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일상
요즘 푹 빠져있는
단무지를 업은 오니기리를 사러 갔다
주인 할아버지께 세츠분 마메[節分豆]를 받았다.
어쩜 이 오니기리 집은
온통 귀여운 것 투성이인지 모르겠다.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의 콩도
오니기리만큼이나 귀엽다.
세츠분 [절분 節分]은
계절의 첫날(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전날을 말하는데
보통은 입춘 전날을 가리킨다.
이 날은 [오니와 소토(鬼は外)! 후쿠와 우치(福は内)!]를 외치며
도깨비[오니鬼(おに)] 가면을 쓴 사람에게
콩을 던지는 행사를 하는데 이 게 은근 재밌다.
가끔 드라마에서 아빠가 도깨비 가면을 쓰고 있으면,
아이들이 [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치!]를 외치며
도깨비를 향해 힘차게 콩을 던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딱 그 풍경 그대로다.
아, 콩을 던지며 외치는 말은
도깨비[악귀]는 밖으로! 복은 안으로!라는 뜻이다.
세츠분 행사를 안 한 게 얼마나 되었을까...
자그마한 콩이 왜 이리 귀여운지
가게로 돌아와서는 아주 오랜만에
나도 콩을 던져보기로 했다.
(도깨비 가면을 쓰고 콩을 맞아줄 사람이 있음
더없이 좋았겠지만)
나는 아주 힘차게 콩을 던지며,
큰 소리로 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치!를 외쳤다.
그런데 이 느낌은 뭐지...
가슴이 확 뚫리면서 속 끝까지 시원해지는 느낌.
소리를 뱉으며 뭔가를 힘차게 던지는 게
이토록 스트레스 해소가 될 줄이야.
이럴 줄 알았음 콩을 하나 더 받아올 걸 그랬다.
공식적으로 큰 소리를 내며,
힘차게 콩을 던져도 되는 날!
세츠분이 갑자기 좋아졌다.
내년에는 커다란 콩을 사야겠다.
이왕이면 도깨비 가면도 함께.