
다시 간다면 가장 먼저 이 센터에 방문하여, 무제한 티켓을 사서 여러 수업을 들어보고 싶다. 왠지 다른 수업들도 꽤 퀄리티가 있을 거 같다
여기도 요가 선생님들의 추천 센터
https://www.yogasutrathai.com/
여자 선생님의 하타 수업을 들었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ㅠㅠ) 태국어로 수업하는데도 불구하고 따라갈 수 있었고
한 명 한 명 개별 티칭도 잘해줘서 수련에 집중하기 좋았다
빌딩 숲 32층에 있다. 여기가 치앙마이도 우붓도 아닌 방콕이구나~ 싶은 느낌
https://www.facebook.com/trikayog/
요가수트라에서 가깝다. 그래서 두 센터를 연달아 가기 좋다
평일 오후 퇴근 즈음 수업을 들었는데, 강의실에 사람이 꽉 차있었고, 수련생들의 레벨도 대다수 고급과정을 들은 사람들처럼 잘하더라. 오랜 수련생들이 모인 느낌
여기도 다시 한번 가보고 싶다
무슨 아파트 단지 같은 곳 구석에 있다. 역에서 걸어가기에는 꽤 복잡하다. 정말 한참을 헤맸다
플라잉 요가, 마이링 요가 수업도 있다
https://www.facebook.com/beatroothome/
챈스 요가와 거리가 가까운 편이고, 역시나 역에서 걷기는 좀 멀다
수업 이름들이 좀 특이한 편이라, 다양하게 들어보고 싶었는데, 막상 들어본 스트레칭 요가 수업은 그냥 soso. 다른 수업들이 궁금하기는 하다
오후에 있는 하타 앤 브레인 요가 수업을 들었는데, 의자들이 놓여 있어서 물어보니 “노인 분들이 많이 들어서” 라더라. 그리고 정말 할머니들만 이 수업을 들으셨다
선생님은 의사이시기도 하다
수업 자체는 매우 심플한 동작을 반복하며 호흡을 강조하는데
90분 듣고 나면, 이상하게 리프레시가 되어있다
그리고 앉은 채로 졸 정도로 릴랙스 상태가 되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등록을 하고 가면, 첫 수련은 200바트 (약 7천 원)에 할 수 있다. (대부분 방콕 요가는 약 500~600바트로 물가 대비 비싼 편이다)
#쁘렘에서 하타 수련기
나도 모르게 자꾸 한국말로 존댓말을 쓰게 된다.
"또 와~ 또 와~"라는 어르신들의 목소리가 계속 생각난다. (제가 다시 또 오면 지금처럼 같이 요가해요!!!)
90분간 진짜 심플한 움직임과 반복적인 호흡만 했는데, 막판에는 앉은 채로... 잠이 깜빡 들 만큼 이완을 느꼈다.
하타 수업이라길래 예약하고 갔는데, 예상을 벗어난, 너무나 큰 경험을 한다. 센터를 나오는 발길이 좀 더 아쉽던 그런 곳
여기도 NOTE 선생님이 수업을 한다 ㅋㅋㅋ (시간이 맞지 않아 다른 수업을 들었다. 흑흑)
에카마이 역 근처라 그런가? 일본인들이 꽤 많았고
유니버설 요가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유니버셜은.... 나에겐 항상 참 어려운 요가이다
센터 디자인이 깔끔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방문했던 요가원들의 위치를 정리해보면, 크게 아래와 같이 두 구역으로 나뉜다. (노란색 하트로 표기된 부분들을 보면 된다)
우선, Nana역부터 Ekkamai역까지 이어지는 길가에 요가원이 많다.
Nana ~ Phrom Phong 역 사이 : Yoga Elements, Yogatique Bangkok, Rana Yoga, Theo
Phrom Phong ~ Thong Lo 역 사이 : Prem Yog and Prana Center
Thong Lo ~ Ekkamai 역 사이 : Divine Yoga, IYENGAR YOGA, Yoga 101
또한, 사톤 지역에도 요가원들이 많다.
Lumphini ~ Chong Nonsi 역까지 일직선 길가 : Lullaby, root8, YogaSutra Studio, Trika Yog (걷기에는 좀 빡센데... 거리감이 없었던 나는 걸었었다;;)
그 아래 사톤 지역 : BeatRoot, Chance Yoga Studio (여기는 지하철역과 거리가 애매하여,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서 택시를 타고 Lumphini 역으로 이동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