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8일
#39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침대 속에서 꼼짝하기 싫을 만큼
공기가 싸늘해 일기예보를 보니
이번 주에 이틀이나 눈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눈 소식에 벌써부터 도쿄는 긴장하는 듯 보였지만,
올해의 마지막 눈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니
내심 기다려진다.
지난번 미용실에서 눈 이야기를 잠시 나눴는데
아키타 출신인 그녀도 한동안 고향에 돌아가지 못해
도쿄에 눈이 내렸던 날 너무 좋았다고 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아키타에서는
2층 집의 2층에도 현관문이 있어
1층까지 눈이 가득 쌓인 날은
2층의 현관문을 사용한다고 했다.
2층의 현관문을 열면 바로 밖일 만큼
눈이 쌓인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예전에 홋카이도에서
유리로 된 현관문을 본 적이 있는데
아키타도 그러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집 안에서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눈의 나라를 상상하니
몽롱한 불빛의 겨울 온천 생각이 나면서
막연히 겨울 여행이 그리워졌었다.
추운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니
겨울 나라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눈보라가 치는 뿌연 날들 속에 있으면
멈춘 시간 속에 있는 것처럼 기분도 묘할 것 같다.
갑자기 영화 러브 레터의 오타루도 생각나네.
버킷리스트에 겨울여행과 겨울살기도
함께 넣어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