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사기 Mar 13. 2021

무인양품[無印良品] 비누,

도쿄 생활


보통 집안일을 하는 동안에는 무향 무색의 무지양품 비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두 개 세트로 되어 있는 이 비누는 일반 비누와는 다르게 안쪽이 오목하게 되어있어요. 이유는 비누를 다 사용하고 작아져 사용하기 불편해지면 쓰던 비누를 새 비누 위에 올려 끝까지 사용하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그런데 비누는 사용하면 할수록 가늘고 기다랗게 되어 마지막에는 항아리 모양처럼 가운데만 가늘어진 후 두 토막이 되어버려요. 그래서 의외로 오목하게 만들어 놓은 홈에 딱 떨어지게 들어가지는 않더라고요.


예전에 무인양품 상품개발팀이 티브에 나 온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그토록 세심한 아이디어들을 내냐고 물으니 그 모든 디테일한 아이디어들은 고객들의 컴플레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상상도 못 할 만큼 디테일한 부분들을 불편하니 고쳐달라는 컴플레인이 끝이 없다고 해요. 그 컴플레인들을 개선하고 연구해서 상품을 업그레이드한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신선하게 와 닿았어요. 컴플레인이 그토록 많다는 것도 놀라웠고, 어쩜 이런 아이디어까지라고 생각했던 상품들이 고객의 컴플레인이 가져다준 발상이라는 것 또한 아주 놀라웠습니다. 덕분에 그 이후로 무지 양품에 가면 상품들을 유심히 보는 버릇이 생겼지요. 


새 비누를 꺼내 들면서 나도 모르게 그때 티브에서 본 컴플레인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아마도 이 비누의 오목한 홈도 그렇게 탄생했을 것이고 또 머지않아 이 비누도 쓰고 남은 비누가 딱 들어가기 알맞도록 다시 업그레이드되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연애 이야기 #0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