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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미

신중현의 사이키델릭을 재현한 디바

by Charles Walker
1968.jpg 김정미 정규 4집 [NOW] (1968)

얼마 전 성황리에 종영한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인트로를 보면 이 가수의 '봄'이라는 곡을 들을 수 있다. 기타 한 대와 목소리만을 중심으로 미니멀하게 편곡되어 있는데, 느낌이 묘하게 사이키델릭하다. 연주의 결도 그렇지만 가수 김정미의 그 비음 섞인 목소리! 솔직히 말하면 가수의 목소리가 9할 이상을 해낸 곡이다. 신중현이 얼마나 감각 있는 뮤지션이자 프로듀서였는지를 이 곡 하나만으로 여실히 깨달을 수 있다.


앨범을 들어보면 '봄' 같은 곡이 8곡이나 더 실려 있다. 하지만 시대가 신중현의 음악을 원하지 않았던 터라 신중현과 관련된 모든 곡들이 금지곡 판정을 받게 되고 이에 절망한 김정미 또한 음악 생활을 더는 이어가지 않기로 한다. 아마 이때 신중현이 좌절했더라면, 지금의 가요계는 이만큼 발전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신중현은 금지곡 탄압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 세상에 내놓았고, 김정미의 아우라를 이어받은 또 하나의 디바인 김추자를 발굴하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이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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