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의 사람이기 전에 나는 나였음을 잊는다
아니 본래의 내 모습이 잊혀갈 때쯤 문득
내가 목적 없이 너를 이리도 애타게 그리워하는지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면 보고 싶어 하는 건지
창 밖의 빗방울 소리는 밤이 될수록 짙어져 가고
어둠이 가득한 방 안에는 적적한 공기만이 맴돈다
숨을 크게 들여 마시고 천천히 뱉어보지만
애꿎은 휴대폰만 처연하게 바라는 내 모습에 눈을 감는다
목적 없는 기다림은 계속되어야 하나
아니면 닳아만 가는 마음 부여잡고 고이 접어야 하나
속절없이 지나가는 시간은 마음만 조급하게 하고
속없는 마음은 자연스레 너의 번호를 썼다 지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