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요나라, 도쿄 #13
짐 싸기도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박스를 하나 남겨두고도
널브러진 짐들이 한가득이긴 하지만.
자그마한 거실 한가운데 놓인 식탁을
한 쪽 구석으로 밀어내고 조명을 떼어냈더니
이제 더 이상 이곳에
나의 일상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조금 씁쓸하다.
주방용품 정리도 거의 끝이나
오늘 저녁부터는 마트와 콤비니 신세다.
그래도 작은 냄비 하나는 남겨두었다.
문뜩 밤이 깊어지면 라면 생각이 날 것 같아
컵라면도 하나 챙겼다.
사요나라, 도쿄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