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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Jun 23. 2022

뚱이의 일상

떨어진 사료 - 1

막내가 밥을 주자 뚱이, 개 눈 감추듯 밥그릇의 사료를 먹는다. 

그런데 아뿔사! 

사료 한 알이 밥그릇을 나와 데굴데굴 울타리 밖으로 나갔다.


‘헉!’


밥그릇에 코를 박고 먹던 뚱이, 고개를 들고 울타리 밖 사료와 막내를 번갈아 바라본다. 

갑자기 얼음이 되었다. 


놀란 뚱이! ... 당황했다.


막내를 한번 더 바라보고 나서 떨어진 사료를 먹기 위해 울타리 앞에 엎드려 혀를 내밀어 본다. 그러다 앞발로 사료를 끌어 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다. 

심각해졌다. 

사료 한알을 두고 안절부절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한다. 

바로 옆 문으로 나가면 되는데 ... 



뚱이의 시각 – 저걸 어떻게...

하루 중 제일 기다려지는 밥 시간.

밥그릇에 밥이 가득 찼다. 

맛있는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항상 흥분되는 이유는 뭘까?'

허겁지겁 코를 박고 먹었다.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알 수 없다. 

코가 시큰 거린다. 코에 밥알이 들어간가 같다. 

코끝에 힘을주어 바람을 불었다. 

밥알이 밥그릇 밖으로 튀어 나갔다. 

데굴데굴 굴러 울타리 밖으로 나갔다. 


‘어, 세상에 이런 일이... 헐... 큰일이다.’


울타리 앞에 가서 급한 마음에 일단 머리를 땅에 대고 입을 최대한 벌려 혀를 낼름 거렸다. 

바닥만 핥고 알갱이는 오히려 점점 멀어져 갔다. 


‘어, 이게 아닌데...’


이번엔 앞발을 뻗어 봤다. 

닿을 듯 말 듯 ... 


‘에이, 처음부터 앞발로 했으면 잡을 수 있었을 텐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저거 먹어야 하는데...'

'누가 먹으면 어떡하지?'

조급한 마음에 울타리 주변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했다. 

시선을 땔 수 가 없다. 

‘뭐지 방법이 ...’  

마땅한 방법이 안 떠오른다.

‘이를 어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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