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얼마나 좋은 일이 나에게 오려고 그러는 걸까?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신발이 땅에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처음 신는 신발이었는데, 발뒤꿈치 쪽 끈의 탄력이 부족해서 그런가 싶었다. 발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 생각하며 충무로에서 환승하고 신사역에서 나와 한참을 걷고 있었다. 낮은 언덕을 오르는데 왼쪽 발에서 뭔가가 부딪히는 느낌을 받았다. 혹시 몰라 왼쪽 발을 내려다보는데, 웬걸? 신발 밑창이 뜯어져서 걸을 때마다 발바닥을 철썩철썩 때리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둔했었지? 이걸 신고 점심시간에 사람들이랑 10분 정도를 걸어서 식사하러 가야 하는 걱정이 가장 앞섰다. 걸음 속도를 맞출 수 있을지, 철썩철썩 소리는 어쩔 것인지, 그리고 그때까지 신발이 안전할지 등등.
지금은 점심식사할 마음을 접었다. 점심시간에 나가서 급한 대로 얼른 새 신발을 사야지. 왼쪽 발은 밑창이 아래로 뜯어지고, 오른쪽 발은 위쪽 커버가 찢어지고. ㅎㅎㅎ 어제부터 이상한 일들이 일어난다. 어제는 견딜만했는데, 오늘은 뭔가 좀 서럽다. ㅎㅎㅎ 낮아진 마음이 회복되었던 주말 밤을 지나고 이번 주 평일은 화이팅하기로 했었는데!
정말.. 얼마나 좋은 일이 나에게 오려고 그러는 걸까?
그리고 결국 찢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