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붓언니 Feb 01. 2020

5번째 우붓 요가 여행

'나만 알고 싶은'이 아니라, 우리 함께 알면 더 좋을 요가 수업 추천


대책 없이 퇴사하고 난생처음으로 어딘가로 훌쩍 떠나갔던 곳, 나에겐 그래서 에너지가 필요할 때 늘 떠올리게 되는 곳 '우붓' 그래서 우붓으로 떠날 준비를 하거나, 우붓에 머무르고 있을 때나 마냥 신나기만 한 그런 곳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우붓에는 늘 반겨주는 친구들과 어디 갔다가 이제 왔냐는 요가원 선생님들이 있고, 나를 기억해주는 동네 곳곳의 가게도 있고 숨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기와 하늘이 있기에 '숨 좀 쉬고 싶다' 싶은 생각이 들면 늘 찾게 되는 그런 곳


길게 있어도 짧게 있어도 어차피 계속 살 것이 아니라면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 마음은 늘 아쉬울 것. 그래서 설/추석 단 4일의 연휴일지라도 짧게나마 결국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그렇게 이번에도 설 연휴에도 4일간 지냈던 우붓. 적당한 숙소 하나 잡고, 요가 시간표는 타이트하게 잡고 말이다.

4일이니 하나라도 더 안 놓치기 위한 사전 준비. 하지만 예상과 다른 습한 날씨 + 그리고 만나야 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느라, 계획과는 다른 4일을 보내게 되었다



우붓 도착하자마자 찾는 선생님. 익숙하지만 늘 새로운 수업을 끌어내 주는 'SANDI'

Sandi는 족자카르타 출신의 현지 선생님이다. 한국의 7080 음악을 좋아하며,  LP 디깅을 위해 한국의 동묘도 다녀온, 그리고 매주 토요일마다 발리 곳곳에서 디제잉도 진행하는 아티스트의 매력까지 가진 선생님이다. 또한 몇몇 한국말도  잘하고,  알아듣는다. 산디와 이야기할 , 급하면 혹은 감정이 격해지면 (=우붓을 떠나기 싫어 슬퍼질 때와 같은) 가끔  한국말이 튀어나오는데, 산디는 그것을 대강 알아들어준다. 그리고 "맞아 맞아"라고 맞장구도 쳐주고,   거잖아 괜찮아 괜찮아 라며 위로도 해준다.


산디의 'Yang' 스타일 수업은 되게 전통적이고, 베이직하며, 젠틀하고, 정직하며, 빡세다. 수련생 상태에 맞는 옵션을 다양하게 제시해주고, 자상하고 강인하게 hands-on을 해준다. 반면, 산디의 'Yin' 스타일 수업은 정말 차분하게 릴랙스 되며 그 와중에 내적인 무브먼트가 느껴진다. 특히나 Yin 수업은 우붓의 많은 어르신들도 참여하기에 수련원이 늘 꽉 찬다.


수련생의 상태가 완전 초보이건 어느 정도 수련을 했건 모두가 팬이 된다는 산디의 수업 (그래서 누군가 우붓으로 요가하러 간다고 하면 가장 먼저 자신 있게 추천하는 선생님이다.) 기본적으로 아쉬탕가, 그리고 아행가, 거기에 테라피적인 공부까지 더해진 선생님이다. 그래서 수련생이 다치지 않고 조금 더 동작에 깊게 도달할 수 있게,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사실 이밖에도 내가 산디의 big fan인 이유는 너무나 많다. 그래서 산디는 나를 manager라고 가끔 소개한다 ㅎㅎ)


이러한 이유로 일정이 짧을수록 산디의 스케줄 중심으로 내 요가 스케줄을 짠다. 극단적으로 단 하나만 들을 수 있다면 나에게는 그게 산디의 수업이다.


현재 우붓에서 산디를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Intuitive flow와 Ubud yoga house이다. (어디서건 산디를 만나시면 Say hello를 저 대신 꼭 전해주세요 :) 그 순간의 당신이 정말 많이 부럽습니다.)


Intuitive Flow : 우붓 왕궁 기준으로 걸어서 약 30분 이상 가야 한다. 바이크도 좋고, 걸어도 좋은 그런 길

https://g.page/intuitiveflowstudio?share

Intuitive flow 요가원으로 가는 길
요가원에서 수련할 때 보이는 뷰
산디에게 선물로 줄 LP 그리고 산디가 좋아하는 '다노바'



Ubud Yoga Hause : 이 곳 또한 왕궁에서부터 걸어서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 (가는 길에 Glory 커피집이 있는데 거기가 정말 커피 맛집이었다!)

https://goo.gl/maps/BDLWpcBSq7gyjv9k9

우붓요가하우스 센터의 바이브. 마스코트 고양이가 늘 있는데, 이날은 자고 있다고 해서 만나지 못했다. (원장님이 깨워주겠다고는 하셨었으나 괜찮다고 했다)
산디와 나, 산디, 산디와 우붓요가하우스원장님. 산디를 만나면 Say hello를 꼬옥 전해주세요 :)



세계 어디서건 이 둘을 만나면 무조건 수업 들으세요!!! Calros 그리고 그의 여자 친구 Devon

4일째의 낮에 산디와 커피를 마시며 오후 스케줄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오늘 Devon 수업 들으러 갈 거야. 너 카를로스 알아?"라고 물어보니 산디는 "아... 네가 인사이드 플로우 요가를 좋아하니까 그들 수업이 잘 맞겠네" 라며 답했다 (전통 요가를 수련하지만, 다양한 스타일에 열려있는 산디가 참 좋다.)


3년 전 이곳에서 처음 Devon과 Calros의 수업을 듣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인사이드 플로우와 정렬/접근법이 매우 비슷해서 이 둘에게 fall in love를 했었다.


그 이후로 발리를 갈 때마다 이 둘의 스케줄을 항상 체크했으나, 늘 연이 닿지 않았었다. 그렇게 3년 만에 다시 만나 들은 수업의 이름이 Fluid us. 아래 인스타 영상을 보면 대략적인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편견이나 걱정 없이 그냥 한 번 들어보면 꽤나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라 자신 있게 추천한다.

https://www.instagram.com/p/B3lNNblDWfM/



3년만에 만난건데, 저 멀리서 카를로스가 두손을 크게크게 흔들며 오는 것이다. 너무 반가워서 팔짝 뛰어가면서 눈물이 터져버렸드랬다.
정말이지 아름다운 커플이다. 다음에 좀 더 오래보자는 인사를 나누고 혜어지니 영 아쉽더라.
우붓에서는 래디언틀리 어라이브에서 수업을 한다. 이곳이 아니라면 마이애미 혹은 베트남에서도 만날 수 있다.





카리스마와 에너지가 폭발하는 하타 수업, 요가반의 Nadien

우기인데 비가 안와 너무 습했고, 너무 더웠다. 그리고 간만에 간 우붓이라 그런지 만날 친구들이 너무 많았기에 계획대로 시간표를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예정대로 움직이지 않자 남는 시간이 좀 생겼고, 그래서 그냥 그 시간에 있는 아무 수업을 들으러 요가반으로 향했는데 이게 정말 큰 행운이었다. 하타 수업을 듣다가 수업이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났다. 그리고 '이 수업 영상으로 팔면 당장 사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매일 이 수업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얼마나 강인해질까?


선생님은 수업 시작부터 카리스마가 넘쳐난다. 그 강인함 그대로 90분의 수업을 끌고 가는데, 그 와중에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포인트도 있다. 예를 들면, 너무 힘든 동작을 오래 시키는데 (사실 이렇게 오래만 시켜도 누군가 웃기 시작한다. 보통은 내가 젤 먼저 웃는다...;;) 힘든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도록 호흡 카운트를 특이한 목소리로 하신다.


무튼, 다시 우붓에 가게 된다면 꼭 찾을 수업이다. (요가반에 가게 된다면 Nadien, Greg, Tanya를 추천한다. 정말 정직하고 깔끔한 수업을 만날 수 있다.)

https://goo.gl/maps/tLgV4gPor8RWhzoq8


걸크러쉬의 끝판왕. Fall in love 해버렸다.
마지막 음악까지 너무나 좋았던 Nadien. 늦게가면 자리가 없다.




토요일 오후 5시 30분, 요가반 Madeira의 Salsa

토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7시까지 요가반에서는 살사를 배울 수 있다. 나에게는 첫 살사였는데 상대방의 발을 밟지 말아야지! 그리고 스텝을 외워야지! 의 압박으로 바보같이 발만 바라보며 입으로는 원투쓰리 원투쓰리만 반복하다 보니 90분이 끝났다. Moving meditation의 효과가 있는 것이었을까. 아무 생각도 안 들고, 정말이지 90분 온전히 스텝과 호흡과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수업이 끝나도 Maderia 그리고 그의 Crew들이 남아서 함께 춤을 추어준다. 진심으로 계속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 한국 말고 우붓의 저 풀숲 사이에서!)


참, 스텝을 계속 밟아야 하기에 '양말'을 챙겨가길 추천한다.(전용 슈즈를 신어도 되는데, 요가원인지라 선생님들이 양말을 신도록 유도한다.)

매트없는 요가원 바닥이 낯설다


스포티파이에서 fosforo 를 검색하면 이날의 salsa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살사 배우기 전, 무알콜 'UBUD TONIC' 원샷. 병에 우붓이라고 써 있길래 캐리어에 담아 가지고 왔다. 고이고이.



5번째 우붓 그러나 첫 방문 USADA - Kristi 선생님의 beginner Yoga

매번 들려봐야지 싶었으나, 더 우선순위 높은 수업을 듣느라 매번 연이 닿지 않았던 USADA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숙소를 바로 옆으로 잡았고, 가장 기본 수업일 Beginner yoga 수업을 들었다. 나를 포함하여 총 4명의 수련생밖에 없어서 집중은 잘 되었고, 동작은 정말 초심자를 위한 시퀀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선생님이 아주 가끔 hands-on을 해주신다.


기본적인 수업, 깔끔한 센터. 저녁에 사운드 명상을 들어봤다면 좋았을 거 같은데, 그걸 못 들어본 게 좀 아쉽다.

https://goo.gl/maps/RREzupcus5LJwYJLA




연주를 들으며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음을 비우고 채우는 명상 - 요가반의 Kirtan


Greg 이 티쳐트레이닝을 진행하느라 그렉의 키르탄이 아니었지만. 그래도 Kirtan 은 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3년 전에는 빔이 없어 정확히 가사를 따라부르기 어려웠는데, 산스크리트어를 영어로 읽을 수 있게 화면에 쏴주더라.다 함께 따라부르는 사람들의 에너지가 더욱 커진 느낌.
아빠와 두 딸이 노래 따라부르면서 뛰어다니더라. 카메라로 다 담지 못한 그들의 사랑스러운 에너지.





누군가 Sandi, Radiantly alive에서의 Devon과 Calros, 요가반에서의 Nadien, Greg, Tanya의 수업을 듣거나 (그렉과 탄야 수업은 이번에 못 들었지만 정말 좋다. 그들의 이야기는 이곳에) 키르탄 혹은 살사 수업을 듣게 된다면 그 순간 당신을 부러워할 사람은 정말 많을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 넓은 세상,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그중에서도 발리, 그중에서도 공항에서 1시간이나 이동해서 들어가야 하는 심심한 동네 우붓에서 요가 수련을 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붓이 주는 그 강인하고 따듯한 에너지를 가득 받아 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갈때마다 매번 떠오르는 키워드가 바뀌는 우붓
가도가도 새로운 우붓
쨍한 우붓
비비드한 우붓
신들의 도시 우붓
TRUST IN THE FLOW OF LIFE, UBUD


이전 04화 방콕 요가원 총정리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